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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상섭 소설에 나타난 '가면 쓰기'의 서사 전략 연구
A Study on the Narrative Strategy of “Wearing Mask” in Novels by Yom Sangse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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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김희경
Advisor
김종욱
Major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Issue Date
2016-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염상섭문학행위주체가면 쓰기서사 전략혼종화사회주의저항 담론경계탈식민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국어국문학과, 2016. 2. 김종욱.
Abstract
이 글은 일제강점기 행위 주체의 문제와 탈식민 담론의 가능성을 조망하고자 하는 거시적인 목표 아래, 1920년대 중반~1930년대 초반 염상섭 소설들을 고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이 시기 염상섭 문학에서 나타나는 ‘가면 쓰기’의 모티프에 주목하여 작가의 저항의식이 어떤 식으로 구체화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동화(同化)정책의 측면에서 자행되고 있는 일제의 통치 전략 아래, 1920년대 중반에 접어들어 식민지 조선의 “혼종화(hybridization)” 양상은 새로운 국면으로 나타난다. 식민지배체제의 ‘결과’로서 혼종화가 점차 고착화됨에 따라 식민지 내부에 회색지대가 형성되며 조선인과 일본인이라는 민족적 경계를 무화(無化)시키는 새로운 역학관계가 발생한다. 이는 ‘조선인 가면’을 쓰는 일본인, ‘일본인 가면’을 쓰는 조선인의 모습으로 설명될 수 있는 상호 모방과 가면 쓰기의 문제이다. 이는 일제의 입장에서는 ‘의도하지 않았던’ 효과의 발생이지만, 이를 통해 ‘자발적(의식적) 모방’이라는 새로운 삶의 양식이 식민지 내부로부터 발견된다.
염상섭은 식민지 조선에서 발생되고 있는 이 같은 문제에 누구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며 이를 소설로 형상화하는 작업에 몰두한다. 이때 그의 소설 속 인물들의 ‘가면 쓰기’ 행위는 이중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 같은 모습이 식민지적 혼종화로부터 야기된 삶의 양태임을 밝히며, 무엇보다 식민지배체제의 실체를 폭로하고 이를 정면으로 마주하기 위한 서사적 차원의 전략적 대응임을 강조한다. 이는 궁극적으로 반식민 저항 담론의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하는 작가적 인식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와 같은 염상섭의 자의식은 재도일의 경험에서부터 본격화된다. 이는 식민지 행위 주체의 ‘위치’에 대한 문제제기로 이어진다. 그의 동경행은 식민 제국 일본을 새롭게 전유하는 계기가 되며 자기 인식이 심화되는 측면으로 확대된다. 그는 ‘식민지배자’의 표상 그 자체로 인식될 수밖에 없었던 일본(인)을 타자화시킬 수 있게 된다. 한편 재도일 이전의 작품들에서도 발견되고 있던 염상섭의 반식민 사상은 이 시기에 이르러 사회주의(자)에 대한 관심으로 확대된다. 생경한 구호와 사상으로서가 아니라 소설 쓰기를 통해 형상화되어야 한다는 작가로서의 자의식이 강조되는 모습이다.
일본 체류의 기간 동안 염상섭은 주로 단편소설을 발표한다. 이를 통해 식민지배체제에 의해 산출된 식민지 혼종화의 문제를 혼혈(인) 표상과 이중 언어 사용 양상이란 측면에서 형상화시키고자 한다. 그는 ‘불분명한 정체성’을 띠고 있는 인물이 조선인과 일본인 모두에게서 의심스러운 존재로 여겨지는 장면에 주목한다. 그러나 그들에게서는 정체성 유보의 포즈나 수동적 자기 확인의 모습이 발견된다. 이 같은 양상은 혼종화의 문제를 통해 조선인과 일본인의 경계 짓기의 문제를 다루고자 했던 작가의 본래적 의도가 달성되지 못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부분이다.
