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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판소리에 관한 예술사회학적 연구 - 1970~2000년대 창작판소리 중심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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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서민수
Advisor
양승국
Major
인문대학 협동과정 공연예술학전공
Issue Date
201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창작판소리 예술사회학 생산자 및 소비자 예술계 사회적 경계 연행 공간 전통예술 정책 문화의 다이아몬드 박동진 임진택 이자람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인문대학 협동과정 공연예술학전공, 2018. 2. 양승국.
Abstract
본 연구는 창작판소리의 창작 및 수용의 상호작용과 시대별 양상을 예술과 사회라는 렌즈를 통해 고찰하였다. 예술사회학의 주요 개념과 이론적 틀을 활용하여 창작판소리의 역사적 흐름을 살피고, 각 시대를 대표하는 5개 작품을 선정해 예술과 사회 간 공생과 대립 관계가 어떻게 작품세계에 투영되고 있는지를 밝혀내고자 했다. 이를 통해 텍스트의 표면적인 양식이나 완성도 측면에 경도된 창작판소리 연구의 지평을 확장하고, 현재까지 진행되어 온 전통판소리의 예술사회학적 담론을 창작판소리에까지 연장함으로써 시대와 호흡하는 예술장르로서의 정체성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재조명할 수 있다.
Ⅱ장에서는 창작판소리가 전통판소리로부터 분화해 자체적으로 나름의 구도를 형성해 나가는 과정을 문화의 다이아몬드를 통해 살펴보았다. 예술작품과 사회, 예술가와 소비자 등 네 개의 점으로 연결된 다이아몬드는 예술을 사회학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유용한 모형이자 메타포어로 생산과 소비의 관점을 동시에 고려한다.
‘생산적 관점’에서는 예술의 핵심 주체인 소리꾼과 그를 둘러싼 판소리 예술계와 후원체계의 변동, 공유하는 관행 등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창작판소리는 낡은 제약을 깨뜨리고 혁신을 추구하는 예술가들에 의해 주도되었다. 1950〜1970년대 소수의 명창들이 물꼬를 텄고, 1970〜1990년대 지식인 출신의 예술가인 비가비(非甲)들이, 2000년대에는 명창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음 실력이 부족한 소리꾼을 뜻하는 또랑광대와 다양한 분야에서 예술적 경력을 쌓아 온 예술가들이 두각을 나타내었다. 소리꾼들의 혁신 방략은 ‘이단자 혹은 통합된 전문가’로 현실의 관심사와 취향을 반영하는 이야기 측면에서는 파격적 새로움을 추구했지만 판짜기 방식과 사회비판의 정신에 있어서는 전통적 관행을 일정 부분 수용하고자 했다. 이들은 스승 관계나 학연, 지연 등으로 맺어진 유파를 이탈하고 평등한 관계에 기반한 예술계를 형성해 자유로운 분업과 협업으로 작품을 완성해 나간다.
판소리의 지원 체계는 조선시대 개인의 후원 차원에서 시작되었지만 신분체계가 붕괴된 근대 이후 국가적 차원의 지원으로 전환되었다. 판소리에 대한 국가의 지원 역할은 정치적 목적으로 예술을 위축·장려하는 ‘기관사’와 문화부처 주도로 판소리를 수호하려는 ‘건축가’에서, 최근에는 전문가 패널의 심사로 예술가들의 창작 재량권을 확대하는 ‘후원자’, 민간 기업의 지원을 유도하는 ‘촉진자’ 국가로 역할이 변화되었다.
‘소비적 관점’에서는 전통판소리 향유층이 와해되면서 새로운 관객이 대두되는 과정과 더불어 연행공간과 매체의 변화를 다룬다. 소비자를 집단 간 취향으로 구분 짓는 상징적 경계 상에서 판소리는 때로는 고급문화로, 때로는 대중문화로 인식된다. 하층문화로부터 시작되어 상층문화로 변모한 판소리는 현재까지 집중적 감상을 지향하는 고급문화로 고착되었다. 창작판소리는 관객이 반드시 귀명창일 필요가 없다고 인식하며 소수의 진지한 애호가보다는 다수의 대중층을 겨냥한다. 창작판소리의 과감한 도전과 실험에 대해 관객들은 상반된 해석적 공동체(interpretive communities)를 형성하는데 종교와 컴퓨터게임, 만화 등 일상을 담은 이야기에 대해 예술적 진지함이 결여되었다는 비판에서부터 전문적 소양 없이도 판소리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며 반색하는 의견이 병존한다.
창작판소리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판’의 본질을 되살리기 위해 다양한 연행 공간을 모색했다. 관객이 원하고 작품이 지향하는 바에 따라 카페 소극장부터 대학교 운동장, 거리소리판까지 각종 생활현장과 노동·운동현장이 판소리 무대로 탈바꿈되었다. 음반, 라디오, TV 등의 매체는 공연의 현장성을 완벽하게 재현하지 못하지만 간접 예술 체험을 통해 문화자본(cultural capital)을 확산시킨다는 측면에서 판소리의 소비에 많은 기여를 해왔다. 최근에는 저비용 고효율의 소셜 미디어가 창작판소리 소비의 주요한 매개체로 활용되고 있다.
