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지도에 관한 연구

Abstract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하는 일은 모두 공식적 규범으로 규율할 수는 없다. 마찬가지의 이유로 국민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행정체제의 모든 활동을 법률 등의 공식적 규범으로 낱낱이 규율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공식적 규범의 지시하에서, 또는 그것으로부터 직접적인 근거를 제공받지 않은 가운데 일어나는 사실상의 행정활동이 있을 수 있는 것이며 또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행정에는 공식적인 것이 있는가 하면 비공식적인 것이 있고 법적으로 엄격히 기속되는것이 있는가하면 실제적 · 사실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있다. 행정의 실제에서 비공식적 · 사실적 활동의 폭이나 비중이 법적 · 공식적인 활동의 경우보다 월등히 더 크리라는 것은 의심할 바 못된다. 구미식 특히 미국식의 실용적 학풍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온 우리 행정학은 행정의 실천적 · 사실적 · 비공식적 국면을 결코 소홀히 하지 않았다. 그러한 행정국면의 연구에서는 단연 종주적 역할을 맡아왔다고 자부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 특유의 행정현상을 연구하는데 필요한 개념과 모형의 개발에 실패한(아주 줄여서 이야기 하더라도 최소한 부분적으로 실패한) 게으름은 별 수 없이 자인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한 게으름의 중요한 사례 가운데 하나가 「행정지도」에 관한 이론발전의 태만이다. 행정지도라 불리우는 행정현상이 반드시 우리 나라에만 전적으로 고유한 현성인 것은 물론 아니다. 어느 나라에나 그러한 현상은 다소간에 모두 있게 마련이다. 이점에서 행정지도의 보편성을 이야기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라마다의 행정지도에는 특유의 국면들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우리 나라의 경우 행정지도가 행정활동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고 그 성격 또한 특이한 점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