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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급 가구와 지역노동시장: 마산·창원지역 구조조정과 여성 노동 유연화 : Working-Class Households and Local Labor Markets: Corporate Restructuring and the Flexibilization of Womens Labor in Masan and Chang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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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허은

Advisor
장경섭
Major
사회과학대학 사회학과
Issue Date
2016-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여성 노동자가구지역노동시장구조조정여성 노동 유연화노동력재생산마산수출자유지역창원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사회학과, 2016. 2. 장경섭.
Abstract
여성 생산직 노동자들은 한국 산업화의 명실상부한 주역이었다. 그들은 초기 산업화를 주도한 경공업의 주력 노동자층이었고, 한국 노동운동을 이끈 투사들이었다. 그러나 1986년 이후 여성 집중 제조업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여성 생산직 노동자 규모는 대폭 줄어들었고, 1987년 노동자대투쟁을 거치면서 노동운동의 주도권은 남성 노동자에게 넘어갔다. 이와 같은 여성 생산직 노동자의 주변화는 여성 집중 제조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실행된 여성 노동 유연화 전략과 남성 중심 노동운동의 결과로 설명된다. 그러나 자본과 노동조합의 성별화된 행위가 저항과 갈등에 직면하지 않은 채 실행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설명은 공백으로 남아 있다.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마산·창원지역을 사례로 1987년 이후 중공업 중심 산업구조로의 전환과 남성 중심 노동운동으로의 재편을 거치면서 형성된 특수한 지역적 맥락에서 여성 생산직 노동자의 주변화가 진행된 구조조정 과정과 이 과정을 뒷받침한 노동력재생산 조건을 규명하였다.
1987년 이후 마산수출자유지역에서는 미혼여성 노동자들의 저임금, 장시간노동에 기초한 생산비 절감 전략을 고수하기 어려워지면서 구조조정이 본격화되었다. 자동화를 중심으로 노동과정이 재조직되는 과정에서 미혼여성 노동자들의 대규모 감원이 이루어졌고, 노동 유연성을 극대화할 목적으로 확대된 비정규 고용과 외주생산의 주력 노동력으로 기혼여성 노동자들이 동원되었다. 자본과 남성 노동자집단의 타협을 통해 구축된 협력적 노사관계는 이 같은 구조조정 과정이 안정적으로 전개될 수 있는 기반으로 작용하였다. 자본은 기혼여성 노동자들을 유연노동력으로 활용함으로써 남성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노동조합과의 갈등을 우회할 수 있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기혼여성 노동자들이 유연노동력으로 동원될 수 있었던 조건은 남성의 고소득을 전제로 여성의 임금노동 참여가 이루어지는 노동계급 가구를 통해 형성되었다. 여성 집중 제조업의 구조조정이 전개되는 동안 남성 집중 제조업의 노동조건은 크게 개선되었다. 이 과정에서 지역노동시장은 성별임금격차가 커지고 괜찮은 여성 일자리는 적은 양상으로 재편되었다. 이는 남성의 부양 역할을 강화하는 한편 미혼여성에게 결혼 압력을 부과하는 조건으로 작용했다. 노동계급 남성의 임금수준이 크게 상승하였지만, 기혼여성의 취업유인이 약화되지는 않았다. 가계 운영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중요성이 커졌을 뿐 아니라, 부모 부양 및 자녀 양육에 더 많은 현금소득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지역노동시장과 가구경제의 이 같은 특성을 기반으로 노동계급 성별분업 양상은 부양 역할이 남성에게 있지만 재생산노동을 책임지는 여성이 임금노동에도 단속적으로 종사하는 1.5인소득자 가구 형태로 나타난다. 여성의 임금노동에는 남성의 부양 역할과는 구분되는, 학령기 자녀에 대한 적극적 모성 실천이라는 의미가 부여되면서 남성성과의 충돌이 우회되는 한편 규범적 정당성 또한 확보된다. 이와 같이 기혼여성의 임금노동 참여와 생계 안정을 뒷받침하는 노동계급 가구를 기반으로 지역노동시장에는 불안정노동 수요를 충당하는 기혼여성 노동력 공급층이 형성될 수 있었다. 이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기혼여성 노동자들이 유연노동력으로 동원될 수 있는 조건이 되었다.
여성 노동자에 대한 배제와 차별에 근간한 협력적 노사관계는 노동계급 가구의 젠더관계를 기반으로 지역노동시장의 성별불평등이 재생산되는 기제가 형성됨으로써 유지될 수 있었다. 1987년 노동자대투쟁을 계기로 지역 차원에서 성별을 초월하여 형성되었던 노동자 연대의 범위는 1990년 이후 기업 단위로 축소되었다. 마산수출자유지역 노동운동이 무력화되는 과정에서 여성 활동가들의 노동운동과의 연계가 점차 약해졌고, 노동조합 미조직 사업장에 집중돼 있는 여성들은 노동운동에서 배제되었다. 노동운동은 점차 남성 노동자들의 전유물이 되어 갔다. 남성 중심 노동운동을 기반으로 기업내부노동시장이 제도화되면서 남성의 노동조건은 크게 개선되었다. 그러나 노동조합과 기업내부노동시장으로의 진입이 차단된 여성 노동자들은 주변화된 노동력으로 남아 있게 되었다.
낮은 노동시장 지위와 성차별에 대한 여성 노동자들의 저항 가능성은 노동계급 가구의 젠더관계를 기반으로 형성된 모성 중심 노동생애전망과 동반자 의식을 통해 약화되었다. 어머니 역할을 중심으로 정형화된 노동생애전망은 여성 노동자들에게 불안정노동 현실이 수용될 수 있도록 하는 기제로 작용하였다. 부모 역할 중심의 부부관계를 기반으로 구성된 동반자 의식은 특권을 누리는 남성 노동자와의 관계가 자녀를 위해 상호 협력하는 관계로 인식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작업장의 성차별을 정당화하는 기제로 작용하였다. 이와 같이 성별불평등한 노동 현실은 노동계급 가구의 젠더관계를 기반으로 수용 가능한 노동 경험으로 전환될 수 있었다. 이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남성 중심 노동조합과의 협력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유연화 압력을 기혼여성 노동자들에게 집중하는 전략이 안정적으로 실행될 수 있는 조건이 되었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2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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