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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30년대 한국소설과 저널리즘의 상관성 연구 : A Study on the Correlation between Korean novel and Journalism in 1920s and 1930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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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박정희

Advisor
김종욱
Major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Issue Date
2014-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문인-기자’저널리즘신문기사서사전략사실성대중성정치성‘영화소설’‘모델소설’스캔들현진건심훈염상섭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국어국문학과, 2014. 8. 김종욱.
Abstract
이 논문은 한국 근대소설이 저널리즘과 상호작용하면서 획득한 미학적 특성을 규명하고자 했다. 근대소설을 저널리즘과의 상관성 속에서 고찰한다는 것은 저널리즘이 다루는 세계에 대응하여 근대소설이 획득한 미적 특성과 그 의미를 밝히는 작업에 해당된다. 본고는 그간의 매체-제도적 관점으로 이루어진 문학연구의 방법을 극복하고 문학이 지닌 독특한 미적 특성을 규명하기 위해 근대작가들의 신문사 기자체험에 주목했다. 한국 근대작가들은 대부분 문인-기자로 활동하면서 근대소설사에 중요한 미학적 성과를 낳았다. 문인-기자는 언론장과 문학장을 각각 경험하면서 저널리즘의 논리를 체험하는 동시에 자신의 문학적 비전을 실천하는 자리에 있었다. 따라서 식민지 시기 민간지 발간 이후 보다 역동적으로 상호작용한 저널리즘과 문학의 상관성을, 본고에서는 문인-기자의 글쓰기 상황에 초점을 맞추어 그들의 소설이 획득한 미적 특성에 대해 밝히고자 했다.
1920~30년대 저널리즘 상황과 소설의 상관성을 살피기 위해 사실성, 대중성, 정치성의 범주로 나누었다. 이 세 가지 범주는 이 시기 저널리즘과 소설이 공통적으로 추구한 가치에 해당한다. 언론의 글쓰기와 소설 쓰기는 식민지 조선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담기 위해 각각의 논리와 방법을 모색했으며, 저널리즘의 독자 확보를 위한 노력은 소설의 예술성과 대중성 획득이라는 이중 과제를 부여했다. 그리고 피식민지 지식인으로서 기자와 작가는 정치적 글쓰기를 수행하지 않을 수 없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이러한 세 가지 범주를 바탕으로 저널리즘의 논리와 작가의 문학적 비전 사이에 갈등한 문인-기자와 그들의 작품이 획득한 미적 특성을 고찰하고자 했다.
먼저 1장에서는 저널리즘의 객관적 보도와 사실주의 지향에 대응하여, 소설이 사실을 다루는 방법에 대해 고민한 현진건의 소설세계를 살폈다. 사회부 편집기자로 활동했으며 단편소설의 완성자라고 평가받는 현진건의 경우, 신문학 초기의 소설형성 과정에서 기교와 현실의 결합이라는 문제에 고심한 작가이다. 현진건의 1920년대 후반 소설은 가난과 성(性)이라는 주제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신문저널리즘의 사회면-편집인으로 활동한 현진건에게 이러한 소설적 주제는 현실 뉴스의 조건과 큰 차이가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현실을 보도하는 신문기사가 사건을 의미화하는 방식과 다르게, 현진건의 소설은 뉴스 혹은 극적 광경(劇的 光景)을 포착하여 소설화하는 과정에서 서사 전개의 방법적 측면과 서사적 장치의 배치를 활용하여 미적 구조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미적 구조는 목격-논평자라는 서술자를 설정함으로써 더욱 강화된다. 이러한 특징은 저널리즘의 글쓰기에서 강조되는 정보의 객관적 보도와 논평이 결합된 구조에 익숙한 현진건의 기자 체험에서 기인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존재하는 정보를 잘라내고 붙이고 다듬어 새롭게 재구성하는 작업인 편집의 작업은 의 탄생 과정과 서사 구성에서 발휘된다. 이 작품은 이미 쓴 작품을 편집하여 다시쓰기한 작품이다. 그 과정에서 신문 스크랩북과 신문기사의 배치와 활용을 통해 서사를 재구성한다. 이러한 특징은 현진건의 사회면-편집자 체험이 작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한 작가의 저널리즘 체험과 소설 창작의 관련성 속에서 볼 때, 현진건은 스스로 저널리즘과 문학을 철저하게 다른 영역으로 구분하고자 한 작가에 속한다. 저널리즘의 영역에서 유통되는 정보 전달방식과 구별되는 예술성 획득의 방법에 대한 모색을 통해 현진건은 소설의 미적 구조를 창출할 수 있었다.
