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일본 역사교과서 문제에 대한 한일협상 - 퍼트남의 양면게임이론을 중심으로

Abstract

동북아시아에서 역사문제는 합의의 길이 묘연해 보이는 사항 중 하나이며 그 중에서도 일본 역사교과서 문제는 한일 간의 협력을 막는 갈등 사안으로 한일관계에 지속적인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런데 이례적으로 1982년 일본 역사교과서문제가 처음으로 국제정치적 사안으로 발전되었던 시기에는 이 문제에 대해서 일본의 구체적인 시정조치라는 양국 간 합의를 이루어 낸 역사적 경험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이 시기의 일본의 타협을 견인한 요인은 무엇인가? 1982년 일본 역사교과서 문제가 한국 국내적으로 반발을 가져오자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여 한국과 일본이 정부차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전부터 일본 국내적으로 교과서 문제가 보수와 혁신이 갈등하는 문제로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에 한일의 협상이 보다 복잡한 형태로 진행 되었다. 따라서 이러한 협상과정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양국의 국내정치와 국제정치의 상호작용을 파악하기 위한 분석틀이 필요하며 본 연구에서는 양면게임이론의 틀로 이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기존 연구에서도 역사문제를 둘러싼 한국과 일본의 정책적 상호작용을 파악하기 위한 시도를 한 바 있으나, 사료가 공개되지 않아 협상과정 자체를 연구하는 것은 불가능하였다. 그러나 2012년 한국 외교사료관의 자료공개에 따라서 양국의 상호작용을 가시적으로 연구하는 것이 가능해 졌다. 이러한 이유들로 본 연구는 1982년의 역사 교과서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간 협상과정을 외교사료를 통해서 연구하며 본 연구의 목적은 다음과 같다. 첫째로, 본 연구는 1982년의 사례에서 한일의 국내정치, 국제정치적 요인들이 어떤 식으로 각국 정부의 외교정책결정으로 이어지는 지를 밝히고자 하며 국내정치적 차원에서 양국 간의 상호작용을 면밀히 분석하고자 한다. 둘째로, 본 연구는 1982년의 사례에서 한국과 일본의 외교정책결정이 어떻게 상호작용하여 타협점에 이르게 되는지를 밝히고자 한다. 셋째로 본 연구는 기존의 양면게임이론을 보완하고자 한다. 양면게임에 의하면 권위주의 국가들은 민주주의 국가보다 더 큰 윈셋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협상 과정과 결과에 있어서 불리하다. 그러나 1982년의 한일 협상에서는 민주주의 국가인 일본정부가 권위주의 국가인 한국의 요구에 따라서 시정조치에 합의하였다. 이러한 측면에서 1982년의 협상은 양면게임이론의 통상적인 상식에 반하는 사례이며 이에 본 연구는 해당 사례의 연구를 통해 양면게임이론을 검증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