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ERP

탈북청소년의 삶과 정체성에 관한 예술기반연구

Cited 0 time in webofscience Cited 0 time in scopus
Authors
성지영
Advisor
김형숙, 조용환
Major
사범대학 협동과정(미술교육전공)
Issue Date
201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사범대학 협동과정(미술교육전공), 2018. 8. 김형숙, 조용환.
Abstract
인간은 이주하며 살아간다. 삶의 터전을 옮기는 이주민은 인류 역사상 오래 전부터 존재해왔다. 한국사회의 ‘탈북민’은 남북 분단의 특수한 상황에서 이주한 경우이다. 그러나 최근 행복학교(가명)의 ‘탈북청소년’ 중 반 이상이 북한을 탈출하지 않고 중국에서 태어난 탈북민의 자녀들이다. 이러한 탈북청소년들의 상황을 내가 마음으로 이해하는 데에 2년 이상이 걸렸다. 나는 그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정작 중요한 것은 미술이 아닌 정체성 문제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따라서 본 연구의 목적은 탈북청소년들의 정체성을 이해하고 더 나은 삶을 위한 미술교육을 모색하는 데 있다. 이에 2014년부터 2015년까지 탈북다문화청소년 대안학교인 행복학교를 중심으로 나와 함께 미술학습을 체험한 16명 학생들의 이야기와 그림에 주목하였다. 삶의 총체적인 맥락에서 탈북청소년의 정체성 형성 과정을 파악하기 위하여 이야기 그림 속 생애사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예술기반연구 방법으로 탈북청소년의 그림을 분석하고 해석하였다. 또한 아토그래피를 적용하여 예술가-연구자-교사로서 나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ethnodrawing’으로 나타내었다. 미술학습으로 정체성 문제를 탐색하기 위한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탈북청소년들의 삶과 이주는 어떻게 전개되어 왔는가? 둘째, 탈북청소년의 정체성은 어떻게 재구성되는가? 셋째, 탈북청소년들의 삶에서 미술학습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우선 탈북청소년들은 태생, 탈북 동기, 입국 경로, 가족 동반 여부, 탈북 기획 유형 등에 따라 다양한 생애경로를 가지고 있었다. 행복학교 안에는 북한에서 태어난 “탈북청소년”과 중국에서 태어난 “제3국 출생 비보호 탈북청소년”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있었다. 학생들은 그 사이에서 본인이나 부모의 출생국가에 따라 명확하게 구획된 국가정체성을 형성하지 않았다. 오히려 거주 기간이나 소속감에 따라 복합적이고 중층적인 정체성을 형성하였다. 이와 같은 정체성을 유형별로 분류하여 보면 ‘중도포기형’과 ‘성취추구형’, ‘폐쇄지향형’과 ‘개방지향형’, ‘결정유예형’과 ‘정주지향형’, ‘이주지속형’으로 나눌 수 있었다. 이 중 결정유예형과 이주지속형 학생들의 그림에서는 ‘흔들림’의 이미지인 “배”와 “새”가 많이 나타났고, 정주지향형 학생들의 그림에는 ‘멈춤’의 이미지인 “나무”가 많이 등장했다. 성취추구형, 이주지속형은 ‘나아감’의 이미지인 “길”을 종종 그렸다. 그러나 흔들리는 배도 평화롭게 떠가며 안정된 장소에 정박하고, 나무도 비바람에 흔들리거나 뿌리 채 뽑혀서 옮겨지는 등 개인의 성향과 상황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기도 하였다.
두 번째 연구문제인 탈북청소년의 정체성이 형성되는 과정을 보기 위해 주변 환경과 관계 속 갈등과 상생을 주목하였다. 탈북청소년들이 관계 맺는 장으로서의 생활세계는 학교, 가정, 사회가 있다. 학교 안에는 북한 출생 학생들과 중국 출생 학생들 사이의 동질감과 이질감, 중국인 교사와 남한 교사를 바라보는 탈북민 학부모의 시선 차이, 교사들이 각각의 학생들을 바라보는 미묘한 차이들이 복잡하게 교차하고 있었다. 학교는 집처럼, 교사들은 부모처럼 학생들에게 돌봄을 제공하는 지지그룹이 된다. 하지만 동시에 일부 학생을 억압하고 배제하거나 주변화하는 한계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학생과의 대화를 통해 남한 교사들은 우리에게 내재된 선입견과 차별적 요소들을 발견하며 자신을 성찰해보게 되었다. 가정과 사회에서도 탈북청소년들은 타자와의 사이에 보이지 않는 선이 존재했다. 학생들은 이런 경계를 끊임없이 넘나들며 경계선 위에 위태롭게 서 있기도 하였다.
