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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유기체적 생명성 표현에 관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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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최혜인
Advisor
김성희
Major
미술대학 미술학과
Issue Date
2017-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식물유기체적 생명성생장순환관계망진채(眞彩)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미술학과, 2017. 2. 김성희.
Abstract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은 생명을 얻는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 나아간다. 죽음이 없는 생명체는 존재하지 않기에 역설적이지만 생명의 고향은 죽음이라 할 수 있다. 생명체는 또 독립적인 동시에 상호의존적인 존재로서 주위 환경과 끊임없이 교감하고 교류하며 삶과 죽음을 되풀이해 나간다. 그런 의미에서 삶과 죽음의 순환 구조는 생성과 소멸의 반복이기도 하다.
생명체 중에서도 식물은 순환적인 삶의 원천이자 생태계의 기반이다. 이는 식물이 대지에 산소를 공급하는 동시에 초식 동물들의 필수적인 에너지원으로서 지구 생태계의 중추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식물은 자연의 대표자로서 햇빛과 물을 섭취하면서 스스로 살아간다. 동물처럼 분명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식물 역시 생존을 위한 가열찬 삶이 있다. 단지 정지한 듯 보이는 형태를 통해 그것이 조용히 표출되고 있을 뿐이다. 노자는 단단하고 강한 것을 죽음에, 부드럽고 약한 것은 삶에 비유하였고 부드럽고 약한 것일수록 생명력이 충만하다고 보았다. 그런 식물은 바람, 새, 곤충 등의 도움으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며 그 대가로 잎과 꿀, 그리고 열매를 아낌없이 내줌으로써 주변 생물들과 유기적인 관계망을 형성하고 공생한다.
본 논문에서는 식물, 그 가운데에서도 특히 식용 식물의 유기체적 생명성 표현에 관해 연구하였다. 이는 본 연구자가 아름다운 꽃이나 수목, 매•난•국•죽의 사군자나 관상용 화초들이 아니라 밥상에 올라오는 평범한 식용 식물, 채소의 생명성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예술은 아름답고 우아하며 독특하고 신비로운 대상만을 작품 소재로 삼지 않는다. 오히려 특별함 속에 묻혀 있는 평범함에 주목해 그 평범함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발굴함으로써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에 보다 폭넓은 사유와 깨달음을 제공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그런 의미에서 작품 속 식용 식물 소재들은 일상 속에 깊이 녹아 있는 친밀함과 익숙함을 낯설게 하기 란 렌즈로 바라보게 해준다.
본 연구자는 생명성의 의미를 크게 자연과 사회, 두 측면으로 나누어 고찰하였다. 먼저 자연과 연계된 측면에서 여성과 본성적 성격을 지니는 도가의 생명성과 탈속과 순환적 성격인 불가의 생명성을, 사회적 측면에서는 인간 관계 속에서 형성된 유가의 철학적 관점과 근래에 활발히 연구되는 생태학점 관점에서 생명성이 지니는 의미를 파악하고자 시도하였다. 부연하자면, 만물을 생육(生育)시키는 도를 모성, 물 등에 비유한 도가의 무위ㆍ자연 개념과 생명관, 일체만물은 연기(緣起)에 의해 연속적으로 존재하며 개개의 사물은 존엄성이 있다는 불가의 생명 사상, 천지만물이 적합한 때에 맞게 변화하고 그 관계 속에서 소통하는 유가의 생명성, 그리고 생태계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가 그물망 같은 먹이사슬로 연결되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상생의 개념은 본인의 작품을 이해하고 분석하기 위한 이론적 토대를 마련해 주었다.
이에 따라 본 연구자는 1998년부터 2016년까지 제작한 본인의 작품들을 대상으로 도가, 불가, 유가의 동양적 세계관과 생태학적 관점에서 생명성의 표현이라는 주제 아래 이론적 분석을 시도하였다. 그 결과, 식용 식물을 주로 다루고 있는 본 연구자의 작품 세계는 씨앗의 생성에서부터 소멸에 이르기까지의 일련의 생장 과정이 가변적이고 다양하며, 순환적인 동시에 항상(恒常)적인 유기체적 생명성의 특성을 표현하고 있다고 파악하였다.
이와 함께, 군집을 이루며 성장하고 번식하며 소멸하는 버섯과 콩나물 등의 식용 채소들은 인간 사회와 마찬가지로 경쟁하는 동시에 공생하는 삶의 특성을 대변하고 있다고 보았다. 실제로 본 연구자의 작품에 등장하는 군락 식물들은 삶 자체가 개별적인 것이 아니라 서로 얽히고 설켜서 함께 자라고 함께 번성하며 함께 소멸되는, 관계망 속에서의 공동 운명체이기에 작품을 통해 드러나는 이들의 생명성은 익숙하지만 낯설게, 또 조용하지만 치열하게 전개된다.
식용 식물이 지니는 이러한 특성들을 적절하게 표현하기 위해 본 연구자가 택한 채색 기법은 진채(眞彩)이다. 이는 진채가 칠하고 마르는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한 기법이기에 식용 채소의 순환성을 가장 잘 표현한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생의 주기가 짧기에 오히려 반복적인 생의 주기가 더욱 익숙하게 다가오는 식용 채소의 생명성은,낯설게 하기 를 통해 진채 기법으로 다양한 층위(layers)를 이루며 표현된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본 논문에서 다루는 생명성은 생의 에너지가 갑작스레 발산되는 순간적이고 일회적인 생명성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발아와 성장, 그리고 소멸이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순환적 인 생명성을 의미한다. 진채를 사용한 또 다른 이유는, 군집 속에서 맹렬한 경쟁을 감수해야 하지만 동시에 종국에는 어느 식물보다 인간과 거리가 가장 가까운 식탁에 놓이는 식용 채소가 유연하면서도 질긴 생명성을 오롯하게 표출하기에, 켜켜이 쌓이는 진채의 특성과 잘 부합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자가 제작한 작품들은 습식벽화, 흙벽화, 견(絹), 한지와 마(麻) 등 다양한 바탕재 위에서 광물ㆍ식물성 안료와 자연 염료, 기타 재료를 사용함으로써, 수많은 식용 식물들의 순환적인 삶과 군집 방식, 유기체적 생명성과 그 특성들을 다층적으로 표현하고자 의도했음을 밝힌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2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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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ars in Collections:
College of Fine Arts (미술대학)Dept. of Fine Art (미술학과)Theses (Ph.D. / Sc.D._미술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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