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문화와 정치의식

Abstract

한국사회에서 민주주의가 정치체제의 기본적인 이념으로 도입된 것은 제1공화국의 출범과 함께였다. 민주주의는 국민주권에 의해 정치체제의 운용 원리가 도출된다는 이념과 가치를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이념과 가치가 구체적으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우선 시민사회의 민주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하며, 그 바탕 위에서 대의정치와 법치주의가 확립될 수 있어야 한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오늘날 서구의 선진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정치적으로는 절대군주제에 대한 비판과 저항을 통해서, 그리고 사회적으로는 자본주의 경제의 토대 위에서 시민사회가 형성되었고, 국가체제는 이를 바탕으로 대의제와 법치국가로 발전해 나갔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에는 일제식민주의의 통치를 거쳐 해방이 되면서 민주주의가 근대적 시민사회의 토대가 부재한 채 하루아침에 도입되었다. 이러한 여건 때문에 민주공화국 헌법이 제정, 선포되었으나, 대의제도와 법치주의의 전통이 뿌리내릴 겨를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