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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근대시에 나타난 산책가와 식민지 도시 인식 연구
A Comparative Study on the Flâneur and the Perception of the Colonial city in Modern East Asian Poe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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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응웬티히엔
Advisor
신범순
Major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Issue Date
2013-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경성하노이상하이식민지도시산책가방랑노마드적 산책탈도시거리의 시학문학적 전유기호백화점아편매춘부카페가주관데카당병적 저항자아 파멸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국어국문학과 국문학 전공, 2013. 2. 신범순.
Abstract
본 논문은 식민지 시기 한국, 베트남과 중국 근대시에 나타난 산책가와 그들의 도시인식을 비교하고자 한다. 경성과 하노이, 상하이는 구체적 형태는 다르지만 같은 아시아 지역과 동아시아 문화권에 위치한다는 점, 본토에서 중요한 역할을 지녔던 도회였다는 점, 근대화와 동시에 식민화된다는 점, 그리고 식민지 도시 건설 과정에 있어 식민권력에 의한 공간적 지배와 피식민지의 저항 등의 유사성을 보여준다. 따라서 그 공간은 도시성, 근대성, 식민성 등 복잡한 성격을 지니는 공간이 된다. 식민지 도시는 지배권력의 실험실적 공간(문명) 혹은 개척된 공간(경제)이자 동화와 동일시의 괴리(문화), 근대 권력의 공간적 구현이자 지배와 저항의 무대(정치)다. 식민지 도시공간의 이러한 특징들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바로 거리(距離)다. 식민지 도시 산책가들은 거리에서 식민지 도시의 다양한 풍경들을 체험하고 사유하고, 다시 그것을 글로 재현한다.
19세기에 들어와서 중국, 한국, 베트남을 비롯한 많은 아시아 국가들은 제국주의에게 정복해야 하는 마지막 미지의 땅이 되었다. 내부적으로는 봉건사회가 붕괴하며 근대화의 요구가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이 와중에 외부의 압력으로 중국은 영국, 미국, 프랑스 등 서구 제국들에게 상하이 조계지를 넘겨줘야 하였다. 베트남 봉건왕조는 프랑스의 보호권을 인정하면서 베트남 남기(코친차이나 Cochinchina)와 북기(통킹 Tonkin)는 프랑스의 식민지가 되었다. 한국은 유일한 동양 제국인 일본에게 합병되었다. 이렇게 각각 해당 나라의 중요한 도시로 기능했던 상하이, 하노이, 서울은 식민지화되면서 동시에 근대화되었다. 그러나 이 도시들은 상황에 따라 그 위상은 달랐다. 상하이 조계지는 서구 제국들에 의해 건설된 일종 중국 속의 서구식 도시, 즉 중국과 격리되지만 분리시킬 수는 없는 반봉건 반제국의 도시였다. 중국으로 진입할 수 있는 통킹의 중심 도시인 하노이는 프랑스령 인도차이나 연방 식민지의 수부로 승격되었다. 그리고 조선이 일본에 합병된 이후 조선의 심장인 서울은 경성부의 '경성'이라고 불리는 지방 식민지 도시로 격하되었다. 이러한 명칭들은 단순히 지리적 행정적 의미를 넘어 제국과 피식민지간의 무수한 간극을 나타낸다.
이처럼 한국, 베트남, 중국 세 나라의 근대문학은 도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식민지 도시는 제국이 현지를 지배함으로써 경제적으로 착취하고자 계획하고 건설한 도시다. 제국은 지배권력을 정당화하기 위해 자신의 우월성을 강조하면서 식민지의 사회, 경제, 문화를 개선시킨다는 명목 하에 조작한 정책들을 내세운다. 제국의 정치적 · 경제적 의도와는 별개로, 이들의 지배하에서 식민지 도시는 근대적 면모를 갖췄고 결과적으로 식민지 도시 경성, 하노이와 상하이는 피식민지인들에게 새로운 공간체험을 제공해 주었다. 그들은 거리 산보자로서 도시에 등장하였다. 그러나 식민지 도시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산보하는 산책가들은 제국 도시의 산책가와 다른 양상을 보여준다. 그들은 백화점, 카페, 아편, 매춘 등의 조작된 도시 풍경을 넘어 제국이 거짓으로 내세운 식민지의 근대성을 꿰뚫어본다. 그들의 시선은 제국들에 의해 유입되고 번성하는 물질적 욕망을 응시하는 것을 넘어서 그것을 왜곡시키는 제국의 의도를 간파한다. 이러한 피식민지인 산책가의 비판적 태도와 몸짓을 적극적으로 읽으려는 것이 이 논문의 목적이다.
II장에서는 비교적 관점에서 경성, 하노이, 상하이의 근대 식민지 도시 형성과정을 살펴보고 각 도시의 위상과 제국-피식민지의 인식 차이를 살펴볼 것이다. 도시에 대한 인식의 차이뿐만 아니라 지배와 저항의 대항의식은 도시의 명칭부터 알 수 있다. 해외 지방도시로서의 경성, 극동 프랑스령 식민지연방 首府로서의 하노이, 반봉건 반식민지로서의 상하이 조계지는 각각 경성, 하노이, 상하이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식민지 도시들은 제국에 의해 조작되었지만 한편으로 피식민지 국가에 새로운 공간인 근대도시가 형성된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밟아 근대적 산책의 공간이 마련되었으며 거기서 새로운 주체인 식민지 도시 산책가가 탄생된다.
