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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설화에 나타난 인간적인 것을 넘어선 애니미즘 연구 : A Study on Animism Beyond Humanity in Animal Folkl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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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조현설

Issue Date
2022-06
Publisher
한국구비문학회
Citation
구비문학연구 No.65, pp.271-302
Abstract
유무익에 따른 동물의 분류와 구조화는 인간 지성의 산물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비인간과의 관계 속에서 인류의 존속에 긴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 천신 거쯔는 인간에 대한 태도에 따라 동(식)물을 분류한 뒤 무익은 저주하고 유익은 축복했다. 땅을 개간하지 말라는 우무러와의 금기도 인류 지성의 산물이다. 금기를 언어화하여 전승하는 행위가 공동체의 지속에 유익하기 때문이다. 사슴이 아이 셋을 낳을 때까지는 옷을 내어주지 말라는 금기를 발부했던 것은 그것이 남성 중심의 가족구성체를 이룩하는 데 긴요한 조건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터부를 통해 공동체의 정체성을 보호하고, 분류와 구조화를 통해 인간을 비인간으로부터 분리하는 인간의 지성이 임계점에 이르면 구조를 재구조화하고 금기를 위반하는 일도 인류의 존속을 위해 불가피한 일이다. 이 불가피함에 대한 상상력이 의 막내나 의 목도령, 의 나무꾼으로 하여금 들을 수 없는 동물의 목소리를 듣게 하고, 의 오늘이를 온 우주와 소통하게 한다. 이것이 인간-비인간이 물질성에서는 다르나 내면성은 공유하고 있다고 보는, 다시 말해 비인간-인간을 모두 사람으로 여기는 애니미즘의 우주론이다.
그런데 비인간-인간 사이에 소통이 이뤄지더라도 비인간을 사람으로 여기지 않고 인간중심적으로 인식하면 애니미즘은 실종된다. 의 천신 거쯔의 목소리는 인간적이고, 의 목신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동물의 언어를 알아듣는 민담의 주인공의 능력이 상호성을 잃고 인간의 발복을 향할 때 애니미즘은 미끄러진다. 주인공과 친밀감을 형성하고 있는 동물보은담의 동물은 인간의 시각으로 포획된 오이디푸스적 동물이다. 동물보은담이 은혜 갚은 개나 소와 같은 동물만 사람보다 낫다거나 사람 같다고 여기는 한 거기서 드러나는 것은 안티애니미즘의 우주론이다.
금세기 인류의 공안은 비인간과의 공존이다. 비인간과의 불화에서 촉발된 작금의 코로나 바이러스는 비인간-인간의 관계, 그 동일 지평에 있는 인류의 존속에 대해 심각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 서구 발 근대 문명은 비인간 혹은 자연을 타자화했고, 타자의 목소리를 억압했다. 이 억압에의 욕망에서 초래된 기후위기, 그리고 바이러스의 창궐은 저 근대문명이 도구화한 타자들의 절규로 보인다. 저 비인간들의 절규에 화답하지 않는다면 홍수신화는 우리의 오래된 미래일 수 있다.
ISSN
1229-019X
URI
https://hdl.handle.net/10371/184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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