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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게 피지 않는 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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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박규태

Issue Date
2011-08-15
Publisher
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
Citation
일본비평, Vol.5, pp. 4-20
Abstract
이번 『일본비평』 5호 특집에서는 최근 일본사회의 가장 따끈따끈한 현상들을 대상으로 일본정신분석을 시도해 보고자 한다. 대담한 기획일지도 모르겠다. 일본을 정신분석하자는 것인가? 아니면 일본정신을 분석하자는 것인가? 일본이라는 타자와 부딪쳐 오면서 필자는 종종 막연하게나마 일본은 정신분석의 대상이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일본인과 일본사회를 경험하면서 느꼈던 이문화 충격 때문이었을까? 열거하자면 끝이 없겠지만, 이를테면 양파껍질처럼 속이 텅 빈 중심으로서의 천황제에 대한 집착의 역사, 남에게 메이와쿠(迷惑, 폐)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예절문화에 입각한 질서에의 강박증, 그러면서도 때로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관대한 성문화, 촘촘하게 짜인 거미줄 사이사이로 교묘하게 엮어지는 인간관계의 정형화, 일본사상사에서 흔히 엿볼 수 있는 상반된 사유방식의 공존, 금욕적 초월성을 내세우는 종교에까지 깊이 침투해 있는 현세적 욕망의 과장, 한편으로는 그런 과잉욕망과 다른 한편으로는 철저히 자기를 부정하는 몰아적 절제 사이의 경계 불확정성, 원리적인 것(理)을 배제한 채 자기를 버리고(無私)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는 마코토(誠) 윤리의 내면화, 성인이 된 후에도 유아기의 모성의존심리에 고착됨으로써 나타나는 아마에(甘え) 현상, 이것과 짝을 이루면서 타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려는 OO해 받다(してもらう)의 기묘한 언어용법, 알파에서 오메가까지 모든 것들이 뒤섞여 있으면서도 실은 같은 자리에 늘어서 있는 모순의 질서, 요컨대 논리보다 감정이 일차적인 현실을 구성하는 모노노아와레(物哀れ)적 공동체에의 자기분열적 기억 같은 거 말이다. 혼란과 이질감을 수반하는 그런 충격에 점차 익숙해지고 있던 필자에게 이번 호 특집은 하나의 도전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었다.
ISSN
2092-6863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9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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