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弘文館志〉 解題

Abstract

《弘文館志》는 弘文館의 沿革 編制 職能 故事 등을 正祖 즉위 초년에 정리·편찬한 책이다. 조선조 成宗 9년에 集賢殿의 후신으로 藝文館에서 分立된 이후 후기에 이르기까지 朝廷의 정치에는 물론 經學과 文風에 바탕을 둔 유교문화 형성에 크나큰 영향을 끼쳐왔던 弘文館의 모습이 이 시기에 이르러 奎章閣의 設立과 관련되어 정리되기에 이른 것이다. 그러나 家門의 명예는 물론 개인의 실제적인 벼슬길을 보장하는 淸要職으로서 일반적으로 널리 말해지고 있는 만큼 弘文館의 실제적인 政治的 기능이나, 朝鮮 儒敎文化에서 차치하는 비중 등이 밝혀져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歷史的 역할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는 형편이라고 하는 것이 더 타당할 정도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앞으로의 연구가 절실히 요구 된다고 하겠으며, 본서를 영인하여 수록하는 뜻은 바로 그러한 연구를 촉구하는데 있다고 하겠다. 이와 같이, 길잡이가 되어 줄 學界의 업적이 거의 없는 실정이어서 弘文館연구에 좌표를 주는 본격적인 해제는 다음 기회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겠다. 그러므로 본 해제는 다만 弘文館의 조직과 역할에 대한 기초적인 자료를 제공한 다음 몇가지 異本을 소개하는 것으로 그 범위를 한정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