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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학 소설의 글쓰기 변모양상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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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류경자

Advisor
조남현
Major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Issue Date
2012-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글쓰기주체성메타픽션‘서커스’적 현실여담연극폭력성서패러디통치 권력규율 메커니즘권위주의 국가식민사관역사 쓰기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국어국문학과, 2012. 8. 조남현.
Abstract
장용학은 식민지 지배경험, 민족상잔의 전쟁과 군부독재라는 파란만장한 한국의 역사적 과정 속에서 중등학교 교사, 소설가, 논설위원 등의 직업적 삶을 살면서 한국사회의 현실비판과 함께 역사철학적인 탐구를 소설로 담아냈다. 본고는 장용학 소설의 글쓰기 변모양상과 저항성의 상관관계를 분석하였으며, 장용학 소설의 글쓰기 방식에 주목하여 초기 창작과 관련된 주체성 회복의 문제, 메타픽션적 글쓰기와 현실의 극본 쓰기의 대조를 통한 폭력 비판, 패러디를 통한 통치 권력의 풍자 전략, 그리고 소설 쓰기와 역사 쓰기의 대조를 통한 식민사관의 비판을 중심축으로 삼아 장용학 소설을 네 장으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우선, 장용학의 초기 작품에서는 글쓰기 모색 과정의 초기 단계로써 그의 문학세계를 관통하는 글쓰기 방식과 철학적 사유의 맹아가 보이는 작품들을 분석하였다. 작가는 전쟁, 전후 현실에서 생존 자체가 어려운 인물들, 그리고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 질병에 걸린 인물들을 형상화하고, 극한상황의 설정을 통해 선과 악의 경계에 대해 물음을 던지며 주체의 윤리에 대해 사고했다. 이러한 일련의 소설들을 통해 근대를 형성해 온 이분법적 대립구도에 대한 비판, 그리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재현할 수 있다는 예술적 주체에 대한 반성이 장용학 소설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장용학이 부정하고자 하는 것은 근대를 이룩한 이념·전통·권위 등을 말하는 것이며, 그것은 인간이 인간역사를 통해서 스스로 구속하게 만들어 놓은 여러 가지 율법, 윤리와 같은 기성관념에 대한 부정이다. 장용학은 글쓰기를 통해 도덕, 과학 등 합리적 이성에 의해 제도화된 현대사회를 비판하며, 그것은 과학과 이성으로 점철된 메커니즘화된 신화의 세계, 즉 인간을 지배하는 모든 규범과 제도에 대한 비판이며 이러한 현실을 초월하고자 하는 작가의 시도이다.
장용학의 양식 파괴적인 글쓰기는 서술적인 것의 사라짐으로 표현되는 관념적 서술뿐만 아니라 패러디나 메타픽션적인 글쓰기를 통해 더 구체적인 형태로 나타난다. 일부 소설들에서는 전형적인 메타픽션적 글쓰기의 특징을 보이며 중층적인 서사 구조를 이룬다. 이때 장용학은 작중 인물의 허구적인 글쓰기 행위와 허구로 구성된 현실세계를 대조시키면서 글쓰기 자체가 폭력에 저항하는 방식이 된다. 우선 허구적인 글쓰기를 단행하는 작중 인물에게 있어서는 현실 자체가 허구로 구성된 신화적 현실이며, 장용학은 폭력으로 가득 찬 부조리한 현대 상황을 서커스적 현실이라고 표현한다. 현우가 죽었다가 되살아나서 그 사실을 폭로하는 소설 쓰기는 그 폭력에 대한 저항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이장의 삶 또한 과거에는 서커스적 현실과도 같은 사회적 권력에 의해 조종을 받는 삶이라면, 그의 서커스적 현실 만들기에의 동참은 역으로 현실을 조종하는 저항 전략임을 보여준다. 연극 꾸미기와 같은 허구적인 글쓰기를 단행하는 작가 장용학 또한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연극 꾸미기를 스스로 말하는 이장과 허구적인 소설 쓰기라고 명시하는 장용학의 메타픽션적 글쓰기, 그것은 모두 인간을 지배하는 메커니즘에 저항하는 방식이며, 또한 장용학이 창의적인 상상력을 가지고 이 세계와 맞서는 방식이자 인간을 지배하고 있었던 기존의 헤게모니를 비판하는 방식이다. 