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blications

Detailed Information

일상툰의 대중화와 감정 재현에 관한 연구

Cited 0 time in Web of Science Cited 0 time in Scopus
Authors

김예지

Advisor
김홍중
Major
사회과학대학 사회학과
Issue Date
2016-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감정구조우울명랑내사된 불안청년세대생존감각리얼리티 스펙터클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사회학과, 2016. 2. 김홍중.
Abstract
본 연구는 자기 재현적 서사를 특징으로 하는 웹툰, 즉 일상툰에 투영된 감정문제를 다룬다. 일상툰에 재현되는 특징적인 감정에는 당대의 사회적 감정 구조가 담겨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일상툰의 감정구조 변화와 변동 요인, 그리고 재현된 감정의 사회적 의미를 밝히는 것이 본 논문의 목적이다.
이를 위해 우선, 일상툰의 초기단계인 2000년에서 2006년 전후까지 작가의 개인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되었던 작품을 1세대 일상툰으로, 2006년을 기점으로 웹툰 플랫폼을 통해 연재됨으로써 상업화의 길로 들어선 2006년 이후의 작품을 2세대 일상툰으로 구분하였다. 이를 통해 1세대에서 2세대 웹툰으로 이동하면서 일상툰의 감정구조가 어떻게 변화하였는지를 탐색한다. 또한, 감정구조에 투영된 사회적 의미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텍스트 분석과 더불어 작가 인터뷰 자료 및 독자들의 인터넷 게시글을 보조적으로 분석하였다. 이는 작가-독자의 쌍방향적 소통을 핵심적 특징으로 하는 일상툰에서 작가의 감정관리가 독자와의 공감적 거리를 좁히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음을 드러내기 위한 전략이다.
일상툰 작품 세계에서 무대가 되는 것은 주인공과 그의 주변 인물들의 생활이 전개되는 장소, 즉 공적 사회와 단절된 작은 이야기들이 모여드는 생활세계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상툰에 그려지는 인물은 한국인, 노동자와 같은 사회적 정체성의 표지가 생략되고, 사적 사회에서의 정체성을 지닌 개인, 특히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나이다. 이는 일상툰의 장르 세계가 평범하고 안정된 세계관을 바탕으로 전개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주인공에게 갈등과 비극적 사건은 일어나지 않으며 소박하고 평범한 일화들만이 작품 세계를 뒤덮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일상툰의 서사는 파편적이고 목적지향적이며 현재 진행중인 내레이션을 통해 자기를 탐구하는 방식의 블로그 내러티브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일상툰의 서사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보편성의 감각을 표출함으로써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의 공통감을 만들어낸다.
일상툰을 소비하는 이들에게 있어서 그것은 단순히 다른 사람의 일기를 엿보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누군가와 비슷한 삶을 공유하고 있다는 공감과 타인과 마음을 교류하는 듯한 안도감, 그로부터 쌓여가는 친밀감이 일상툰을 이끌어가는 힘인 것이다. 또한 이를 향유하는 독자는 작품의 소비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댓글과 SNS 등 다양한 소통 창구를 통해 작가와 감정적 교류를 지속한다. 이는 작가들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웹툰에 그려낼 실생활의 이야기를 선별하고 정제하는 감정 관리의 기제가 된다. 작가의 감정이 어떻게 관리되는가에 따라 작품에 표상되는 감정 구조 또한 변하게 된다. 이러한 감정관리는 때로 실생활을 그려내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현실-작품세계 사이의 이율배반 혹은 괴리감을 발생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접근한 일상툰에서, 1세대와 2세대의 감정구조가 상이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세대에 연재되었던 작품에서는 주로 사색, 상실, 고독, 무기력, 공허와 같은 어두운 감정 요소가 나타나고 있다면, 2세대 일상툰에서는 행복, 즐거움, 친밀감과 같은 밝은 분위기의 감정 요소가 주를 이룬다. 우울의 감정세계에서 명랑의 감정세계로 감정구조에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이러한 감정구조의 변화는 사회의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추동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변화의 동인을 사회 변동, 행위 주체, 일상툰의 생태계 변화, 일상툰의 의미 변화라는 네 가지 차원의 변화를 중심으로 설명할 수 있다. 먼저, 사회적 변동의 차원에서 보면 일상툰이 등장한 2000년대 초반은 한국사회에 1997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전환기를 맞이한 시기였다. 사회 전반에 불안이 확산됨에 따라 생존 감각을 공유하는 청년세대에 안정적이고 평범한 일상에 대한 소망이 나타나게 되었다. 일상툰에 표상되는 소소하지만 행복한 이야기, 또는 지친 일상에 위로가 되는 이야기들은 청년세대의 안정적인 삶에 대한 소망의 이미지가 투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행위 주체 차원에서 살펴보면 이러한 그림이 더욱 명확해진다. 일상툰을 생산하는 주체인 작가와 소비주체인 독자층이 청년세대에 집중되어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들은 작품을 통해 자기를 발견하고, 안정적인 서사를 소비하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무엇보다 일상툰 생태계의 변화는 이러한 감정 구조의 변동을 보다 명료하게 설명할 수 있는 요인이다. 가장 큰 변화는 제작 및 유통 시스템과 작가-독가 간의 관계에서 나타난다. 1세대 일상툰은 작가가 자율적으로 작품을 연재하였다면, 2세대 일상툰은 웹툰 플랫폼의 연재 시스템에 따라 정해진 날짜에 연재한다. 또한 2세대 일상툰은 별점 시스템과 같은 평가 시스템 하에서 대중들의 평가를 받는 대상이 된다. 1세대 일상툰에서 보이지 않는 청중의 모습을 하고 작품을 관람하였던 독자들은, 이러한 생태계의 변화와 함께 만화 내용에 깊게 관여하는 적극적인 소비자의 모습으로 탈바꿈한다.
이러한 생태계의 변화는 일상툰의 의미 또한 바꾸어놓았다. 개인 홈페이지와 같은 사적 영역에서 웹툰 플랫폼이라는 엔터테인먼트의 영역으로 이행해가는 과정에서 일상툰은 더 이상 개인의 사적인 이야기를 기록하는 일기에 머무르지 않고 엔터테인먼트의 기능을 담당하는 만화 상품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게 되었다. 이것은 즉 일상툰이 실존하는 인물의 실생활을 엿볼 수 있는 리얼리티 스펙터클로써 대중 앞에 전시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능이 되어가는 일상툰에서 우울은 후면화되고 명랑은 전면화되어 더욱 강조된다.
요컨대 우울에서 명랑으로의 감정구조의 변화는 비전이 소멸되어 가는 우울한 세계에 대한 심리가 역설적으로 표출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신자유주의의 전면화로 인한 사회불안의 일상화와 청년세대에 확산된 생존 감각, 즉 생존 자체를 삶의 과제이자 목적으로 인식하는 감정 양식과 더불어 일상을 엔터테인먼트 영역으로 흡수시키는 웹툰의 생태계 변화가 명랑의 감정을 전면화시킨 구체적인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즉, 일상의 이미지에 안정적인 사람에 대한 소망을 덧붙여 오히려 명랑의 극대화를 이끌어낸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34460
Files in This Item:
Appears in Collections:

Altmetrics

Item View & Download Count

  • mendeley

Items in S-Space are protected by copyright, with all rights reserved, unless otherwise indicated.

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