염상섭은 귀국하여 장편 소설 집필에 매진하며 인물들의 가면 쓰기의 서사를 적극적으로 다룬다. 이 시기 염상섭의 소설 쓰기에서 발견되는 특징으로 노블(Novel) 양식의 확립을 들 수 있는데, 이는 동경에서의 작품 창작 기간 중에 시도되었던 노블 양식의 모색이 본격화되는 양상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를 통해 염상섭은 일본인과 조선인들이 ‘스스로’ 서로를 닮으려는 모습과 이로부터 산출되고 있는 양자 사이의 ‘접촉(contact)’ 양상의 문제에 주목한다. ??사랑과 죄??는 식민지 행위주체들의 가면 쓰기가 조선인과 일본인 모두에게 ‘위장’ 전략으로 기능하고 있는 장면을 그린다. ??이심??과 ??광분??은 외견상 통속애정서사가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식민지 혼종화의 문제가 여성의 육체(성)와 섹슈얼리티의 문제를 통해 서사화된다.
중요한 것은 이들 작품에서 발견되는 위장의 전략이 궁극적으로는 어느 한쪽에게도 완결된 것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들의 가면은 그들과 상호 경합하는 식민지 행위 주체들에 의해 벗겨지며 그 위장의 서사는 최종적으로 실패하는 것으로 처리된다. 그러나 이 같은 ‘미끄러짐’과 ‘파열’의 모습은 식민지배자와 피식민자의 정체성을 폭로하는 서사적 전략으로 기능한다.
1930년에 이르러 염상섭의 이 같은 문제의식은 피식민자 조선인의 층위에서 심화되는 가면 쓰기의 문제에 집중된다. 「추락」에서 염상섭은 위장된 주의자들의 반체체적 저항 운동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그러나 이 같은 서사적 시도는 현재성이 소거된 것으로 처리될 수밖에 없다는 문제를 내포한다. 가면 쓰기의 행위로부터 산출될 수 있는 반식민 저항담론의 모색이란 서사 전략은 ??삼대??에서 꽃 피운다. ??삼대?? 속 인물들 사이에는 다층적인 층위에서의 위장술이 구체화되고 있는 가운데, 무엇보다 심퍼사이저 인물형에게서 발견되고 있는 ‘표정 없는 가면’의 문제가 두드러진다. 이 ‘표정 없는’ 가면은 식민 질서에의 순응이라는 위장술로 이해될 수 있다. 그것은 이념-생활이 결합된 공동체가 식민지의 새로운 저항 담론이 구축될 수 있는 영역으로 기능할 수 있는가를 탐색하는 작가의식의 소산이다.
그러나 이 같은 문제의식은 ??삼대?? 이후의 작품들에서 점차 그 추동력을 상실해나간다. 1930년대 들어 심화되는 식민지배의 영향 아래, 행위 주체들이 선택하고 있는 가면 쓰기의 전략은 피식민자로서의 정체성을 잠식한다. 특히나 식민 지배질서에의 순응이라는 가면은 점차 행위 주체의 맨 얼굴과 가면 사이의 거리를 소거한다. ??삼대??에서 발견되 행위 주체가 가면에 대해 지니고 있는 의식적 감각의 문제는 점차 희미해진다. 그 결과 가면의 존재는 더 이상 탈착의 대상으로서 인지되지 않는다. 무의식의 차원에서 유착(癒着)된 가면은 식민지의 일상 담론 속에서 더 이상 문제적인 전략으로 감각될 수 없다. 이 같은 양상은 1930년대 중반 염상섭의 작품들에서 나타나는 서사적 긴장의 약화 혹은 반식민 저항 담론의 모색 불가능의 문제로 이어진다.
그의 창작 활동의 밑바탕에는 ‘지금-여기’의 문제로 그가 마주한 식민지 조선의 현실을 수렴시키려는 작가적 자의식이 놓여있다. 이는 소설 쓰기의 층위에서 반식민 저항 담론의 실현 가능성을 타진하고 식민담론에 내포된 모순과 그 균열 지점을 부각시키고자 선택되고 있는 가면 쓰기의 서사 전략이다. 그것이 비록 실패에 돌아갔지만 염상섭이 시도하고자 했던 이 같은 소설 쓰기의 모습을 살피는 것은 식민지 작가 염상섭의 문학세계를 새롭게 조명하는 시각을 마련할 것이다. 이는 더 나아가 한국적 탈식민 담론이 산출될 수 있는 유의미한 영역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Language
Korean
URI
http://hdl.handle.net/10371/132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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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ars in Collections:
College of Humanities (인문대학)Korean Language and Literature (국어국문학과)Theses (Master's Degree_국어국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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