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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셀 호네트에서 인정과 순응의 문제: 이데올로기적 인정 개념을 중심으로
On the Issue of Recognition and Conformity in Axel Honneth’s the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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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장성빈
Advisor
정호근
Major
인문대학 철학과(서양철학전공)
Issue Date
2017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호네트인정이데올로기권력무시투쟁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철학과(서양철학전공), 2017. 2. 정호근.
Abstract
오늘날 인정은 우리의 세계를 설명하는 개념어가 되었다. 페미니즘, 퀴어, 문화적 다양성 등을 내세우며 세계 전반에 걸쳐 일어나는 다양한 투쟁들은 이제 인정의 개념 아래 정체성 인정을 위한 투쟁으로서 파악된다. 호네트(Axel Honneth)는 헤겔과 미드의 통찰을 통해 자신의 인정 개념을 정립하고, 그것을 하나의 투쟁 이론으로 구성한다. 세계의 각 주체가 참여하는 사회적 투쟁은 개인이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 충족되길 원하는 인정 욕구로부터 기인하며, 투쟁을 통해 그들은 자신에게 합당한 인정을 쟁취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는 좋은 삶의 이념이 함축되어있다. 인간은 정서적인 존재로, 권리의 담지자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구성원으로 인정받을 때 자기실현에 도달할 수 있다. 만일 이러한 욕구가 좌절되었을 때, 이는 단지 심리적 불안이나 사소한 박탈감에 그치지 않는다. 인정을 통해 긍정적 자기관계에 도달하지 못한 개인은 자신의 삶 전체에 대한 위협을 느낀다. 결국 그들은 자신의 좋은 삶을 위해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 이것이 호네트가 규정하는 “인정을 둘러싼 투쟁(Kampf um Anerkennung)”이다. 그런데 호네트는 다음의 두 문제를 간과한다. (1) 인정은 이중적 속성을 지닌다. 인정은 개인의 자기실현과 좋은 삶을 보장하기도 하지만, 질서를 유지하는 지배의 도구일 수 있다. (2) 두 번째로, 무시의 경험은 명료하게 현상하지 않을 수 있다. 호네트가 제안하는 인정 투쟁의 도식은 명료한 무시의 경험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만연하는 무시와 차별은 사회의 질서 속에 스스로를 은폐한다. 이러한 조건에서 인정 질서가 요구하는 순응은 마치 인정인 것처럼 가장되며 이로써 사회구성원들은 인정이 아니라 순응을 요구받게 된다. 호네트의 “이데올로기적 인정(Anerkennung als deologie)” 개념은 앞서의 문제들을 해소하려는 작업으로 보인다. 이데올로기적 인정 질서에 순응하는 개인은 기존하는 인정 질서에서 노력할 때 그 자신의 좋은 삶이 가능할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이 노력과 헌신은 그 자신이 아니라 이데올로기적 질서의 재생산에 기여한다. 호네트는 이러한 자발적 헌신의 유도를 위한 이데올로기적 인정의 작동 방식을 세 가지로 규정한다. 이데올로기적 인정은 (1) 긍정적 표현을 제공하면서 (2) 신용할만한(credible) 것으로서 충분히 합리적이어야 하며, 마지막으로 (3) 업적을 성취한 개인에게 그에 합당한 표현을 제공하여 다른 이와 구분되는 존재로 대우해야만 한다. 이러한 조건에서 이데올로기적 인정 질서 속 개인은 무시의 경험에 도달할 수 없을 것이다. 이데올로기적 인정 질서는 그에게 가능한 성취를 약속하고, 그는 그 약속에 따라 자신의 인정 욕구가 기존하는 인정 질서에서 충족될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이러한 질서 속에 살아가는 사람으로서는 이 질서가 정당한 것인지 이데올로기적인지, 인정인지 순응인지를 구분하기 어렵다. 그러나 해방의 가능성은 있다. 호네트는 “물질적(material) 조건”의 확인을 그 방법으로 제시한다. 이데올로기적 인정은 인정의 형식을 갖고 있으나 개인이 자기실현에 도달할 물질적 조건을 결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조건의 확인을 통해 개인은 자신이 인정이 아닌 순응의 질서 속에 살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호네트의 제안에 대해 세 가지 문제제기가 가능하다. (1) 자기실현의 물질적 조건을 규정하는 것은 어렵다. 현대 사회의 복잡성은 특정 물질적 조건과 자기실현 사이의 과정을 난해한 것으로 만든다. 나아가 이데올로기적 인정은 “믿을 만한” 설명을 제공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주어진 물질적 조건이 이미 합당한 것처럼 보일 것이다. (2) 이러한 물질적 조건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조건을 해석하는 전문적 지식과 인정 질서 바깥에서 그 물적 조건을 고찰하는 외부적 관점이 필요할 것인데, 이는 당사자성이라는 인정이론의 독창성을 훼손하고 타자 의존을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보인다. 