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논제 토론 수업을 위한 설계 기반 연구

Abstract

본 연구는 가치 논제 토론 수업의 체제를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가치 논제는 가치 갈등을 구체화하고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논증 훈련의 장으로 활용되며, 국어과뿐 아니라 사회과, 도덕과에서도 자주 수행되는 범교과 통합 활동의 성격을 지닌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하지만 현재 토론 교육에서는 가치 논제에 대해 거의 언급하고 있지 않으며, 이를 교육하기 위하여 교사가 활용할 수 있는 토론 수업 설계 이론 또한 부재한 상황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가치 논제 토론 수업을 설계하고 실행할 때 필요한 가치 논제 토론 수업 목표, 내용, 방법 및 평가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고자 하며 이를 통해 교사가 가치 논제 토론 수업을 종합적으로 기획할 수 있도록 돕는 데에 기여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설계 기반 연구(Design-Based Research)를 연구 방법으로 활용하였다. 설계 기반 연구는 현장의 실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자와 현장 전문가 등의 교육 주체들이 상호 협력적으로 분석, 설계, 개발, 실행 과정을 반복하여 실용적 이론을 형성해나가는 연구 방법이다. 연구 결과 본 연구는 토론 수업과 가치 논제 토론 수업이 교실 토론(classroom debating)의 관점에서 해석되어야 한다는 이론적 전환을 마련하였다. 토론 수업은 산물 중심, 경쟁과 승패 중심의 대회로서의 토론이란 관점이 아니라 달성하고자 하는 수업 목표를 중시하고, 여러 수준을 가진 학습자들이 통제되지 않은 환경에서 일정 정도의 토론 능력 향상을 시도하는 교실 토론의 관점에서 사고되어야 한다. 그리고 본 연구에서는 국어과는 물론 사회과, 도덕과의 토론 수업을 총괄적으로 검토하여, 이분법적으로 논의되어 왔던 교육 내용으로서의 토론과 교수・방법으로서의 토론을 모두 포괄할 수 있는 가치 논제 토론 수업 목표의 범주를 설정하였다. 즉 가치 논제 토론 수업의 목표는 가치 문제에 대한 의사소통 능력 신장, 가치 문제에 대한 비판적 사고력 신장, 가치 문제에 대한 의사 결정 능력 신장의 목표 범주로 분류될 수 있다. 또 가치 논제 토론 이론 중 토론 패러다임을 교실 토론의 관점에서 조망하는 것을 통해 토론 패러다임을 토론 수업에서 교사와 학습자가 활용할 수 있는 교육적 의사 결정의 자원으로 재해석하였다. 정책 토론과는 달리 보편적으로 인정받은 패러다임 없이 필수 쟁점 패러다임, 내러티브 패러다임, 가설 검증 패러다임, 쟁점 의제 패러다임 등이 경쟁하고 있는 가치 논제 토론 패러다임은 교실 토론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풍부한 교육적 의사 결정 자원이 될 수 있다. 본 연구는 토론 패러다임과 세 가지의 가치 논제 토론 수업의 목표 범주, 가치 논제 토론 수업의 준비, 실행, 평가 단계를 결합하여, 가치 논제 토론 수업에서의 토론자와 청중의 위상, 논제의 선정 기준, 주요 수업 내용 요소, 토론 형식, 그리고 토론 평가의 관점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 이와 함께 가치 논제 토론 수업의 기본적인 내용이 되는 필수 쟁점을 재개념화하고 구체화하였다. 즉 필수 쟁점 구조를 통해 토론의 전체적인 구도를 이해하는 방책을 마련한 것이다. 또 가치 판단 기준 중심으로 필수 쟁점을 재개념화하고, 각 필수 쟁점의 세부 요건들을 구체화하였으며 가치 판단 기준 도출에 관한 실제적 문제들을 논의하였다. 이상의 논의와 함께 본 연구에서는 가치 논제 토론 수업 체제로서 가치 논제 토론 수업의 설계 원칙과 상세 지침, 교사의 전반적 수업 설계를 안내하는 수업 설계 모형(수업 계획-실행-평가) 그리고 수업 실행 활동을 구체화한 교수・학습 모형(토론 준비-토론 수행- 토론 평가)을 제시하였다. 특히 본 연구에서 제시한 교수・학습 모형은 각 단계를 최대한 분절하고, 모둠 토론과 전체 토론 등 다양한 형식을 제시하여 시간적 제약과 교실 환경의 조건에 맞춰 교사가 융통성 있게 실행 가능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가치 논제 토론 수행 단계를 가치 논제 토론 수업 목표 범주인 가치 문제에 대한 의사소통 능력 신장, 비판적 사고력 신장, 의사 결정 능력 신장의 세 가지로 분기하였으며, 이러한 각각의 토론 목표는 국어과 수업 목표를 넘어서 사회과, 도덕과의 수업 목표를 포괄하기 때문에 교과 통합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