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極微 해석을 통해 본 世親 철학의 轉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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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이규완

Advisor
안성두
Major
인문대학 철학과
Issue Date
2017-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세친극미화합화집유식인식대상12처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철학과 동양철학전공, 2017. 2. 안성두.
Abstract
이 논문은 세친의 극미 해석을 통하여 그의 철학적 전이과정을 추적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이를 위하여 논문에서는 세친이 『유식이십론』에서 제시한 몇 가지 명제들을 추적하는 방식을 취하였다. 세친은 『유식이십론』에서 오직 표상일 뿐(vijñaptimātra)임을 천명하고, 그에 대한 논증에서 심(心, citta), 의(意, manas), 식(識, vijñāna)과 표상(表象, vijñapti)이 동의어라고 설명한다. 두 번째는 『구사론』에서 12처의 실유설을 지지하였던 세친이 『유식이십론』에서는 12처를 인무아를 확립하기 위한 숨은 의도를 가지로 설해진 가설적 존재라고 주장한다. 세 번째로 세친은 『구사론』에서 극미설을 인정하지만 『유식이십론』에서는 극미의 실재성 부정을 통하여 법무아의 확립을 논증한다. 세친의 철학에 나타나는 이같은 일련의 해석적 변화와 철학적 전이의 경로를 극미설에 초점을 맞추어 탐색하는 것이 이 논문이 의도하는 바이다.
논문은 극미설을 세친철학의 전이과정을 분석하는 구상적인 도구로 채택되었으며, 이는 세친 자신이 『구사론』의 12부분에서 다양한 아비다르마 학파철학의 주제들을 논의하면서 사용하였던 방법이기도 하다. 그러나 극미 해석에 따른 철학적 분석을 수행하기 위한 전제로 아비다르마 각 학파들의 극미 개념을 명확히 확정할 필요가 대두되었다. 기존의 연구에서 오해되었거나 남겨진 문제들을 점검하고 철학적 함의를 검토한 후에야 그에 근거한 세친 철학의 분석이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논문은 아비다르마철학 학파들의 극미개념을 명확히 하는 것과 세친철학의 전이과정을 추적하는 두 부분으로 구성하게 되었다.
전통적으로 극미설은 바이셰시카학파의 실재론과 설일체유부의 존재론에서 등장하는 극미 개념의 연관성을 중심으로 연구되었다. 이 논문에서는 기존의 연구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다음의 세 가지 관점에 주목하였다. 첫째는 니야야학파의 극미설과 불교철학의 관련성 문제이다. 이 논문에서는 『니야야수트라바시암』의 극미설 논쟁에서 니야야-바이셰시카의 결합개념인 결합(saṃyoga)에 대응하는 대론자의 두 가지 결합방식인 saṃcita와 samudita를 확인하고, 그것이 내용적으로 『순정리론』에서 상좌 슈리라타와 중현 사이에 논란이 되었던 화합(和合)과 화집(和集)에 상응한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또한 『구사론』 I. 44ab와 대응하는 『순정리론』의 본문분석을 통해서 『구사론』에서 적집(積集)으로 번역되었던 saṃcita가 『순정리론』의 화합(和合)에 해당한다는 점을 밝혔다. 이를 통해 미확정 상태로 남아있던 화합과 화집의 산스크리트 원어를 확정하였을 뿐만 아니라, 극미의 결합에 관한 논란이 『니야야수트라』의 주석자 바챠야나(Vātsyāyana) 시기에 이미 상당한 수준에 도달하였음을 확인하였다.
두 번째로 이 논문에서는 불교철학 내적으로 온(蘊), 처(處), 계(界)의 3과(科)체계와 5위 75법과 같은 다르마의 체계로 통합되는 과정에서 극미개념이 어떻게 해석되었는지를 추적하였다. 설일체유부의 5위 75법은 물질적 존재, 심리적 존재, 관념적 존재의 실유성을 포괄하는 다르마체계였다. 그러나 비유자-경량부는 관념적 존재의 실재성을 부정하였고, 유식계통에서는 물질적 존재를 부정하는 등 서로 견해를 달리하였다. 극미는 물질적 존재의 가장 미세한 구성요소를 해명하는 개념이다. 전통적으로 4대종이 함께 모여서 물질을 구성한다는 설명방식은 『비바사론』에서 4대종과 4대소조가 함께 하여 물질을 구성한다는 팔사구생의 방식으로 재해석된다. 이런 변화는 실재성의 층위를 감각지각을 초월한 극미 자체에 한정할 것인가 아니면 감각기관에 지각되는 극미들의 집적에까지 확장할 것인가 하는 문제와 관련이 있다. 이것은 세계를 감각지각의 영역으로 해명하는 12처의 가실(假實)문제에 대한 논쟁으로 이어지면서, 경험세계에서 인식대상의 실재성에 대한 철학적 논변으로 발전하였다.