연극적 현실 그 안에서 저항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장용학이 고안해낸 것이 바로 연극 꾸미기이며, 그것은 주어진 폭력적 현실에 순응하여 무기력한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그 현실에서 인생의 극본을 고쳐 쓰는 것을 통해 능동적으로 폭력적 현실에 저항하는 예술행위이다. 장용학 소설에서 빈번하게 등장하는 모티브 중 특히 주목되는 것은 재판의 상상력이다. 이 재판에서 벌어진 광경은 무죄를 논증하기 위한 수사학의 장이어야 할 공간이 논지를 이탈한 여담의 장으로 전환하며, 그것은 바로 장용학이 재판의 틀 자체를 부정하고 재판 자체를 조롱하는 것이며, 기존의 재판에 대한 조롱, 재판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조롱이다. 한반도의 분단구조에서 남한의 대중들은 정치경제적으로 독점적인 국가권력의 지도아래 일상생활마저도 감시와 통제를 통해 규율화되었고, 국가의 권위에 저항하는 세력들은 언제 어디서든 공권력의 이름으로 국가폭력에 의해 처단되기 일쑤였다. 여기서는 여담을 무대의 전면에 내세우고 그것을 법적 폭력에 대항할 수 있는 하나의 무기로 내세우며 그것은 국가폭력을 상징하는 검사의 논고로 대표되는 법에 대한 부정이며 사법체계의 허구성에 대한 폭로이다. 통속소설을 패러디한 메타픽션적인 글쓰기 방식으로 창작한 일련의 소설은 장르 간의 경계 질서를 무너뜨리며, 폭력을 위장하고 은폐하는 방식으로서의 전기 쓰기를 통속소설로 전락시킴으로써, 역으로 그 위장과 은폐를 드러낸다. 그럼으로 해서 전기의 형태로 주어진 장르형태의 지배적 권력을 무너뜨리며 합의의 정치를 거부한다. 그것은 장용학의 소설이 분할을 통한 경계선 만들기와 자리 부여를 거부하는 것을 통해 도달한 소설 미학의 긍정적 힘이며 새로운 감각과 지각의 양식을 배포하는 이견의 장으로 기능한다. 전기양식의 전통적 담론에 대한 거부는 장용학이 고정된 역할을 파괴하고 다시 볼 것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장용학 소설에 나타난 패러디는 성서의 패러디와 동양 고전의 패러디 두 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으며 많은 경우 통치 권력에 대한 비판과 결부된다. 장용학은 패러디를 통해 성서 내용과 그 의미를 아이러닉하게 전도시키며 이러한 전도를 통해 현대 사회에 내재하는 규율 메커니즘을 해부하고 풍자한다. 1960년대 중반부터 장용학은 근대화를 내세운 국가건설과 관련된 암흑한 현실을 드러내는 데 창작의 초점을 맞추면서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의 외양을 갖춘 관료주의와 금전만능을 추구하는 현실을 비판한다. 이 시기 그 국지적인 이면에서는 군사독재에 기반한 관료적 권위주의와 재벌 중심의 경제구조가 본격적으로 태동하고 있었으며 국가권력을 독점적으로 행사하고자 하는 집권세력은 시민사회내의 사회세력들이나 그들과 연관된 정치세력들의 정치참여를 배제 내지는 억압한 채 관료제에 의존한 통치를 펴고자 한다. 장용학은 고전의 패러디를 통해 忠孝, 절개와 같은 인륜과 도덕이 강조되었던 동양의 고전 사상이 소설에서는 현대적으로 재해석되며 그것이 소실된 당시 현대사회를 풍자적으로 비판한다.
장용학은 후기에 들어서 역사서술 문제에 주목하면서 일제 식민지배의 기억을 재구성하며 일본의 식민지배 담론 및 역사가들의 식민사관을 비판한다. 이 시기 장용학이 다시 과거 일제식민지 시대를 주목하게 된 것은, 일본의 역사서술 문제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일본역사가들의 역사 다시 쓰기 작업은 식민지배논리 창출의 수단이었고, 특히 한국에게 행한 동화정책과 한민족말살정책 달성의 필수적 과정이었으며, 식민사관은 본질적으로 한국사의 추악한 면, 어두운 면, 숙명적인 면을 강조하여 피식민국인 한국인들로 하여금 자기 역사에 긍지를 잃게 하고 민족에 대한 좌절감을 갖게 하는 한편, 식민주의 사관 본래의 목표인 침략과 지배를 역사적으로 정당화하려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장용학은 이 시기 일제 식민지배 기억을 재구성하면서 이에 관한 일련의 소설을 발표하고 역사쓰기의 허구성을 드러낸다. 장용학은 소설 쓰기를 통해 일제 식민지배 담론을 구성하는 일본의 역사쓰기를 비판하는 동시에, 일본의 허구적인 역사 쓰기에 반하여 스스로도 역사 다시 쓰기 작업을 진행하면서 일본의 역사와는 다른 역사 읽기를 가능하게 한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2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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