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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안에서 보기: 회화적 재현의 본질에 대한 논의
Seeing in the Pictures: A Discussion of the Nature of Pictorial Represen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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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양민정
Advisor
오종환
Major
인문대학 미학과
Issue Date
2013-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회화적 재현묘사그림안에서-보기이중성옳음의 기준리처드 볼하임닮음 이론상징 이론재인 이론경험 기반 이론예술로서의 회화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미학과, 2013. 8. 오종환.
Abstract
본 논문의 목표는 회화적 재현의 본질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다. 우리 주변의 많은 그림들은 어떤 대상이나 장면을 재현한다. 그러나 그림이 어떻게 재현하는지를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그림이 재현하는 방식이 언어, 도표, 조각 등이 재현하는 방식과 구별된다면, 그 차이는 무엇인가? 그림이 재현하는 방식에서 특징적인 점은 무엇인가? 본고는 그림은 안에서-보기(seeing-in)라고 하는 경험을 불러일으킴으로써 그 대상을 재현한다는 주장을 옹호하고자 한다.
안에서-보기는 리처드 볼하임(Richard Wollheim)에 의해 제시되고 발전되어온 개념으로서, 차별화된 표면에서 어떤 형상을 보는 특별한 경험을 가리킨다. 안에서-보기는 그림 경험에 특징적이지만 그림 경험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안에서-보기는 인간이 선천적으로 가진 능력으로서, 우리는 얼룩진 벽이나 구름 등을 보면서도 안에서-보기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림은 이러한 자연적인 지각 능력을 계발하고 촉진한다. 안에서-보기의 가장 큰 특징은 그 경험이 이중적인 측면을 가진다는 점이다. 우리는 그림의 표면을 보는 동시에 그것이 재현하는 대상을 본다. 그러나 볼하임은 안에서-보기가 형태적 측면과 재인적 측면이라는 두 가지 구분되는 국면으로 구성된 하나의 경험이라는 것만을 말할 뿐, 그러한 경험의 현상적인 특징에 대한 더 나아간 설명을 거부한다. 이러한 점은 안에서-보기 이론을 이해하거나 지지하기 어렵게 만든다.
본고의 전략은 안에서-보기 이론과 경쟁적인 다른 이론들을 비판함으로써 다른 이론들과 안에서-보기 이론의 차이점을 명확히 하고, 안에서-보기 이론이 다른 이론들에 비해 가지는 타당성과 설명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회화적 재현의 본질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많은 유력한 이론들이 있다. 본고는 그 중에서도 닮음 이론, 상징 이론, 재인 이론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검토해본 후, 안에서-보기 이론이 가장 설득력 있는 이론이라는 것을 주장한다.
닮음은 회화적 재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가장 직관적이고 전통적인 대답이다. 그러나 본고는 이 닮음이라는 개념이 회화적 재현을 설명할 수 없다는 비판에서부터 출발한다. 어떤 대상을 닮은 모든 것들이 그 대상을 재현한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닮음은 재현의 충분조건이 될 수 없다. 닮음이 과연 재현의 필요조건이 될 수는 있을까? 그림은 그 대상을 닮아야만 재현할 수 있다고 할 때, 중요한 것은 그림이 그 대상을 어떤 측면에서 얼마나 닮아야 하는가이다. 그러나 그림이 그 대상과 닮은 측면을 찾아내기란 그리 쉽지가 않다. 2차원적인 평면인 그림이 3차원적인 대상을 두드러지게 닮았다고 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최근의 닮음 이론들은 그림과 대상 사이의 닮음을 주장하는 대신, 그림이 그 대상을 닮은 것으로 경험된다고 주장함으로써 그림과 그 대상 사이의 명백한 불일치에 대한 비판에 맞서고자 한다. 그러나 이러한 경험된 닮음 이론들 역시 재현 독립적인 닮음을 설명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닮음은 재현을 설명하기보다는 재현에 의존하는 개념이라는 점이 밝혀진다.
재현이 닮음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그림이 무엇을 재현하는가를 알아차리는 데에 닮음이 의존한다는 사실은 재현을 닮음과 독립적으로 정의하고자 하는 시도를 불러온다. 상징 이론은 회화적 재현은 무엇보다도 인간이 무엇인가를 지시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상징이며, 그러한 점에서 인간이 상징을 사용하는 관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그러나 회화적 재현의 본질을 자연적 지각성에 기대지 않고 형식적 속성으로만 규정하고자 하는 상징 이론의 시도는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상징 이론은 회화적 재현이 인간의 사용에 의존하는 상징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지만, 그림의 지각성이 제거할 수 없는 회화적 재현의 본질이라는 사실을 정당하게 다루지 못한다는 점에서 비판받을 수 있다.
재인 이론은 최근의 회화적 재현에 대한 논의들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이론이며 안에서-보기 이론, 나아가 경험 기반 이론과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재인 이론이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은, 회화적 재현은 그것을 해석하는 인간의 지각 능력에 의해 정의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재인 이론에 따르면, 우리가 그림을 해석할 수 있는 것은 실제 대상을 알아보는 우리의 능력이 그 대상을 재현하는 그림에 대한 해석에 관여되기 때문이다. 재인 이론의 특징은 두 가지로 이야기할 수 있다. 첫째, 회화적 재현은 상징이며, 그것이 실제 대상에 대한 우리의 재인 능력에 의해 해석된다는 점에서 언어적 재현과 구분된다. 둘째, 회화적 재현의 제작과 해석은 화가의 의도보다는 인과적 과정에 의존한다.
이러한 재인 이론에 대비되는 안에서-보기 이론에 대한 옹호 역시 두 가지 방향에서 진행된다. 첫째, 회화적 재현은 상징이기 이전에 어떤 경험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둘째, 회화적 재현에 대한 옳음의 기준은 인과가 아닌 화가의 의도이다.
안에서-보기 이론을 옹호하는 데 있어 본고가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그림은 상징이기 이전에 지각되는 대상이라는 점이다. 그림을 그 상징 기능 내에서 정의하고자 하는 이론들이 놓치고 있는 것은, 우리가 그림을 볼 때 그것이 상징하는 바를 파악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이 재현하는 대상과 세계를 그 자체로 경험한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그림에서 재현되는 대상을 시각적으로 의식한다. 그러나 그림 안에서 보는 것은 실제 세계의 대상이 아니라 매체에 의해 구성되는 대상이라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그림이 재현하는 대상과 그림 사이의 유사성과 그러한 유사성으로 인해 그림이 수행하게 되는 상징 기능이 회화적 재현의 본질이라고 간주하는 이론들은 실제 세계에 대한 지각과 그림에 대한 지각이 서로 너무나도 다르다는 사실을 무시한다. 안에서-보기 이론은 재현적 그림이 본질적으로 지각적 경험의 대상이며 그러한 지각 경험은 일상적인 보기와 다른 종류의 보기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보임으로써, 그림이 대상 지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면서도 또한 인간이 의도적으로 만들어내는 예술적 대상이라는 사실을 정당하게 다룰 수 있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2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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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ars in Collections:
College of Humanities (인문대학)Aesthetics (미학과)Theses (Ph.D. / Sc.D._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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