세 번째로 불교철학에서 극미부정의 논리를 『대지도론』으로 확장하여, 극미부정이 대승철학의 양대 학파인 중관계의 공성(空性)과 유식계의 유식성의 해명에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음을 논증하였다. 관념에 의해 무한히 분할하였을 때 도달하게 되는 가장 미세한 기본단위라고 정의되는 설일체유부의 극미는 결국 공(空, śūnya)로 해소될 것이며, 그것은 크기를 가지지 않는 심리적 존재 혹은 단지 관념적으로 가설된 존재(prajñaptisat)일 뿐이라는 비판을 받게 된다. 이런 관점은 『유가사지론』에서도 수용되며, 『유식이십론』에서 세친이 채택한 논리이기도 하다.
이같은 극미개념의 분석을 바탕으로 대상과 인식에 대한 학파철학의 특성, 그리고 세친의 대상과 인식대상에 대한 해석의 변화과정을 추적하였다. 세친은 『구사론』의 12부분에서 다양한 설일체유부의 철학적 주제들을 극미개념을 끌어들여 분석하였다. 특히 세친의 철학적 전이과정과 관련해서는 지각되는 물질에 해당하는 표색(表色, vijñaptirūpa)과 인식대상(ālambana)이 실재하는 대상(viṣaya)로부터 분리되어가는 과정에 주목하였다. 설일체유부의 정설에서는 표색과 인식대상이 실재성에 있어 대상과 연속성을 지니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상좌 슈리라타는 지각경험에 의해 구성되는 세계의 물질현상과 인식대상은 실재의 차원과 구분되는 것이며, 지각에 의해 인식된 현상세계는 실재성을 결여하고 있다고 보았다. 구사론주 세친은 대상과 인식대상의 실재성을 모두 인정한다는 점에서는 설일체유부의 관점에 있지만, 양자의 질적 차이를 인정한다는 점에서 상좌 슈리라타의 견해를 수용하였다. 중현(衆賢)은 상좌 슈리라타의 주장이 괴법론(壞法論)이며 도무론종(都無論宗)에서 한 치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고 경고하였다.바로 그 한 걸음을 내딛는 세친의 철학적 전이가 『유식이십론』에서 완성된다.
세친은 『유식이십론』을 통해, 삼계(三界)가 오직 표상(表象, vijñapti)일 뿐이라는 명제에 도달한다. 아비다르마철학에서 인식과 대상으로 구분되었던 두 영역은 오직 표상일 뿐의 논증을 통해 하나의 가설적 존재로 통합된다. 상좌 슈리라타에게 실재의 영역으로 남아있던 극미의 차원은 부정되고, 따라서 실재차원에서 다르마의 존재를 부정하는 법무아(法無我)가 확립된다. 다르마의 실재성이 부정되고 난 후 12처에서 감각기관과 지각대상의 관계는 종자(bīja)와 현현(pratibhāṣa)으로 대치된다. 게송 11-15의 주석에서 이루어지는 논증은 극미의 비실재를 전제하였을 때 인식주체에게 경험되는 인식대상에 대한 해명을 목적으로 한다. 설일체유부의 극미개념은 부정되었지만, 감각지각에 경험되는 인식대상은 극미의 화합에 의한 형상(ākāra)과 같은 것으로 설명된다.
이상의 논의를 통해 구사론주 세친은 자신의 철학적 논증과 논리적 분석을 위해 극미개념을 적절한 사용하였으며, 때문에 그를 통해 세친의 철학적 전이과정을 추적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구사론주 세친은 아비다르마철학에 대한 상세한 이해를 바탕으로 경량부 상좌의 혁신적인 개념들을 수용하여 자신의 철학으로 통합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중현이 염려한 바와 같이 세친은 결국 상좌 슈라라타의 심신(心身) 이원적 인식존재론에서 극미의 실재성을 포기하고 법무아를 수용함으로써 유식으로 전향하게 된다. 그러나 세친은 극미의 화합(和合, saṃcita)으로 설명되는 현상세계와 그것에 대한 인식의 문제에서는 상좌 슈리라타의 설명체계를 그대로 계승하였다. 이를 통해 세친은 설일체유부와 비유자-경량부, 유심사상의 중간 지점을 관통하는 유식(唯識, vijñaptimātra)철학을 확립하였으며, 이후 중국의 법상철학과 인도-티베트의 인식논리학이 분기하는 철학적 단초를 제공하였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21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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