3장에서는 1920년대 후반 이후 저널리즘과 문학의 영역이 직면한 독자 확보의 문제와 소설의 대중성 획득의 과제를 살펴보기 위해 심훈의 작품세계에 고찰했다. 심훈의 영화감독과 신문사 영화부 기자 활동은 반(反)제국의 저항의식과 반(反)자본주의 의식을 고양시키는 계기로 작용했다. 영화제작에 필요한 자본을 식민지 조선은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로부터 독립된 (민족) 자본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과정에서, 심훈의 소설세계는 도시문화에 대한 비판과 반(反)자본주의적 낭만주의의 세계관을 보여준다. 한편 그의 영화체험은 조선인 관객에게 위안과 오락으로서의 영화제작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했다. 그 결과 신문사의 기획과 그의 대중지향적 예술관이 만나 영화소설 을 창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심훈의 신문사 체험은 인물기사를 소설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른바 모델소설에 해당하는 는 심훈의 대중지향적 예술관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저널리즘에 보도되어 독자들에게 알려져 있는 최용신의 삶을 모델로 하여 의 채영신의 이야기를 만들었다. 언론에 보도된 최용신의 삶은 그 자체로 완결된 의미이다. 심훈은 모델의 삶을 의심하거나 재해석하지 않는다. 에서 모델은 보다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자 선택된 것이다. 따라서 모델의 삶과 의미를 강화하기 위한 서사전략이 구사될 수밖에 없었고 영화적 장면의 도입을 통해서 대중성을 획득할 수 있었다. 그리고 박동혁의 이야기를 통해 총독부의 관제(官制) 농촌운동의 허구성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식민지 농촌의 현장을 보다 충실하게 보고하는 효과를 획득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심훈은 저널리즘의 계몽운동과 독자 확보를 위한 글쓰기 요구에 대응하면서 소설의 대중미학적 성과를 성취한 작가라고 할 수 있다.
4장에서는 식민지 민간신문의 특수성과 지식인의 글쓰기가 정치적 성격을 띠지 않을 수 없었던 상황에 대한 소설의 대응 전략을 살펴보고자 했다. 식민지 조선의 민간신문과 문학에 종사하는 지식인은 단순한 직인(職人)이 아니라 지사(志士)로 인식되었다. 정치적 방면으로의 진출이 차단된 상황에서 신문사는 지식인의 존립 조건이었다. 그들에게 언론계는 신문정부(新聞政府)로 인식될 만큼 정치적 공간이었다. 따라서 문인-기자의 소설은 식민지 정치적 상황과 해방의 조건들에 대한 탐색의 성격을 띠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1920년대 염상섭 소설의 정치성을 살펴보았다. 염상섭은 3·1운동 전후의 정치적 변화 가능성 속에서 신문사 정치부 기자로서의 글쓰기를 통해 반제국과 반봉건의 저항담론을 펼쳤다. 이후 염상섭은 식민지 해방의 조건들에 대한 성찰과 모색의 문제를 다루는 정치서사적 성격을 담은 소설 세계를 창조한다. 식민지 조선의 저널리즘 상황에 대응하는 염상섭 장편소설의 서사 전략은 토론의 도입과 스캔들의 서사화에서 확인된다. 논쟁의 시대라고 할 수 있는 1920년대는 개조(改造) 담론 확대와 연설의 글쓰기가 지배한 시기이다. 문인-기자 염상섭은 토론의 서술 전략을 도입하여, 허구의 세계에 현실의 저널리즘이 생산하는 논쟁의 사안을 끌어들일 수 있었다. 그리고 인물들의 토론은 개인들의 수평적 의견교환의 구조를 띠고 이야기의 결말은 지연된다. 지연되는 서사 속에서 식민지 조선의 현실과 정치적 상황을 환기시키는 효과를 획득한다. 그리고 염상섭은 식민제국의 현실정치에 대한 인식이 강화되는 가운데 저널리즘의 스캔들을 소설의 내적 추동력으로 활용함으로써 해방의 조건에 대한 윤리적 성찰을 다룬다. 1920년대 중반 이후 그의 장편소설은 스캔들의 운용 전략을 통해 신문이 다루는 현실과 지속적으로 상호작용하는 효과를 획득하고 있다. 염상섭은 저널리즘의 섹스 스캔들과 소설의 세계를 결합시킴으로써 식민지 지배계층의 삶을 폭로하고, 이후 검거 사건과 같은 정치 스캔들을 결합시킴으로써 정치적 비전을 담아낸다. 즉, 신간회(1927)와 광주학생운동(1929)으로 촉발된 정치운동을 결합시킨다. 결국 염상섭의 장편소설은 섹스 스캔들의 운용을 통해 식민권력과 결탁한 기득권 계층의 삶을 폭로하는 동시에 검거 사건과 결합시킴으로써 식민지 조선의 정치적 비전에 대한 모색을 담아낼 수 있었다.
이상의 논의를 통해 한국 근대소설의 미적 특성과 그 성과들이 저널리즘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획득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1920~30년대 소설의 전개과정에서 사실성과 예술성의 추구, 식민지 정치적 상황에 대한 서사적 대응 전략, 예술의 대중미학적 가능성에 대한 탐색 등은 작가들의 저널리즘 체험이 작용한 결과이다. 본고에서는 대표적인 문인-기자를 선택하여 논의하는 데 머물렀지만 더 많은 작가와 작품을 고찰한다면 한국 근대소설의 미학적 특성은 더욱 풍성해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21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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