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문학에 나타나는 환상세계와 현실세계 사이의 거리 - 알프레트 쿠빈의 장편 소설 『다른 한 편』을 중심으로

Abstract

환상문학은 19세기 후반 이래로 대중문학의 주요 장르 중 하나로 성장해 왔다. 이는 환상적 소재와 사건들이 작중세계를 독자의 현실로부터 멀리 떨어뜨리며, 이를 통해 오락성이 극대화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준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다. 그러나 환상적 소재와 사건들은 오히려 현실의 문제를 우회적으로 다루기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 알프레트 쿠빈의 장편소설 『다른 한 편』은 이에 대한 흥미로운 예를 제공해준다. 쿠빈은 한편으로는 공간적 단절과 초자연적인 사건들을 통해서 현실로부터 동떨어진 환상세계를 만들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현실의 특정한 맥락을 지시하는 요소들로 환상세계를 구성함으로써 현실과의 거리를 다시 좁혀주기 때문이다. 작중 세계와 현실세계의 이와 같은 거리 변화는 독자들이 현실의 문제를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직면하도록 해줌으로써, 거부감 없이 현실에 대한 비판적 묘사에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