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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뢰즈의 리토르넬로 개념과 음악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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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신현경

Advisor
이창환
Major
인문대학 미학과
Issue Date
2018-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인문대학 미학과, 2018. 8. 이창환.
Abstract
본 논문은 들뢰즈 중기의 대작 『천의 고원』의 리토르넬로 고원에 나타난 음악 미학 사상의 의미를 탐구하고자 한다. 들뢰즈가 사유한 수많은 예술 중에서 그의 음악론의 핵심을 이루는 주제가 리토르넬로이다. 리토르넬로는 들뢰즈의 차이와 반복의 존재론이 미학적으로 발전한 개념으로 『천의 고원』의 가장 아름다운 고원을 이룬다. 이러한 리토르넬로는 이 세계에서 끊임없이 생성을 창조하는 우주적인 자연 음악론으로 종합된다.

본래 음악에서 반복구를 일컫는 리토르넬로는 들뢰즈가 『천의 고원』을 통해 창조한 고유한 개념이다. 리토르넬로는 들뢰즈의 초기 존재론인 차이와 반복의 연장선상에 있다. 들뢰즈에게 반복은 언제나 차이를 동반하는 반복으로 차이의 끊임없는 생성을 의미한다. 차이의 반복으로서 리토르넬로는 차이들이 무한히 되돌아오는 니체의 영원회귀에서 유래한다. 이러한 리토르넬로는 들뢰즈가 중기의 실천철학을 통해 고안한 지리철학을 배경으로 한다. 지리철학은 기존 역사철학의 전통에서 벗어나 내재성의 장인 지구 위의 생성을 포착하려는 사유의 방법이다. 리토르넬로는 환경과 영토, 대지와 우주를 가로지르며 생성의 흐름을 하나의 음악으로 창조한다. 나아가 이곳에서 동물의 존재가 중요하게 부각되며, 인간은 동물-되기를 통해 생성의 역량을 확장한다. 여기서 리토르넬로를 통해 인간과 더불어 동물이 살아가는 자연도 아름다운 예술이 된다.

배치는 『천의 고원』을 구성하는 중요한 원리로 생성의 흐름을 관계나 위치의 변화를 통해 규정한다. 배치는 기계적 배치와 언표적 배치로 이루어지며, 영토화와 탈영토화 운동을 통해 움직인다. 리토르넬로는 음향적 배치를 성립시키는 원리로 세 가지 배치를 형성한다. 첫째, 하위-배치는 카오스에서 환경이 태어나는 단계로 리토르넬로를 통해 환경의 생성 과정은 일종의 자연 음악으로 나타난다. 둘째, 내부-배치는 본격적으로 영토가 성립하는 단계로 자연에서 예술이 어떻게 출현하는지 보여준다. 여기서 예술은 인간만의 특권이 아니며, 동물들의 표현 행위에서 예술의 원초적 기원을 발견한다. 이러한 표현성이 스타일을 획득하고 영토적 모티프와 대위법이 리듬적 인물과 선율적 풍경으로 발전한다. 이처럼 리토르넬로는 영토에서 보다 복잡한 기법을 통해 음악 예술을 만들며 예술의 영역을 자연과 동물의 세계로 확장한다. 셋째, 상호-배치는 영토에서 벗어나 우주로 열리는 단계로 코스모스의 힘이 작용한다. 이에 따라 대규모의 탈영토화 운동이 일어나며, 리토르넬로는 우주적 차원의 음악을 형성한다.

리토르넬로는 배치의 물질적인 요소들을 종합하는 공속과 이를 단단하게 경화하는 응합의 원리를 통해 작동한다. 공속은 배치의 구성 성분들을 함께 묶어 이질성을 그대로 보존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동일성의 종합을 대체한다. 응합은 공속의 성분들을 보다 견고하게 응집하고 결합하여 독립된 재료로 생산한다. 이러한 공속과 응합은 물질적인 재료들을 풍부하게 만들고 강력하게 유착시키는 작용으로 들뢰즈의 유물론적 관점이 잘 나타난다. 또한 리토르넬로는 배치를 열고 닫는 기계의 원리로 변화와 생성을 일으키는 잠재력으로서 생명을 낳는다. 기계는 배치의 이질적인 요소들을 총합한 것이며, 다양한 배치들을 운용하고 변환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기계에 이어 생명은 탈지층화와 공속을 통해 일정한 이득을 획득하는 능력으로 새롭게 규정되고 있다.

