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장애를 가진 여성의 질병 경험

Abstract

식사장애는 초기 성인기 여성에게 호발하며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고통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여성의 식사장애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어 식사장애를 겪는 여성들에게 제공할 중재 프로그램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바, 이를 위해 식사장애를 겪는 여성들의 경험을 심층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식사장애를 가진 여성의 경험을 사회문화적 맥락 속에서 이해하고 경험에 대한 실체이론을 도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근거이론방법론을 적용하였다. 본 연구의 참여자는 식사장애를 진단받고 치료를 받은 적이 있거나 현재 치료를 받거나 질병에서 회복된 초기성인기 여성 12명으로, 개별심층면담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다. 면담 자료는 참여자의 동의 하에 녹음하여 필사한 후 분석하였으며, 연구 질문은 식사장애를 가진 여성의 질병 경험은 어떠한가?이다. 수집된 자료는 Strauss와 Corbin(1998)의 자료 분석방법에 의거하여 분석하였다.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1. 식사장애 여성의 질병 경험의 핵심범주는 내 삶의 주인되기였다. 2. 핵심범주와 관련된 인과적 요인은 유년시절의 깊은 상처, 사랑과 인정의 결핍, 삶의 통제감 갈구, 외모지상주의 사회의 압력으로 나타났다. 3. 여성의 질병 경험 과정은 세상의 잣대에 휘둘림, 자아 몰락, 실체 직면, 자아-타자 사이에서의 분투, 자신과의 참 만남의 다섯 단계로 분류되었다. 세상의 잣대에 휘둘림 단계는 참여자들이 사회 혹은 타인이 원하는 모습에 자신을 맞추려고 애쓰는 과정이다. 자아 몰락 단계는 참여자들의 삶의 중심이 타자 쪽으로 완전히 치우쳐져 삶의 초점이 살빼기(절식/폭식/제거)에만 맞추어진 자아가 완전히 무너져 함몰되어버린 상태를 말한다. 실체 직면 단계는 참여자들 스스로, 혹은 가족에 의해 현재의 자기 모습과 대면하게 되며, 현 상태의 문제를 인식하고 살기 위한 탈출구를 모색하기 시작하는 단계이다. 자아-타자 사이에서의 분투 단계는 병원 치료를 선택한 참여자들이 힘겨운 과정을 겪어내며 자아 중심의 삶을 살 것인가, 다시 타자 중심의 삶으로 돌아갈 것인가를 두고 끊임없이 갈등하며 질병을 이겨내려고 노력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자신과의 참 만남 단계는 내 삶의 주인되기의 마지막 과정으로 참여자들이 치료를 통한 분투과정을 통해 타자 혹은 사회의 잣대에 휘둘리지 않는 진정한 자아를 획득하게 되는 단계이다. 4. 이 과정을 통하여 질병을 극복한 참여자는 자신의 몸이 편안해지고, 역경을 딛고 한 단계 성장하여 성숙해진 자아로 거듭나며, 타인과의 관계가 회복되고, 행복해진 일상을 누리게 되었다. 하지만, 도중에 치료를 중단한 참여자의 경우 다시 살빼기에 함몰된 삶 속으로 회귀하여 고통받고 있었다. 5. 참여자들의 행위/상호행위 전략에 영향을 미치는 중재적 조건은 지지체계로, 구체적으로는 가족의 지지, 경제력, 직장, 신뢰할 수 있는 치료자로 나타났다. 본 연구는 식사장애를 겪는 젊은 여성들의 경험을 심리적,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총체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이들의 경험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이해를 도모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본다. 본 연구 결과를 토대로 식사장애 여성들의 고통을 경감시킬 수 있는 중재를 개발하여야 하고, 식사장애의 예방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 및 시행하여야 하며, 식사장애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한 사회적·정책적인 접근이 필요함을 제언한다.

주요어 : 식사장애, 여성, 질병 경험, 질적연구 학 번 : 2011-30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