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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뢰즈의 미시적 무의식 개념에 대하여
차이의 철학과 무의식으로서의 '분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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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김효영

Advisor
김상환
Issue Date
2019-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들뢰즈미시적무의식분열분석분열자차이의 철학
Description
학위논문(석사)--서울대학교 대학원 :인문대학 철학과(서양철학전공),2019. 8. 김상환.
Abstract
무의식은 검다고들 말한다.(AO 133; 국200) 통상 우리는 검다는 말에서 억압을 떠올린다. 정신분석과 같이 무의식을 성충동으로 규정한다면, 그것은 있는 그대로 의식의 표면으로 상승할 수는 없는, 억압되어야 할 무엇이기 때문이다. 그
러나 들뢰즈적 의미의 무의식은 억압되어 의식의 표면으로 올라오지 못한 어떤 것이 아니다. 오히려 무의식은 어떤 두드러진 규정성을 지니지 않았기에, 아직 빛의 지대로 떠오르지 않은 미규정적인 것에 가깝다. 전자에서 무의식은 자아 내지
초자아와의 갈등과 대립을 통해서만 스스로를 드러내지만, 후자에서 무의식은 규정적인 것들을 배태해내는 보다 적극적이고 근원적인 지위에서 스스로를 입증한다. 전자에서 억압으로서의 무의식이 자신 안에서 쾌락원칙에 복종하는 충동의 거
시적 단일성을 갖는다면, 후자에서 미규정성으로서의 무의식은 자신 안에서 저마다 다른 방향을 제각기 갖는 복수적이고 이질적인 미시적 충동들로서 존재한다. 때문에 들뢰즈의 무의식 탐구는, 억압과 대결하거나 결핍을 충족시키는 식으로
해방하는 방향을 향하지 않는다. 애초에 억압된 무의식도, 결핍된 욕망도 없기 때문이다. 오직 있는 것은 다양한 양상으로 활동을 생산하는 공장과 같은 욕망하는 기계(machines désirantes)로서의 무의식이다. 의식적인 행위나 사고, 판단은
물론 사회를 구성하고 유기적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은 모두 욕망하는 생산(la production désirante)이라는 것이 들뢰즈의 기본적인 생각이다. 그렇기에 무의식은 별도의 승화를 필요로 하지 않으며 그 자체로 사회적이다. 나아가 욕망은 사
회적으로 생산되는 것인 동시에, 사회를 생산하는 것이기도 하다. 무의식 탐구의 요체는 의식이 포착하는 현행적인 것과 동시에 존재하는 현실로서의 잠재성을 다루는 것이며, 나아가 그것이 단일하지 않은 복수성 속에서 작동하는 양상을 밝히는 데에 있다. 요컨대 들뢰즈에게 무의식은 그 자체 차이인 이질적인 미시적 충동들의 운동을 통해 현행적인 것을 배태해내는 역동적인 생산의 장이자 유희의 장으로 사유된다.
이러한 미시적 무의식 개념은 라이프니츠(G. W. Leibniz)와 니체(F. Nietzsche)라는 철학적 자원으로부터 연원한다. 라이프니츠는 지각의 출현의 기저에 미세한 지각들이 존재함을 지적한다. 니체는 통일(unity)로서 의식되기에 이른 모든 것
의 기저에서 무서울 정도로 복합적인 다양한 의지들에 주목한다. 이 때 미세지각들 내지 의지들은 단일한 총체로서의 의식과 구별된다는 점에서 복수적이고, 하나의 통일적인 방향성을 갖지 않고 제각각이라는 점에서 차이적이며, 서로 차
이나는 것들이 공존한다는 점에서 이질적이다.
이런 의미에서 분열자는 임상적 실체로서의 분열증과 아무 관계가 없다. 들뢰즈ㆍ가타리가 『안티 오이디푸스』에서 제안하는 미시-심리의 영역(région microphysique)의 분석으로서 분열분석은 바로 이러한 분열적인 욕망들로부터 출발한다. 오이디푸스적 무의식을 대신하는 분열적 무의식, 몰적(mole) 무의식을 대신하는 분자적(molecule) 무의식은, 바로 이러한 무의식 개념과 외연을 같이한다.
통상 들뢰즈 사유에서 단절을 강조하는 해석에 따르면, 들뢰즈가 가타리와의 공저에서 제시한 분열자 개념은 들뢰즈 본연의 노선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나 들뢰즈의 니체의 힘에의 의지에 관한 해석과 라이프니츠의 미세 지각에 관함 연
구를 안다면, 이런 해석에 동의하기 어렵다. 들뢰즈는 이미 니체에 대한 초기 연구(『니체와 철학』(1962))에서 힘에의 의지 개념을 미시적이고 복수적인 것으로 다루고 있으며, 라이프니츠에 대한 후기 연구(『주름: 라이프니츠와 바로크』(1988))또한 미세 지각을 그와 유사한 것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가타리와의 공동 작업은 초기의 들뢰즈의 사유와 강한 연속성을 가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이는 가타리와의 공동 작업을 통해 제시한 분열자라는 개념이 분열증에 대한
예찬이라는 널리 퍼진 악명높은 오해가 사실이 아님을 보여준다. 오히려 분열자 개념은 니체와 라이프니츠에 잇닿아 있는 미시적 무의식 개념 및 『차이와 반복』에서 발전시킨 들뢰즈의 차이의 철학을 배경으로 하여 출현한 것이다.
요컨대 본 논문은 분열자 개념의 이면에 들뢰즈가 제안하는 독특한 무의식에 대한 사유가 있음에 주목하고, 그것이 들뢰즈가 라이프니츠와 니체로부터 길어올린 철학적 사유와 상관적인지를 밝힘으로써 분열자 개념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도모
하고자 한다. 더불어 분열적인 차이들이 어떻게 비동등하고 불균등한 그대로 하나의 동일한 평면에서 다룸으로써, 분열자와 기관 없는 신체 내지 다양체, 일자와 다자 등을 고찰함으로써, 개념적 연속성에서 다룰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나아
가 그 자체가 차이들이 유희하는 공간으로서의 분열적인 욕망은 차이를 부정과 대립 내지 모순 안에서가 아니라 차이 그 자체로서 다루고자 하는 들뢰즈의 차이의 철학에 부합한다고 믿는다.
Language
kor
URI
https://hdl.handle.net/10371/161616

http://dcollection.snu.ac.kr/common/orgView/000000157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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