농산물 직거래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환경 요인과 농업소득 향상 효과 분석

Abstract

1980년대 이후 급속한 경제성장에 따른 교통의 발달과 상업농의 증가는 농산물 유통체계의 광역화를 가져왔고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거리를 점차 확대시켜 왔다. 그러나 복잡한 유통구조를 특징으로 하는 유통체계의 광역화는 지역 농가에게는 경제적 어려움을, 소비자에게는 농산물에 대한 불안감을 안겨주게 되었다. 이러한 복잡한 유통구조 상의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등장한 방안이 농산물 직거래이다. 직거래 유통과정에서는 중간 유통비용이 감축되기 때문에 농가의 판매 소득이 증대되며,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신뢰를 쌓고 거래하기 때문에 농산물의 안전성 문제도 해결된다. 또한 기존 유통방식과의 경쟁으로 가격 안정화를 꾀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갖는다. 더 나아가서는 도농교류를 촉진하고 지역경제‧사회의 활성화를 도모하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최근 들어 로컬푸드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로컬푸드의 주요 공급방식인 농산물 직거래는 더욱 많은 주목을 받고 있으며, 정부와 각 지자체에서도 직거래 활성화를 통해 유통구조를 개선시키고자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의 실효성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농산물 직거래에 대한 실증적인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본 연구는 직거래 유통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환경 요인들을 도출하고, 농산물 직거래가 농업 소득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데 목적을 두었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두 가지 분석을 수행하였다. 먼저 농가의 직거래 유통 선택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위계로짓모형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특히 지역경제․사회 활성화를 위한 방안의 하나로 직거래 유통을 인식하여 직거래 선택에 미치는 지역환경의 영향력을 파악하는데 초점을 두었다. 다음으로 순서형 로짓모형을 활용하여 농가의 농산물 판매금액에 미치는 농산물 직거래의 영향을 분석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통계청의 농림어업총조사 농업부문 2010년 자료를 사용하였다. 본 연구의 분석 결과, 전체 농가의 19.9%가 직거래 방식으로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벼, 채소, 과수와 같은 작물보다는 특용작물, 약용작물 같은 고부가가치 작물을 생산하는 경우에 직거래 유통 비율이 더욱 높게 나타났으며, 지역적으로는 수도권을 비롯한 대도시와 강원 지역의 직거래 비율이 높았다. 한편 전체 약 70% 농가가 연간 농산물 판매금액이 2천만 원 미만인 구간에 속하고 있었다. 직거래‧직판장 사업을 운영하는 농가 비율은 연간 농산물 판매금액이 증가할수록 높아졌으며, 판매금액에 따라 생산 농산물 품목의 비율도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거래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도출하기 위해 위계로짓모형을 추정한 결과 1개의 변수를 제외한 모든 변수의 계수가 유의하게 도출되었다. 경영주가 여성이고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농업 면적이 작고 고부가가치의 작물을 생산할수록 직거래 선택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적으로는 농가 비율이 낮을수록, 재래시장이 많고 산지유통시설이 없을수록, 대도시와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직거래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선행연구에서 언급한 유통시설입지와 시장접근성이 직거래 유통에 주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농촌관광사업과 지역축제가 활발할수록 직거래 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되어 도농교류를 통한 지역 농산물의 접촉 기회 증가가 직거래 선택으로 이어짐을 시사해준다. 이로서 이와 같은 지역환경 요인들이 농산물 직거래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입증되었다. 농산물 직거래와 농산물 판매금액과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한 두 번째 분석의 순서형 로짓모형 추정 결과 직거래‧직판장 사업 운영이 농산물 판매금액을 높이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 컴퓨터 활용과 생산자조직 참여도 농산물 판매금액 향상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컴퓨터를 통한 정보습득 및 홍보와 판매, 생산자조직 참여를 통한 정보교류 및 공동작업이 농산물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효율적인 유통‧판매를 유도하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본 연구 결과는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현 시점에서 직거래 활성화 방안을 위한 몇 가지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농산물 직거래는 농가의 소득을 향상시키는 것은 확실하나 기존 유통체계를 대체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갖기 때문에 직거래 활성화를 꾀함에 있어서 유통 방식의 한계를 인식하고 적합한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직거래 유통 비율은 지역의 농업․유통환경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지역에 대한 심층 분석 후에 적합한 직거래 방안을 수립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둘째, 직거래 활성화에는 농촌관광사업과 지역축제 등의 도농교류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홍보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며, 정보인프라 구축과 컴퓨터 및 인터넷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직거래 활성화가 현실이 된다면 개별 농가를 넘어 농촌경제․사회에도 기여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농가 전수 자료를 활용하여 농산물 직거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도출하였으며, 직거래가 농업 소득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혀냈다는데 연구의 의의가 있다. 이를 통해 지역 차원에서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러나 자료의 부족으로 농산물 직거래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다양한 지역환경 요인들을 전부 고려하지는 못하였고, 다양한 유통경로를 선택하는 농가의 특성을 배제한 채 농가별로 가장 많은 판매금액을 올린 하나의 판매처만을 고려하여 분석하였다는 점에서 한계를 갖는다. 추후의 연구에서는 이러한 한계점들이 보완되어 더욱 정확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