III장에서는 식민담론으로서의 거리가 가시화되는 양상, 즉 보여주기와 보(이)기의 차이를 살펴보고, 이러한 특수한 공간에서 등장한 산책가를 크게 세 가지의 유형으로 분류한다. 식민지 도시는 근대성과 식민성이 길항하고 제국과 식민지의 관계가 집약된 공간으로, 산책의 조건들이 충족되면서 식민지의 문제들이 심화되는 공간이다. 시인들은 도시 거리 위를 산보하면서 도시의 삶을 사유하고 이를 글쓰기에 반영하였다. 경성의 산책가들은 도시의 대로(大路)부터 번화가와 백화점의 옥상정원, 미로와 같은 골목들까지 경성을 파노라마(panorama)적으로 재현하였다. 반면, 베트남 시인들은 沙塵의 거리와 빈민촌, 무너진 성벽 등 하노이의 파편적인 이미지를 조립하였다. 식민지 도시를 병든 공간이며 더 나아갈 수 없는 곳으로 파악한 것은 두 나라 시인들의 공통점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구체적으로 한국 시인들의 작품에서 죽음으로 형상화되었다면, 베트남 시인들의 시에서는 시든 꿈으로 표현되었다. 이 공간을 극복하기 위해 시인들은 탈도시적 방랑을 감행하였다. 한편, 중국 속의 유럽식 도시인 상하이는 식민지 도시인 경성과 하노이보다 복잡하고 더 국제적인 모습이 보인다. 다양한 민족, 다양한 문화는 상하이의 만화경이다.
IV장과 V장에서는 본격적으로 산책가들이 식민지 도시 풍경을 문학적으로 전유하는 방식과 식민지 현실에 대응하는 방식을 분석할 것이다. IV장에서는 산책가가 발견한 식민지 도시의 풍경(경제, 사회)들을 문학적으로 어떻게 형상화하였는지를 살펴보았다. 같은 식민지이지만 경성, 하노이와 상하이는 다른 형식으로 제국의 지배를 받았다. 이는 작품에서 왜곡된 소비의 문화(백화점, 아편굴), 상품으로 전락된 매춘부, 노동 인간형(쿨리, 룸펜) 등으로 나타나는 등 다른 방식으로 재현되었다. 따라서 이 시기의 시에 빈번하게 나타난 백화점, 아편, 룸펜, 매춘부 등의 기호를 주목하고, 시인들이 이러한 기호를 통해서 식민지 도시의 빛과 어둠을 넘어서 제국들로 인해 왜곡된 도시 삶의 양상을 어떻게 파악하였는지 살펴보았다.
이러한 병든 현실/공간에 대응하는 방식을 다루는 것이 V장의 목적이다. 식민지 지식인들은 근대와 제국을 비판하는 미학을 공유하며 예술적 공간을 형성하였는데 경성의 카페/다방, 하노이의 가주관(歌籌館)이 그것이다. 그들은 스스로 도시의 탕아를 연기하고 자기를 파멸시키는, 병적인 저항을 한다. 그러나 그러한 병적 상태를 더 이상 치료하지 못하는 식민지 도시 공간을 벗어나고자 그들이 마지막으로 선택한 것은 탈도시였다. 그러나 그것은 도시로부터의 도피가 아니라 새로운 도약을 감행하는 노마드적 산책이었다. 혼란스러운 상하이에서 살아가는 시인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삶은 비록 경성과 하노이의 시인들처럼 참혹하지 않았지만 그들은 상하이의 정체성(海派)을 확립하기 위해서, 나아가 새로운 중국을 탄생시키기 위해서 죽음과 투쟁, 그리고 방랑 등 다양한 길을 선택하였다.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본 연구는 한국과 베트남, 중국의 근대시에 나타난 경성과 하노이, 상하이 식민지 도시와 산책가의 양상을 살펴보았다. 미약하나마 이를 비교하여 아시아 식민지 시기 문학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발견하고자 하였다. 여기서 구체적으로 다루지 못한 파리, 도쿄 등의 제국 도시와 북경, 사이공 등의 아시아 대도시에 대해 확장된 내용은 앞으로 연구의 과제로 남겨둔다. 이 연구는 베트남과 한국, 더 나아가 아시아 식민지 시기의 문학을 새롭게 읽을 수 있는 출발점으로 필자에게 큰 의미가 있다. 앞으로 연구를 더 확장시켜서 아시아 비교문학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Language
Korean
URI
http://hdl.handle.net/10371/12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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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ars in Collections:
College of Humanities (인문대학)Korean Language and Literature (국어국문학과)Theses (Ph.D. / Sc.D._국어국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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