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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의 다중적 삶: 아세안경제협력시대의 태국 북부 국경지역개발과 국경교역실천 : Multiple Border Lives:The ASEAN Economic Cooperation, the Border Trade, and the Development in Borderlands of Chiang Rai, Northern Thai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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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채현정

Advisor
오명석
Major
사회과학대학 인류학과
Issue Date
2018-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국경다중성국경교역아세안경제공동체메콩유역개발태국치앙라이국경도시인프라스트럭쳐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사회과학대학 인류학과, 2018. 2. 오명석.
Abstract
본 연구는 아세안의 초국가적인 경제협력이 국경 시설과 절차를 개선하고 관리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며 치앙라이 국경에 물리적, 제도적 변화를 만들어내고 국경상인의 교역 실천의 조건을 변화시키는 과정을 분석한다. 치앙라이는 메콩유역개발(the Greater Mekong Subregion)을 통해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는 중국 서남부와 태국, 미얀마, 라오스를 연결하는 관문 지역으로 지역경제협력의 국경 개발과 국경 제도의 변화에 의한 영향이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곳이다. 본 연구에서는 지역경제협력으로 인해 변화하는 국경관리 체제와 그 효과가 국경지역의 교역 상인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기 위해 국경의 다중성 개념을 활용한다. 국경의 다중성은 국경을 국가가 관리하는 하나의 고정된 실체가 아닌, 사람과 사물이 어떠한 조건에 의해서 이동하고 어떠한 집단이나 장소를 연결하는가에 따라 나타나는 경계로서 바라보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국경지역 상인의 교역 실천이 다른 조건과 요인들의 결합물임을 밝히고 지역 시장으로 편입되는 변화가 국경상인의 선택과 전략을 어떻게 분화시키는지 파악한다.
먼저, 근대 국민국가 태국이 형성되는 시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태국 치앙라이의 국경은 단절과 열림의 형태로 재현되었음을 분석하고 아세안경제협력이 진행되는 현재 열린 국경이 지배적인 패러다임이 되었음을 설명한다. 란나 왕국의 일부였던 치앙라이는 태국이 근대 국가로 발돋움하면서 국경지역으로 탄생한다. 미얀마와 라오스가 영국과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이후, 국경은 안보의 대상으로 다루어지며 국경 교류가 단절되었으나, 이 시기의 치앙라이 지역은 미얀마와 라오스 지역과 비공식적인 교역의 이동로로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1980년대 이후 냉전 국면이 와해되면서, 아세안을 지역 시장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에 의해 국경은 자유롭고 열린 공간으로 표명된다. 아세안 국가 간의 교역과 이동의 장벽을 극복하기 위하여 메콩유역 개발과 같은 국가들 간의 협력체가 구성되었고 이를 기반으로 국경에 대한 초국적이고 집중적인 개발이 시작된다. 국경지역은 한 국가의 주변부가 아니라 아세안 국가들을 연결하는 중심이자 경제발전의 기회의 땅으로 부상하였다.
다음으로, 태국, 중국, 미얀마, 라오스를 연결하는 치앙라이에 인프라스트럭쳐 개발이 집중되는 현상이 치앙라이 주민들에게 지역경제협력을 인식하는 사건이 되고 치앙라이의 도시의 성격을 변모시키는 과정임을 분석한다. 메콩유역 개발이 기획하고 있는 남북경제회랑에 위치한 치앙라이에는 태국과 미얀마, 라오스, 중국을 육로로 연결하기 위한 제 4 태국-라오스 우정의 다리가 건설되었고 이를 연결하는 도로 확장 공사가 진행된다. 도로와 다리를 비롯한 인프라스트럭쳐의 개발은 낙후한 시설을 개선하는 것일뿐 아니라, 치앙라이 주민들이 지역경제협력이 치앙라이를 발전시키고 있다고 인식하도록 한 매개였다. 또한, 국경교역을 위한 국가와 도시들 간의 연결이 강조되면서, 치앙라이의 국경을 외부 도시와 장소들과 어떻게 연결시키는가의 문제가 치앙라이 발전을 위해 중요한 문제로 떠오른다. 국경도시인 치앙샌, 치앙콩, 매사이와 므앙 치앙라이의 도매 시장을 오고가는 상인들의 일상적인 이동, 세 국경도시와 므앙 치앙라이를 통합한 발전 계획은 치앙라이가 국경도시로서 이동과 흐름을 통해 여러 장소들을 시공간적, 유기적으로 연결함으로써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과정은 다양한 장소와 연결된 국경지역이 외부 지역과의 상호의존적인 관계 속에서 공간적으로나 도시 기능적으로도 탈중심화되어 발전하는 특징을 강화한다.
