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어 상위문의 문법화

Abstract

독일어에는 주어와 동사를 포함한 형태로 전체 문장과 분리되어 삽입되거나 문장 맨 앞에 나타나는 구조들이 존재한다. 기존의 연구에서는 이러한 구조들을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언어현상으로 보았다. 그러나 본 논문에서는 이들의 형태 및 구조([S+V])가 종속접속문장의 상위문과 유사하므로, 이들을 상위문에서 변화된 언어 구조라고 보았으며, 이 구조들이 상이한 변화 정도를 가진 하나의 연속선 상에 있다고 보았다. 다양한 언어 변화 현상 중에서 문법화가 이 변화의 연속성을 설명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기존의 문법화 이론에 적용해보았다. 왜냐하면, 문법화가 의미적인 기호가 형태적인 기호로 변화해가는 현상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기존의 문법화 이론들은 주로 형태론적 층위나 통사적인 층위에서 논의가 진행되었다. 따라서 2장에서는 문장 단위에서도 문법화 현상을 논의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문법화 이론 중 Lehmann의 문법화 변수와 Hopper & Traugott의 문법화 단계를 이용하여 복합문(등위접속문장, 종렬문, 종속접속문장)의 문법화를 우선 살펴보았다. Lehmann의 문법화 변수 중에서 적합하지 않은 부분(의미적 온전성, 통합적 유동성)이 있었지만, Lehmann이 가장 큰 축으로 삼았던 자립성의 측면에서 보면, 이러한 복합문들도 문법화의 결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등위접속문장이 가장 덜 문법화된 형태이고, 종속접속문장이 가장 문법화된 형태이다. 상위문의 형태를 지닌 구조를 종속접속사가 생략된 종속접속문장의 상위문(이하 [상위문 + 유도되지 않은 부문장]), [삽입된 구조], [화용적 표지]로 선정하고 3장에서는 Lehmann의 문법화 변수에 기초하여 이 구조들을 계열적 측면, 통합적 측면에서 분석하였다. 또한, Lehmann의 문법화 변수에서 중심적으로 다루지 않았지만, Hopper & Traugott의 문법화 단계를 보았을 때, 의미적인 측면도 문법화가 일어나는 데에 중요한 요소라고 보고 의미적인 측면도 포함하여 각 구조를 세 가지 측면에서 검토하였다. 이러한 측면에서 구조들을 살펴보았을 때 [상위문 + 유도되지 않은 부문장]이 가장 문법화가 덜 된 구조이고, [화용적 표지]가 가장 문법화된 구조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4장에서는 3장에서 분석한 문법화 정도를 바탕으로 다양한 동사유형에서 문법화 정도가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를 문어 코퍼스 자료를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분석한 동사의 유형은 발화동사류, 인지 및 감각동사류, 허락 및 요구동사류, 사고동사류 그리고 의지 및 소망동사류이다. 의미가 세분화되고 복잡한 인지 및 감각동사류, 허락 및 요구동사류, 의지 및 소망동사류가 발화동사류나 사고동사류에 비해 문법화 정도가 낮은 단계까지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이는 동사 부류의 빈도성과 의미의 복잡성과 관련이 있다. 즉, 언어 기호가 문법화 되어가는데 있어서 의미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본 논문은 이전까지 별개의 언어적 현상으로 보았던 [상위문 + 유도되지 않은 부문장], [삽입된 구조], [화용적 표지]의 연관성을 살펴보고 이들을 문법화 과정으로 볼 수 있음을 설명하고자 하였다. 또한 구어체 표현에서 자주 나타나던 이러한 구조들이 문어체 표현에서 나타나는 것도 구조가 하나의 문장성분으로 고정되는 문법화의 과정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이러한 구조들이 문어체 코퍼스에서도 나타나는지를 살펴보았고, 적은 빈도수지만 문어체 표현에서도 나타나는 것을 확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