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행에 관한 연구: 사회적 관행에서 법적 관행으로

Abstract

본 연구는 관행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법 이론적 탐구이다. 본고는 관행의 개념과 본성에 관한 심층적인 연구를 통해 관행 그 자체에 대한 보다 개선된 이해를 얻고자 한다. 이를 기초로 사회적 관행의 개념과 존재 조건을 해명하고, 법적 영역에서 유의미하게 고려되는 법적 관행 정식을 도출한다. 또한 나쁜 관행을 소재로 삼아 관행의 효력 및 관행 평가라는 실천적 문제를 다룬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본고가 설정한 두 단계의 연구 목표 및 세부 과제는 다음과 같다.

(1) 관행의 개념과 존재 조건, 규범성의 원천 및 정당화 근거: <1단계 목표>

(2-A) 관행성을 보존하면서도, 변화와 혁신의 가능성을 허용하는 유연한 관행 개념과 동적 이론 개념과 본성의 문제: <일반이론 차원>

(2-B) 관행성의 극단화를 제어하고, 나쁜 관행을 평가할 수 있는 이론 효력과 평가의 문제: <법 이론 차원>

<1단계 목표>는 본고가 규명하고자 하는 일차적 연구 주제를 뜻한다. <2단계 목표>는 1단계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과정에서 전제된 본고의 탐구 방향과 초점을 담고 있다. 이는 일반적인 사회적 관행 이론(2-A)과 법 이론(2-B)의 두 차원에서의 세부 과제로 구체화된다. 이러한 연구 물음들에 답하기 위해, 본고는 네 개의 주요 장으로 구성된다.

제2장에서는 대표적인 사회적 관행 이론들을 검토한다. (1)흄과 루이스를 중심으로 한 조정 해법 모델, (2)루이스의 기본 전제들을 거부하면서 등장한 대항 모델로서 길버트, 밀러, 밀리칸의 관행 이론, 그리고 (3)조정 해법 모델은 수용하되 그것이 갖는 한계를 보완하고자 새로운 관행 유형을 제안한 마머의 복합적 관행 모델이 있다. 제3장은 기존 관행 이론가들의 분석 틀에 얽매이지 않고, 관행 그 자체의 개념적 구조와 필수 요소들을 탐구한다. 상황・해법・상호작용 요소의 면에서 관행을 분석하면서 관행 개념을 정교화 한다. 이에 한 걸음 더 나아가, 본고는 관행에 대한 정적 접근의 한계를 보완한 동적 관행 이론을 구상한다. 동적 이론은 개념관(conception)과 주제(theme)의 두 측면으로 이루어진다. 이런 성과를 기초로, 본고는 수정된 사회적 관행 정식을 제안함으로써 개선된 관행 개념과 존재 조건을 제시한다. 제4장은 관행의 규범성을 다각도로 해명한다. 관행이 갖는 규범성의 원천과 정당화 근거를 논한다. 그리고 일종의 병리 현상으로서 나쁜 관행을 소재로 삼아 관행의 효력 및 평가 문제에 천착한다. 본고는 관행 정식을 충족한 진성 관행은 존중받을 자격이 있다(관행 존중의 원칙)고 주장한다. 이를 법적 용어로 변환한 것이 추정적 효력 테제이다. 즉, 진성 관행은 추정적 효력이 부여되며, 그것에 따를 일반적 준수 의무가 있다. 그러나 무의미한 관행과는 구별되는 나쁜 관행의 경우에는 그 효력이 부정되며, 따라서 일반적 준수 의무도 소멸된다. 제5장에서는 본고의 대안적 관행 이론의 성과를 법적 영역에 적용하고 그 함의를 밝힌다. 우선 법적 관행 개념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논구한다. 또한 수정된 사회적 관행 정식에 법적을 나타내는 조건들을 더하여 법적 관행 정식을 제안한다. 마지막으로 본고의 대안적 관행 이론이 법 실무와 법 이론 영역에 미치는 함의를 밝힌다. 전자를 위해서는 우리 최고법원의 판결을 관행 이론적 관점에서 고찰하며, 후자를 위해서는 본고의 이론이 법철학적 관행주의에 갖는 시사점을 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