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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의 분열과 진자 운동 - 빌헬름 게나치노의 작품에 나타난 기호 사용자로서의 현대인 -
Die Zwiespalte und Pendelbewegungen eines Subjekts - Die Protagonisten als postmoderne Zeichenbenutzer in ausgewählten Werken Wilhelm Genazino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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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이밝음
Advisor
임홍배
Major
인문대학 독어독문학과
Issue Date
2016-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빌헬름 게나치노분열진자 운동주체의 위안기호 커뮤니케이션언어 기호미적 기호섹슈얼리티낭만적인 사랑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독어독문학과 문학전공, 2016. 2. 임홍배.
Abstract
만하임에서 태어난 빌헬름 게나치노 Wilhelm Genazino(1943~ )는 1977년에서 1979년까지 ??압샤펠 Abschaffel?? 3부작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평론가들의 관심을 끌었으며, 1980년대부터는 언론계와 문학계, 방송계를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펼쳐 왔다. 다방면의 활약에 비해 일반 독자들에게 별로 주목받지 못했던 그는 데뷔한 지 삼십 년이 넘은 2001년에 어느 유명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그의 작품을 소개한 뒤 대중적 명성을 얻게 되었다. 이처럼 뒤늦은 재평가는 후속 작품들의 연이은 상업적인 성공으로 이어졌으며, 2004년에는 그가 독일어권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게오르크 뷔히너 상의 수상자로 결정되면서 절정에 이르렀다.
게나치노의 작품세계는 무엇보다 동일한 모티프가 약간만 변주되어 계속 반복된다는 특징을 갖는다. 본 논문은 그 중에서도 주체의 ‘분열 Zwiespalt’과 ‘진자 운동 Pendelbewegung’이 게나치노의 작품세계를 설명하는 결정적인 단초라고 보고, 기호학의 입장에서 작품에 나타난 분열과 진자 운동에 관하여 논의한다.
기호 사용에 있어서 게나치노의 주인공들이 겪는 분열은 크게 다섯 가지로 구분된다. 우선 첫 번째 분열은 그들이 거주하는 대도시의 유연한 노동과 소비문화에서 비롯된다. 노동의 유연화는 개인으로 하여금 장기적인 정서 체험을 불가능하게 하고, 소비문화는 정체성의 가상을 재구성할 수 있는 수많은 선택지들을 무차별적으로 제공하면서 소비자들을 거대한 익명의 집단으로 추상화한다. 때문에 현대인은 전통 사회의 단일하고 고정적인 정체성을 잃어버린 채, 자신을 대리하는 상품들과 마찬가지로 아노미에 빠져 무한히 순환한다. 이 과정에서 그는 조금이라도 선택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타인의 가치관을 따르고 숫자들의 권위에 의존한다. 결과적으로 현대인은 파편화된 정체성에 고통을 받는 동시에, 상품을 소비하여 주체적인 자아의 가상을 맛보기 위해 타자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다는, 타자 지향적인 나르시시즘의 분열적인 멘털리티를 갖게 된다.
두 번째 분열은 기호 행위 시에 드러나는 주체의 내적 갈등으로, 무엇보다 기호 자체의 이중성과 관계된다. 기호는 참을 말하기 위한 체계인 동시에 거짓을 말하는 데에도 동원될 수 있는데, 이는 기호의 본성이 어떤 것을 대리 또는 대체하는 데에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본디부터 이중적인 기호의 속성과 양가적인 주체의 세계관이 맞물리는 순간, 기호 사용자로서의 주체는 기호 행위를 하면서도 신뢰와 불신 사이를 동요한다.