결국 정체성 문제는 개인적 차원이 아닌 사회 구조적 차원의 문제로 볼 필요가 있었다. 따라서 소상황-(매개상황)-대상황의 상황분석을 통해 정체성 형성의 상황적 구조를 세 가지로 파악하였다. 첫째, 탈북청소년들은 학교 안에서 대학입시와 검정고시로 내몰리며 끊임없는 경쟁과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었다. 그 이면에는 한국사회의 학벌주의와 학력주의가 있었다. 둘째, 당장의 이익을 위한 전공과 진로를 선택하는 탈북청소년 삶의 전반에는 후기 자본주의가 깔려 있었다. 이들은 시장 경제 논리 속에서 각종 지원금과 경제적 혜택을 따라다니며 끊임없이 자신의 정체성을 협상하였다. 셋째, 세계화로 인한 다문화주의로 학생들의 가정과 삶에 확연하게 퍼져있는 노마드 현상이었다. 일부 학생들은 한국을 중간 경유지로 인식하며 끊임없이 이주를 지속하며 한국시민에서 난민으로 다시 대학생으로 다양한 정체성을 비교 체험하고 돌아왔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의 일상과 사회의 거대담론을 연결하는 매개상황은 교사나 먼저 온 가족과 친구 등의 사람, 인터넷과 핸드폰, TV 등의 대중매체, 그리고 중국과 해외 거주 경험 및 학습 경험 등 체험이 영향을 주는 상황이었다. 결론적으로 탈북청소년은 ‘탈북청소년’이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동질화할 수 없는 혼종적인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고정되지 않고 끊임없이 탈영토화와 재영토화를 지속하는 유동적인 정체성을 보여주었다. 그 과정에서 부족한 자원 획득을 위해 자신들의 사회적 위치와 인적 연결망을 활용하여 삶을 개척해 나가는 주체로서의 행위자성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그리고 차이와 반복을 통해 생명력 있는 운동성을 지닌 경계인으로서 역동적인 정체성을 재구성하기도 하였다.
세 번째 연구문제인 미술교육의 의미를 찾아보았다. 탈북청소년들은 정서적, 인지적, 실존적인 측면에서 미술학습을 체험하였다. 우선 정서적 측면에서 미술을 통해 “마음을 보고 그리며” 정서를 표출하고, “쉼”을 주는 미술로 심리적 이완을 체험하였다. 인지적 측면에서 탈북청소년들은 손을 통한 신체적 지식 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내재적 가치를 배우면서 “성장”하게 되었다. 즉,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자기를 성찰하고, 남한 청소년들과 콜라주 작업을 통해 타자와 소통할 수 있다는 “성취감”을 느꼈다. 또한 타인에게 인정받는 체험으로서의 전시는 “자신감”을 가지게 해주는 기회가 되었다. 실존적 측면에서는 자기 안의 타자를 발견하면서 생존이 아닌 실존적 의미에서의 미술학습을 체험하게 되었다. 이때 미술은 개인의 삶의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자신과 타인을 탐구하고 더 나아가 사회를 이해하게 해준다. 미술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형상화하고 구체화하면서 세상과 자신의 관계를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미술은 개인을 성장시키고 더 나은 사회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적이다.

주요어 : 탈북청소년, 삶, 정체성, 미술교육, 예술기반연구, 아토그래피
학 번 : 2007-30384
Language
Korean
URI
http://hdl.handle.net/10371/143471
Files in This Item:
Appears in Collections:
College of Education (사범대학)Program in Fine Arts Education (협동과정-미술교육전공)Theses (Ph.D. / Sc.D._협동과정-미술교육전공)
  • mendeley

Items in S-Space are protected by copyright, with all rights reserved, unless otherwise indicated.

Brow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