리토르넬로는 유물론의 질료주의를 토대로 음악 예술 사조를 정의한다. 유물론의 질료주의는 들뢰즈의 자연철학에 근거하여 형상의 원리에서 벗어나 질료 자체의 역량을 통해 물질의 창조적 발생을 규명한다. 이러한 유물론의 질료주의는 리토르넬로 고원을 관통하는 중요한 원리로 예술 사조를 통해 분명히 드러나며, 현대로 올수록 질료주의는 강화된다. 첫째, 고전주의 리토르넬로는 하위-배치에 상응하며, 카오스에서 환경을 만든다. 고전주의 예술은 전통적인 질료와 형상의 관계로 규정되며, 예술가는 창조자의 위상을 갖는다. 둘째, 낭만주의 리토르넬로는 내부-배치에 상응하며, 영토와 대지를 형성한다. 낭만주의 예술은 역동적으로 변이하는 형상과 질료의 관계로 규정되며, 예술가는 영웅의 위상을 갖는다. 셋째, 모더니즘 리토르넬로는 상호-배치에 상응하며, 우주를 향해 열린다. 모더니즘 예술은 재료와 힘의 관계로 규정되며, 예술가는 장인의 위상을 갖는다. 들뢰즈는 고전주의를 카오스에서 엄격한 형식을 창조하는 과정으로 설명한다. 그리고 독일과 라틴-슬라브계 낭만주의 비교를 통해 낭만주의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또한 모더니즘에서 현대 음악의 첨단성을 긍정하면서 동시에 간소한 종합의 방식을 제안한다. 나아가 낭만주의와 모더니즘에서 민중의 문제를 중요하게 다루며, 민중을 이끄는 음악 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한다. 그래서 음악이 민중들을 일깨워 새로운 삶과 예술을 창조하도록 이끌기 바란다. 이처럼 고전주의, 낭만주의, 모더니즘 세 시대는 어떠한 진화와 무관한 배치로 생성의 질료가 이들을 구분한다.

리토르넬로는 음악의 특권으로서 시간의 선험적 형식을 대체하며, 음악의 최종 목적을 제시하는 고유한 의의를 갖는다. 우선, 리토르넬로는 차이의 반복으로서 생성의 흐름을 잘 표현하는 음악 예술에서 특권을 갖는다. 음악은 탈영토화의 역량이 가장 크며, 민중을 움직이는 힘이 강력한 예술이다. 또한 리토르넬로는 시간의 선험적 형식으로서 지속적으로 새로운 시간을 만들어내며 이 세계와 우주를 창조하며, 주관의 형식에 그치는 칸트의 선험적 시간을 대체한다. 마지막으로 리토르넬로는 영토화된 리토르넬로에서 탈영토화된 리토르넬로로 이행해야 한다. 그래서 코스모스의 리토르넬로를 통해 기존의 체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성을 창조하는 것이 음악의 최종 목적이 된다.

이처럼 들뢰즈는 리토르넬로를 통해 지리철학의 장에서 우주적인 자연 음악론을 펼친다. 여기서 들뢰즈는 리토르넬로를 통해 지리철학의 범주에서 질료주의를 토대로 배치로서 예술 사조를 새롭게 규정한다. 이에 따른 리토르넬로는 생성의 운동을 음악으로 만들며, 자연에서 어떻게 예술이 탄생하는지 잘 보여준다. 또한 환경과 영토, 대지에서 우주의 음악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생생히 드러낸다. 이를 통해 기존의 관념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음악론에서 벗어나 유물론적인 음악 미학의 지평을 새롭게 연다. 특히 모더니즘은 현대성에 관한 사유가 잘 드러나는 지점으로 현대 음악에 대한 독창적이고 탁월한 분석을 제공한다. 나아가 음악이 집단을 움직이는 영향력이 가장 큰 예술이라는 점을 간파하여, 음악을 통해 민중을 이끄는 실천적 역할에 주목한다. 그래서 음악의 최종 목적으로서 코스모스의 리토르넬로를 통해 새로운 생성과 창조의 길을 여는 것, 이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커다란 울림을 전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들뢰즈의 리토르넬로 음악 미학은 음악 예술을 존재론적 차원에서 우주적 생성과 창조의 원리로 제시하며, 음악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확장하는 음악사적 의의를 찾을 수 있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44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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