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교육에 대한 교사의 신념과 교수 행위에 관한 연구

Abstract

교사의 교수 행위는 수업의 핵심이다. 따라서 경제교육에 대한 보다 발전된 논의가 가능하려면 경제교사의 경제 교수 행위를 이해하려는 시도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그런데 교수 행위는 수업의 맥락에 따라 이루어지는 지속적인 의사결정과 관련되어 있으며, 교사의 의사결정은 교사의 신념에 많은 영향을 받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따라서 경제교사의 교수 행위를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경제교사가 가지고 있는 경제교육에 대한 신념을 분석하는 과정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이에 본 연구는 경제교육에 대한 교사의 신념과 그에 따른 교사의 교수 행위를 이해하고자 한다. 연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설정된 구체적인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경제교육에 대한 교사의 신념은 어떻게 유형화되는가? 둘째, 경제교육에 대한 교사의 신념 유형에 따른 경제 교수 행위는 어떻게 나타나는가? 셋째, 경제교육에 대한 교사의 신념과 경제 교수 행위의 관계는 어떻게 이해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혼합연구방법을 사용하여 2011년 4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7개월간 연구를 수행하였다. 경제교육에 대한 신념을 유형화하기 위해 40명의 교사들을 대상으로 양적 접근 방식인 Q방법을 사용하였으며, 유형의 전형성 등을 고려하여 경제교육에 대한 신념이 분명한 5명의 대상자를 선정하여 이들의 신념과 교수 행위를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질적 접근 방식인 현상학적 방법을 사용하였다. 분석 결과, 본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첫째, 경제교육에 대한 교사의 신념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다. 그 중 첫 번째, 학생 중심적 경제교육 유형은 더 나은 경제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보다 능동적인 시민을 길러내는 것이 경제교육의 목적이라고 생각하였다. 따라서 학생들의 의사결정을 도와줄 수 있는 다양한 실생활 사례와 체험형 학생 활동 중심으로 수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이들은 표준화된 교육과정과 강의식 수업, 그리고 객관식 평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신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반면 두 번째인 표준 중심적 경제교육 유형은 학생 중심적 경제교육 유형과 마찬가지로 이상적으로는 합리적으로 의사결정 할 수 있는 시민을 길러내는 것이 경제교육의 목적이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적으로는 대학 입시를 위한 도구 교과로 경제교육을 바라보았다. 이들은 경제 개념과 원리와 같은 표준화된 교육과정을 지지하고, 표준화된 지식을 잘 전달할 수 있는 강의식 수업을 선호했으며, 상대적으로 학생 중심 교육과정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둘째, 경제교육에 대한 교사의 신념은 교수 행위 전반에 영향을 준다. 학생 중심적 경제교육 유형 교사의 경우, 교과서보다는 자신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학생용 학습지를 주된 교재로 하여 수업을 진행했다. 또한 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체험형 활동을 중요하게 생각했으며, 다채로운 실생활 사례를 다루기 위해 노력하였다. 이와 함께 개별지도를 위해 별도의 시간을 할애하는 등 학생들의 배경을 고려한 교수 실행의 모습들도 확인되었다. 반면, 표준 중심적 경제교육 유형의 교사는 교과서를 주교재로 하여 수업을 진행하였다. 이들이 수업을 위해 준비하는 기타 자료들은 모두 교과서에 제시된 경제 개념과 원리를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한 보조 자료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판서를 통해 내용을 구조화하여 전달하는 과정을 비중 있게 다루었다. 셋째, 교사의 신념은 교수 행위에 상당 부분 영향을 주지만, 자신이 처해 있는 상황에 따라 신념과 배치되는 교수 행위가 나타나기도 한다. 학생 중심적 경제교육 유형의 교사는 강의식 수업과 객관식 평가를 지양해야 한다고 믿고 있었지만, 실제 교수 과정에서는 강의법을 중심으로 수업을 이끌어 나갔고, 객관식 평가를 중심으로 평가를 시행하고 있었다. 또한 표준 중심적 경제교육 유형의 교사는 이상적으로는 경제교육이 학생들의 의사결정 능력을 함양시키는 데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믿었지만, 현실적으로는 경제교육을 대학 진학을 위한 도구로 활용하고 있었다. 이와 같은 분석을 결과를 토대로 하여 연구자는 경제교육에 대한 교사의 신념과 교수 행위 간에는 부분적 불일치가 나타나는 것으로 이해했다. 이 부분적 불일치의 원인은 입시라는 환경적 요인에 대한 능동적 고려와 전문가로서의 인정 욕구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한국의 교육 현장에서 입시는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변수이다. 따라서 교사들은 입시 환경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이에 일정 부분 입시에 적합한 교수 행위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더불어 교사들은 스스로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전문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내용 전문가가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내용 전문가가 되길 원하는 학생과 사회의 요구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있으며, 그 결과 학생과 사회의 요구에 부합하는 형태의 내용 전달 중심의 교수 행위가 나타나기도 하는 것이다. 이처럼 교사의 교수 행위는 대부분 자신의 신념에 근거하고 있지만, 때로는 신념과 관계없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이는 교사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요소들을 능동적으로 고려하고, 자신의 신념과 환경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중심잡기의 결과로 이해할 수 있으며, 교사는 자신의 신념과 환경 사이에서 자신의 행위를 주체적으로 최적화한다. 본 연구의 결과는 현장 교사들이 경제교육에 대해 어떤 신념을 가지고 있는지를 확인시켜주며, 경제교육을 바라보는 기존의 이론적 관점이 수정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교사의 교수 행위를 주체적 최적화라는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려는 시도는 교사의 의사결정 과정을 존중함으로서 학교 교육에서 교사의 역할을 교육과정 전달자에서 비판적 실천가로 격상시켜 교사의 전문성 논의에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