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산업단지의 문화적 활용에 관한 연구

Abstract

최근 산업사회의 발달과 함께 생겨난 근대산업유산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산업유산은 문화유산의 한 부분으로서 비교적 현대에 들어와서 그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하였다. 국내에서도 산업유산의 중요성을 인식해가고 있으며 보존과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산업유산들은 현재 가동중인 경우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며, 쓸모가 없어진 후에야 보존 및 활용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 방법에 있어서도 복합문화예술공간이라는 유사한 이름으로 획일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국내 경제발전의 중심인 국가산업단지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인식하고 현재 관점에서 문화적 활용방안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국가산업단지들은 대부분 우리나라 경제발전 초기에 국가적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조성되기 시작하여 현재까지도 산업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나 그 역사적 가치는 높이 평가되고 있지 않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국가산업단지를 대상으로 현재 지니고 있는 잠재적 산업유산에 관하여 조사를 하고 분석하여 문화적 활용 가능성을 찾고자 하였다. 문화적 활용 도구로는 라키비움을 적용하였다. 라키비움은 도서관, 기록관, 박물관이 합쳐진 개념으로 인류문화보존 및 발전이라는 공통된 목적을 가지고 있다. 라키비움이라는 융복합 공간에서는 소장자료의 범위가 확대되고 보존과 활용방법도 다양해지며, 커뮤니티 활동과 평생교육의 기능이 다양한 모습이 될 것이다. 라키비움은 콘텐츠 특성과 방문객을 중심으로 라키비움의 유형을 분류할 수 있다. 콘텐츠를 기준으로 할 경우, 보존가치가 높은 콘텐츠보존형 라키비움과 활용도가 높은 콘텐츠활용형 라키비움으로 분류하고, 방문객을 기준으로 할 경우, 지역민의 비중이 큰 지역사회형 라키비움과 외부관광객의 비중이 큰 관광형 라키비움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 네 가지 유형의 라키비움은 서로 교차하여 콘텐츠활용-지역사회형, 콘텐츠활용-관광형, 콘텐츠보존-지역사회형, 콘텐츠보존-관광형 라키비움으로 유형화할 수 있으며 혼합적 성격도 가능하다. 본 연구의 조사대상은 현재 가동중인 국가산업단지 35곳이다. 35개 단지는 크게 업종을 중심으로 일반제조업군, 운송․제철군, 자원․발전군, 정보․연구개발군으로 분류하였다. 국가산업단지의 조사내용은 유무형의 산업사 및 생활사 자료의 파악이다. 산업사적 콘텐츠로는 건물, 시설, 장비, 생산품, 기술, 데이터, 시스템, 노동운동이며, 생활사적 콘텐츠로는 주거시설, 커뮤니티시설, 생활문화, 활동프로그램, 동호회 등을 조사하였다. 조사방법으로는 기업자료, 발간자료, 통계자료, 신문, 인터넷 등의 문헌조사와 현장방문 및 인터뷰 등을 사용하였다. 조사내용의 평가는 역사성, 기록성, 대표성(상징성), 유일성, 집합성, 전문성(특수성) 등을 기준으로 평가하였다. 조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국가산업단지들은 대부분 국내산업 및 경제를 대표하거나 역사를 함께 함으로서 과거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문화유산으로서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었다. 또한 국가산업단지의 기술 수준이 매우 높고 전문적이어서 전문성, 기록성 등의 다른 항목에서도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둘째, 국가산업단지가 가지는 콘텐츠를 산업사와 생활사로 나누어 조사하였을 때 산업사적 자료는 매우 풍부한 방면, 생활사적 자료는 상대적으로 부족하게 나타났다. 그 이유로는 단지내 주거환경이나 생활환경이 발달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고, 생활문화가 단지별 특성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경우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셋째, 35개의 국가산업단지의 콘텐츠를 조사한 결과 업종별로 유사한 특성과 평가가 나타났다.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보존과 활용이 가능한 성격을 가지고 있고, 단지종사자부터 외부관광객까지를 아우를 수 있는 자료를 보유하고 있었다. 넷째, 35개 국가산업단지의 문화적 활용을 위하여 라키비움 유형을 평가한 결과 다섯 가지로 분류되었다. ①업종대표 종합형 라키비움, ②지역중심 활용형 라키비움, ③업종대표 기술형 라키비움, ④시설 관광형 라키비움, ⑤산업단지 평생교육형 라키비움 등이며, 특성에 따라 라키비움의 수집정책에서부터 운영프로그램까지 다르게 적용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