셋째, 치앙라이 국경상인의 국경실천이 상이한 사회적, 경제적, 지리적 조건에 의해서 구성되는 다중적인 국경임을 분석하고, 국경 시설의 개발과 제도 개선이 국경의 다중성을 가시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경은 국경을 넘는 사람의 법적 지위, 이동하는 상품의 양과 종류, 국경포인트의 법적 지위와 적용되는 규칙, 국경을 이동하는 교통수단, 이동 거리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결합하여 하나의 국경으로 존재한다. 예를 들어, 상설국경, 교역을 위해 규제가 완화된 국경과 같이 다른 법적 지위를 가진 국경포인트에는 상이한 법적 제재가 작동하고, 사회경제적인 조건이 다른 상인은 다른 장소에 위치하는 국경포인트의 규칙에 따라 상이한 방식의 교역과 국경을 실천한다. 국경은 누가 어떠한 목적으로 어느 장소를 향해 국경을 건너는가에 따라 다르게 경험된다. 또한, 태국-라오스 우정의 다리가 신설되면서, 기존에 존재하던 국경의 규칙과 사용 방식이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현상은 국경들이 독립적이지 않으며 상호간의 경합과 조정을 통해 존재하는 국경의 다중적인 실체를 보여준다. 국경을 구성하는 요인들의 차이는 다중적인 국경들의 존재 속에 내재하는 사회경제적인 차이를 드러내고 국가의 제재가 국경을 구성하는 어떠한 요인에 작동하는가에 따라 국경실천을 둘러싼 정치적 경합이 발생함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아세안경제협력이 지향하는 자유로운 지역 시장의 질서와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국경정책의 실행이 국경교역의 방식과 교역 관계를 어떻게 재조직하며 국경상인의 실천을 어떻게 분화시키는지 분석한다. 국경정책은 소상인의 국경 실천을 직접적으로 규제하기보다 지역 시장에 적합한 방식으로 유도하는 효과를 만든다. 열린 국경정책의 실행은 국경교역 장에 새로운 질서를 출현시킨다. 국경이라는 장소와 국경공동체에 기반한 사회적 자본을 통해 교역의 이점을 누린 상인들의 특권은 점차 축소된다. 반면에 지역 시장 진출에 대한 도전과 실패를 감당할 수 있는 경제적 자본과 지역 시장의 파트너를 연결시켜주는 활동에 참가할 수 있는 사회적 자본을 가진 상인은 교역 활동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이처럼 국경 자유화와 역내 시장을 조성하는 환경은 국경교역 장에서 상이한 사회적, 경제적 조건을 가진 상인에게 각기 다른 기회와 선택항을 제공하며 국경교역 네트워크를 재조직하는 장 내의 역동을 촉발하고 있다.
이상의 논의를 통해 본 연구는 지역경제협력이 국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변화시키는 조건임을 이해하고, 거시적인 개발 사업이 국경 사회에 어떻게 다각적으로 연결되어 있는가를 보여준다. 아세안경제협력이 표방하는 자유롭고 열린 국경 이면에는 기존의 자유로웠던 국경교역이 제한되는 역설이 공존한다는 사실을 통해, 아세안 지역 시장의 출현이 국경상인 집단 내부에 기회와 위기라는 상반된 변화의 계기를 제공함을 밝혔다. 아세안 지역 시장의 출현을 국경상인들의 시각과 경험을 통해서 이해해야 함을 강조하고, 특정한 하나의 국경이 아니라 다중적인 국경들이 각각의 다른 방식으로 자유화될 때에 아세안의 균등한 지역 발전과 시장 형성이 가능한 것임을 인식할 것을 주장한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4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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