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 현대사와 한국종교 1 <한국종교의 세계사적 조명> ; 세계사 속의 한국기독교 : 그 위치와 과제

Abstract

세계사의 맥락에 비추어서 한국의 기독교를 얘기한다는 것은 대단히 큰 주제여서 두렵기도 하고 거부감도 느낀다. 그래도 우리 자신의 문제니까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생각을 해 볼 문제인 것만은 틀림없다. 근래에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그렇다면 기독교는 어디로 갔는가? 제목을 붙인다면, 「사도가 서쪽으로 간 까닭은」이 어떨까? 달마가 서쪽으로 가서 희랍 로마 문명을 만나고, 사도들이 동쪽으로 와서 유불선 아시아 종교를 만났더라면 양상이 어떻게 됐을까? 기독교도 또 불교도 필경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튼 사도들은 서쪽으로 향해 갔는데, 그 까닭은 무엇이었는가? 그들이 가지고 간 기독교는 그 서향의 행로로 인해서 어떠한 세계사적인 환경을 가지게 되었는가 하는 것을 생각해 보았다. 그러고 보니까 기독교와 그 문화라고 하는 것이 계속해서 서진해 간 것으로 생각된다. 지중해 일대를 거쳐, 그 다음에 대서양 일대로 해서 지금은 태평양 쪽으로 와 있고, 어찌 보면 세계문화사의 축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기독교가 이와 같이 서진해 왔다고 하는 것, 그 뜻에 대해 생각을 해 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