이것이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게나치노의 주인공들이 파편화와 분열을 인식하며 생긴 고통을 달래기 위해 기호에 의존할 때이다. 그러한 경우에 기호 행위의 대분열은 세 번째와 네 번째 분열로 구체화된다. 먼저 세 번째 분열은 게나치노의 주인공들이 언어 기호를 사용하는 방식에서 나타난다. 이들은 전후 세대의 일원인 부모가 언어 불신에 빠져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거부하던 것에 깊은 외상을 입은 상태이다. 그런데 그가 성장함에 따라 이러한 외상은 양방향으로 영향을 미친다. 한편으로 그는 부모처럼 되지 않기 위해 언어의 소생과 확장에 관심을 기울인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부모에게 그러하였듯이 언어 기호에 대한 환멸이 어디서나 그를 엄습한다. 그에게 있어 언어 기호는 본디 기여하기로 되어 있는, 타자와의 간주관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 이에 대항하면서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게나치노의 주인공들은 언어 기호의 주관화를 택한다. 즉, 기호의 목적에서 커뮤니케이션을 배제한 후 개인적인 시적 기능만을 남겨 두는 것이다. 그러나 언어 기호의 자기중심적인 심미화는 그들을 고립시키고 언어 기호의 형식에만 집중하게 함으로써, 결국 처음에 기호에 대한 환멸을 불러일으켰던 바로 그 원인을 강화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렇게 그들은 언어 기호를 사용할 때 신뢰와 환멸의 극단을 오고가게 된다.
네 번째 분열은 게나치노의 주인공들이 미적 기호를 대하는 태도에서 드러난다. 이들은 현대 대도시가 문화 산업을 통해 자행하는 개인 주체의 소멸과 예술의 진부화에 반발한다. 그 대신에 미적 기호가 충분히 모호하여 개인에게 강하게 충격을 주고, 이로써 해석 작용을 시작한 개인이 몰개성의 집단으로부터 떨어져 나오게 되기를 희구한다. 제도 예술에서는 그러한 기대가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이들은 일상에서 마주치는 사소한 사물들을 개인적인 '주물 Fetisch’로 만들어 동일한 효과를 보고자 한다. 그런데 문제는 게나치노의 주인공들이 수행하는 사물의 기호화는 이미 ‘쓰레기장’이 된 거리를 배회하면서 도시가 내놓는, 이중 삼중으로 가치가 중첩된 대상의 이미지를 마주쳐야만 실행된다는 것이다. 바꿔 말해 대도시가 산만한 이미지들을 무한정 제공하지 않는다면, 그들의 위안은 불가능해진다. 이처럼 천편일률적인 미적 기호를 쏟아 부어 개인의 정체성을 상실하도록 방조한 대도시가 다시 개인의 주체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공간이 된다는 아이러니 앞에, 근현대적 도시인으로서 주인공들의 자의식은 분열된다.
그리고 다섯 번째 분열은 앞의 세 번째와 네 번째 분열이 확장된 형태로서, 각각 이야기하기와 섹슈얼리티 체험에서 드러난다. 세 번째 분열과 연관된 언어 기호의 이중성은 게나치노의 주인공들이 고백과 거짓말을 동등하게 반복하는 것으로 확장된다. 네 번째 분열과 관련하여 특정한 이미지를 사적인 주물로 만드는 습관은 낭만적인 사랑과 애착이 배제된 상품으로서의 성이 분열된 채 서로 다른 기호가 되는 것으로 이어진다.
결과적으로 게나치노의 주인공들은 끝없이 생성되고 변화하거나 소멸하는 기호들 사이에서 다종다양한 분열을 경험하게 된다. 이상의 분열과 진자 운동이 가장 두드러지는 게나치노의 작품으로는 2001년부터 2007년까지 연달아 발표된 ??이날을 위한 우산 Ein Regenschirm für diesen Tag??(2001), ??여자 한 명, 방 한 칸, 소설 한 편 Eine Frau, eine Wohnung, ein Roman??(2003), ??사랑의 어리석음 Die Liebesblödigkeit??(2005), ??어중간한 향수 Mittelmäßiges Heimweh??(2007)를 들 수 있다. 따라서 본 논문은 게나치노의 작품 세계에 보편적인 모티프를 추적하되, 이 네 소설들을 분석하는 데에 초점을 맞춘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주관적인 우주 ein subjektiver Kosmos’가 문제의 원인인 동시에 해결방안인 현대인의 분열을 진단한다.
Language
Korean
URI
http://hdl.handle.net/10371/132072
Files in This Item:
Appears in Collections:
College of Humanities (인문대학)German Language and Literature (독어독문학과)Theses (Master's Degree_독어독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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