Ⅲ장에서는 실제 작품 분석을 통해 예술과 사회와의 관계를 논하고자 한다. 각 시기를 대표하는 소리꾼으로 박동진(탐색기: 1960년대〜1970년대), 임진택(도약기: 1980년대〜1990년대), 김명자와 이자람(2000년대 이후)을 선정했고, 이들의 작품은 예술사회학 접근이 용이하도록 텍스춰(사설과 음악)와 콘텍스트(사회적 맥락)로 나누어 조망했다.
주류 명창과 활동 궤적을 달리한 ‘박동진’은 1960〜70년대 전통문화 보호와 호국·충효가 중시되는 사회배경 하에서 국민 영웅을 추앙하는 전승오가지향적 창작판소리를 통해 판소리의 대중화와 민족문예의 중흥을 도모했다. 장장 9시간30분에 걸쳐 발표한 <충무공 이순신>(1973년)은 영웅의 일대기를 먼 거리를 두고 존경의 시선으로 조망하여 관객에게 교훈과 계몽의식을 전달하려 했다. 음악적으로는 파격적인 창조성을 발휘하기보다 전통 어법을 고수하면서 표준적 창작 원리를 만들어 냈다. 박동진은 정부가 충무공 현양 사업을 전개하는 분위기 속에서 새로운 판소리가 민족문화 부활의 도화선이 되기를 원했다. 관객들이 민족 영웅에 대해 일체감을 얻을 수 있도록 충무공은 시종일관 숭고한 인물로 추앙되었고, 판소리의 고도화된 미의식을 설파하기 위해 완창과 성음 등 고전적 특질이 부각되었다.
철저히 외부자의 시각에서 고급예술로 박제화된 판소리를 비판해 온 비가비 ‘임진택’은 1980〜90년대 당대의 현실 고민과 민중의 저항의식을 자유분방한 표현양식으로 그려냈다. 일본의 경제 침탈과 사회지도층의 친일세태를 고발한 <똥바다>(1985)는 신랄한 풍자와 날선 비판을 가하며 민중의 자주성과 주체 의식을 흔들어 깨웠다. 음악적으로는 모순과 과장, 패러디와 실험적 음향 등을 활용해 독창적인 골계미를 창출했다. 5·18 민주화운동 10주년을 기념해 만든 <오월 광주>(1990년)는 현대사의 최대 비극인 광주민주화항쟁의 참상을 충실하게 재현하기 위해 다큐멘터리적 사실주의를 지향하고 있다. 음악적으로는 외치듯 노래하기, 해학과 아이러니의 활용, 아니리의 확대, 시위문화의 연출 등을 통해 극의 사회비판적 메시지를 강렬하게 각인시켰다. 임진택은 양반예술의 양식논리를 거부하고 오히려 판소리 고유의 내적인 본질인 사회적 기능을 복원하고자 했는데 이는 민중들의 살아 움직이는 이야기를 담아내면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예술을 구현하려는 것이다.
2000년대 이후 또랑광대 소리꾼을 대표하는 ‘김명자’는 현대인들의 소소한 일상사를 담은 판소리를 통해 가벼운 여흥을 즐기려는 아마추어 관객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었다. 15분가량에 불과한 단형판소리인 <슈퍼댁 씨름대회 출전기>(2001년)는 평범한 소시민이 겪는 희노애락을 익살스러운 사설로 표현하고 해학적인 선율과 친숙한 음악의 패러디를 더해 유희성을 극대화했다.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생생한 소리판을 구현한 김명자의 무대는 쉽고 재밌는 판소리를 지향하며 현대 대중 관객들의 공감과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엘리트 소리꾼 겸 록밴드 보컬로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활동 중인 ‘이자람’은 집단창작·공동제작의 힘을 빌려 인간과 사회 갈등을 그린 브레히트의 서사극을 현대적 골계미로 재해석함으로써 문화상호주의적 조류에 대응했다. <사천가>(2007년)는 브레히트의 원작 <사천의 선인>에서 제기한 인간의 근원적 문제의식을 2000년대 한국의 자본주의 현실로 치환하면서 주인공 여성이 잔혹한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과 악으로 분열하는 다중인격화의 과정을 희극적으로 그려냈다. 음악은 전자 베이스와 다중타악기로 이뤄진 일고수이밴드의 독창적인 반주 속에서 동서고금의 음악 요소들을 자유자재로 결합 흡수해 브레히트가 주창한 생소화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사천가>의 독창적인 사설과 음악은 외부자원과 공동창작을 활용한 예술계의 협력체계를 통해 달성되었고, 여기에 민간과 공공 극장을 공동 제작자로 연합해 안정적인 물적 토대 위에서 공연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창작판소리는 내용과 형식에 있어 현실의 모습을 충실하게 반영해 짧은 시간동안 역동적으로 변화해 왔다. 본 연구에서는 생산자와 소비자, 예술과 사회 간의 상호역동적인 관계를 통해 창작판소리의 변화과정을 폭넓게 조명하고, 작품에 대한 텍스춰-콘텍스트 분석을 통해 예술과 당대 사회 간의 상호침투적인 관련성을 포착했다. 창작판소리에 대한 예술사회학적 연구 방법은 텍스트에만 의존하는 분석을 지양하고 시대적 의미를 합류시킴으로써 예술가와 작품, 사회에 대한 시야를 넓히는 역할에 기여한다.
Language
Korean
URI
http://hdl.handle.net/10371/141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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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ege of Humanities (인문대학)Program in Performing Arts Studies (협동과정-공연예술학전공)Theses (Ph.D. / Sc.D_협동과정-공연예술학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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