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소설의 인물 이해 교육 연구

Abstract

이 연구는 고전소설교육에서 인물 이해 교육의 내용과 방법을 구안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이를 위한 주요 방법론으로서 인물 정보소(人物情報素, character informant)의 개념을 정립하고, 인물 정보소를 활용한 인물 해석의 과정을 체계적으로 구성하는 데 연구의 중점을 두었다. 인물 이해란, 소설 텍스트에 언어적 구조물로 존재하는 인물의 성격을 해석하고 이를 자기화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여기서 인물의 해석은 대상 인물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분절로부터 인물 정보소를 추출하고 이를 성격으로 맥락화하는 활동이며, 자기화는 학습독자가 인물이 주는 개별적 의미를 적극적으로 탐구하는 활동이다. 따라서 인물 정보소를 활용한 인물 이해는 학습독자가 소설 텍스트 속에 존재하는 인물 정보소를 추출하고 이를 활용하여 작중인물을 해석하고 자기화하는 활동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인물 정보소란 독자가 인물을 해석하는 데 활용하는 해석의 기본 단위로서, 독자가 텍스트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언술로부터 추출해 낸 인물에 대한 단위 정보를 의미한다. 소설의 인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텍스트의 언술로부터 인물 정보소를 추출해 내야 한다. 인물 정보소는 독자가 텍스트에서 인물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분절을 인식하고 이를 언어적으로 명료화하는 과정을 거쳐 추출될 수 있다. 그러한 언어적 명료화의 방식에는 텍스트상의 표현을 그대로 재기술하는 방식과, 텍스트의 분절 속에서 학습독자가 인물에 대한 단위 정보를 일반화하거나 추론하는 방식이 있다. 인물 정보소를 활용한 인물 해석은 추출된 인물 정보소를 그 서사 추동성을 기준으로 지배적 인물 정보소와 주변적 인물 정보소로 구분한 뒤, 지배적 인물 정보소가 작중 세계 속에서 발현되는 양상을 탐색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인물 정보소의 서사적 발현 양상에 대한 탐색을 맥락화라 할 수 있는데, 인물의 성격 맥락화는 작품의 서사 전개에서 인물 정보소의 서사 추동적 역할과 양상을 탐색하는 서사 내적 맥락화와 작품과 관련된 외재적 정보를 활용하여 성격을 파악하는 서사 외적 맥락화가 있다. 이러한 인물 해석의 과정과 원리를 기반으로, 이 연구는 <춘향전>과 <흥부전>의 중심인물을 대상으로 하여 인물 정보소의 추출과 맥락화를 통해 인물의 성격을 파악하는 과정을 체계적으로 구체화하였다. <춘향전>의 인물에 대해서는 신분과 욕망에 관한 인물 정보소를 중심으로, <흥부전>의 인물에 대해서는 빈부와 욕망에 대한 인물 정보소를 중심으로 각 인물의 성격을 현실 반영주로서의 사회적 성격, 욕망 추구주로서의 심리적 성격, 서사 기능주로서의 기능적 성격으로 범주화하여 파악하였다. 소설의 인물 이해 교육은 지식, 수행, 경험의 측면에서 다음의 세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획되고 실천된다. 첫째, 소설이라는 문학 장르에서 인물의 개념, 위상, 기능 등에 대한 지식의 습득, 둘째, 소설 텍스트에 언어화되어 있는 인물 형상의 이해 능력 향상, 셋째, 인물 이해 경험을 통한 자기 성찰과 인간 통찰의 경험 축적이 그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인물 이해 교육 실천상의 주요 변인으로 학습독자의 경험․지식․태도, 대상 인물에 대한 해석의 전통을 들 수 있다. 앞서 제시한 인물 이해 교육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학습독자의 인물 이해에 관여하는 변인들을 적절히 통제하면서 교육의 내용과 방법을 구안할 필요가 있다. 이에 이 연구에서는 분절의 탐색과 인물 정보소 추출, 인물 해석의 다변화, 인물 해석의 자기화로 단계화하여 인물 이해 교육의 방법을 구안하였다. 이 연구는 그 동안 소설 교육의 핵심적인 교육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논의가 빈약했던 인물 이해의 교육 내용과 방법을 본격적으로 다룬 연구로서, 인물 정보소라는 텍스트 기반적 해석 단위의 개념을 새롭게 정립하고 이를 활용하여 인물 이해 교육의 내용과 방법을 체계화하고자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