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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웅신의 배치와 제주 무가의 지정학적 정체성: 박봉춘 본 <군농본푸리> 재론 : The Arrangement of Gunung god and the Geopolitics of Jeju Shamanist Narrative Song: focus on Gunungbonpu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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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조현설

Issue Date
2022-04
Publisher
한국문학연구소
Citation
한국문학연구 No.68, pp.45-75
Abstract
무가와 무속신화는 그 노래와 이야기를 공유하는 집단의 정체성과 이념을 표현한다. 제주의 군웅본풀이에는 간단치 않은 지정학적 정체성이 표현되어 있다. 군웅본풀이는 제주굿의 제차에서 조상신본풀이에 앞서 구연된다. 군웅신은 일월조상의 한 형식이고, 일월조상은 집단의 정체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따라서 군웅본풀이를 통해 제주 굿공동체의 지정학적 정체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군웅본풀이는 군웅신의 종적 계보를 풀어낸다. 군웅신의 부계에 환웅제석이 오거나 박봉춘 본처럼 특별한 경우에는 고려 왕가를 상징하는 왕장군이 온다. 조부모계에는 천왕제석․지왕제석과 같은 불교의 영향을 받은 무교의 천지신이나 천궁대왕․옥계부인과 같은 도교의 영향을 받은 무교의 천신이 배치된다. 종적 계보화를 통해 제주 군웅신이 한반도의 신성 계보와 연속되어 있음을 드러낸다. 제주 굿공동체의 자의식, 혹은 강한 자부심의 표현이다. 이 과정에서 박봉춘 본 도 형성된다. 박봉춘 본을 통해 군웅본풀이 안으로 고려 태조 왕건의 건국신화가 수용됨으로써 작제건이 바다의 영웅이 되어 해양세력과 연합을 이루었듯이 왕장군이 동해용왕의 세력과 연합을 이루어 군웅신을 낳았다는 지정학적 서사가 만들어진다. 제주는 해외의 권력과 연합해야 안녕을 이룩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그것이다.
군웅본풀이의 지정학적 정체성은 군웅신의 횡적 계열화로도 표현된다. 한반도의 신성 계보 내에서 출현한 군웅신은 굿판의 요청에 따라 응신한다. 중국에서는 천자 혹은 황제군웅으로 놀고, 일본에서는 효자군웅으로 논다. 이런 군웅의 형상은 제주 굿공동체의 중국․일본에 대한 감정과 인식을 드러내고, 해외의 권력에 대한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준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대한 감정과 인식은 변상에 따라 다양하다. 우리나라가 역신군웅이라고 한 데서는 반중․반일의 감정과 인식을, 황자군웅이라고 한 데서는 자부심을, 대흥대비서대비라고 한 데서는 조선왕조의 권력과 제주 지배라는 현실적 권력에 대한 추인을 표현한다. 나아가 다양한 군웅신의 양태가 모두 군웅아방의 말자로 중이 된 군웅신의 변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데 이르면 군웅신의 정체성은 더 복잡해진다. 제주 굿공동체의 해외 삼국에 대한 감정과 관계 인식은 중층적이고 가변적이다.
ISSN
1229-4373
URI
https://hdl.handle.net/10371/184771
DOI
https://doi.org/10.20881/skl.2022..68.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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