인정이론은 개인의 인정욕구와 무시의 감정에 그 토대를 두고 있다. 이 당사자의 토대는 해방의 제안과 충돌하는 것처럼 보인다. (3) 결국 인식의 한계를 넘어서 그 근저의 작동방식을 관찰해야 한다는 점에서, 호네트의 제안은 이데올로기 비판의 반복처럼 보인다. 호네트는 이데올로기와 이데올로기적 인정을 구분하고 있기 때문에 이 반복은 문제와 해결 사이를 괴리시킨다. 이와 같은 세 가지 문제는 이데올로기적 인정에 대한 호네트의 비판이 ‘인정’보다는 ‘이데올로기’적 특징들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질적 조건의 확인이라는 방법은 인정이론의 전제를 훼손한다. 그러나 동시에 물질적 조건의 여부가 이데올로기적 인정과 정당한 인정을 구분한다면 이 확인 자체를 배제할 수도 없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은 인정이론의 관점을 반복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다. 먼저, 물질적 조건의 확인을 배제할 수 없다면 그 이전의 단계를 설정해야만 한다. 당사자가 물질적 조건의 확인을 시도하기 위한 조건은 기존의 인정 질서에 대한 믿음에 발생하는 균열이다. 당사자가 자신이 신뢰하던 인정 질서의 약속을 불신하거나 요구들에 회의를 갖게 될 때 그는 그 인정의 약속을 확인하기 위해 물질적 조건을 해석하는 다양한 이론들에 접근하게 된다. 이 해석들은 기존하는 인정 질서가 합당한 물질적 조건을 제공한다는 지표들을 보여주거나 혹은 그러한 조건 없이 그저 질서의 재생산을 위해 움직인다는 증거들을 보여줄 것이다. 후자의 경우 그 당사자는 비로소 무시의 감정에 도달하며, 인정을 위한 투쟁에 나설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균열은 독자적인 반성을 통해 주어지지 않는다. 특정한 상황적 조건이 필요하며, 이는 인정이론이 전제하고 있는 진보의 이념으로부터 발견된다. 호네트의 인정이론은 진보 이념에 의존하는데, 이는 인정의 확장을 의미한다. 인정의 대상이 점차 다양한 정체성으로 확장됨으로써, 인정에 포함되는 개인 또한 증대해 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는 역사적 관점에서 파악 가능한 확장의 과정이며, 당사자의 관점에서 이를 받아들이게 되는 계기 또한 제시되어야 한다. 만일 어떤 인정 질서가 이미 역사적 과정을 통해 확장된 인정을 축소시키려 시도한다면, 다시 말해 어떤 특정 정체성의 인정을 가치절하하거나 배제한다면, 이는 퇴보로 나타날 것이다. 이데올로기적 인정 질서는 일견 정체하는 인정으로 보인다. 인정 질서의 요구들은 새로운 인정의 명명을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현재의 삶을 유보하도록 한다. 곧, 이데올로기적 인정 속에서는 성취를 위해 다른 정체성들의 실현 가능성이 배제되는 셈이다. 기여를 통해 획득 가능한 이름이 다른 정체성의 실현 혹은 유지를 위협하면서 자신이 제공하는 성취를 절대화할 때, 인정 질서 속 개인은 회의를 느끼게 되고 자신이 속한 인정 질서를 의심하게 된다. 이 믿음의 균열이 당사자를 물질적 조건의 확인으로 이끈다. 결국 이데올로기적 인정의 상태에서 가능한 해방의 서사는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호네트의 투쟁 도식은 무시의 경험으로부터 출발한다. 무시의 경험을 겪은 개인은 자신의 경험이 자신과 정체성을 공유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속하는 집단적 사태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면 집단의 이름으로 투쟁에 나서게 된다. 그러나 이데올로기적 인정 질서와 같이 사회적 지배 질서가 인정과 순응을 동일시하고 무시를 은폐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도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이를 대체할 새로운 도식은 자신의 정체성이 위협받으며 믿음에 균열이 가는 사태에서 출발한다. 믿음에 균열이 간 개인은 자신의 인정 질서를 확인하고자 하며 이 확인을 위해 받아들이게 된 해석이 그 인정 질서가 인정이 아닌 순응이라는 것을 보여줄 때 개인은 무시의 감정에 도달한다. 이로써 새로운 인정 질서를 향한 투쟁이 일어나게 된다.
Language
Korean
URI
http://hdl.handle.net/10371/13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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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ars in Collections:
College of Humanities (인문대학)Philosophy (철학과)Theses (Master's Degree_철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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