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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의린의 동화 운동 연구-옛이야기 재구성을 통한 조선어문학 교육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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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김경희
Advisor
조현설
Major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Issue Date
2016-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조선어동화운동구연동화옛이야기말하기 교재조선동화대집실연동화라디오 동화한국어문학통합교육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국어국문학과 국어학전공, 2016. 2. 조현설.
Abstract
지금까지 심의린(沈宜麟: 1894-1951)은『조선동화대집』(1926)의 편찬자로 동화에 관심을 가진 국어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그의 생애를 새로운 자료로 조망한 결과, 예상했던 것보다 더 치열하게 조선어와 동화에 매진한 동화 운동가였다는 것이 밝혀졌다.
심의린의 주요 활동은 조선어 교육과 동화 운동이다. 1914년 재동공립보통학교에서 교직생활을 시작으로 1950년까지 줄곧 학교 교육에 몸담았다. 한일합방 이후 조선어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현실에서 국가의 존망이 달린 민족의 언어를 지키기 위해 조선어와 동화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는 1923년 10월 취미와 실익을 목적으로 각 보통학교 선생의 집필로 탄생한『신소년』에 1923년 12월「눈보라의 노래」를 시작으로 1924년 1월「새해노래」라는 동시를 발표했다. 1924년 3월 전설「완고양반」이후 1924년 8월 동화「유복자의 효성」를 게재했다. 어린이 잡지에 동시를 발표하면서 시작된 그의 아동문학 활동은 전설과 동화로 옮겨갔고 이후 본격적인 동화운동으로 이어졌다.
심의린은『신소년』에 전설과 동화를 발표하던 즈음에 조선총독부에서『조선동화집』(1925)이 발간되는 것을 보고, 조선인의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기상을 담은『조선동화대집』을 출판하였다. 이는 조선총독부의 동화집과 조선 아동 문학가들의 외국명작동화집 발간이 주류를 이루는 출판시장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에 나온 조선동화집 가운데 가장 많은 양의 내용을 확보하고, 실제 생활에 적합한 사상과 감정을 기를 수 있는 상식적인 수준의 이야기를 통하여 조선의 어린이에게 앞으로 살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해 주었다. 심의린이 외국의 이야기가 아닌 조선의 옛이야기를 재구성하여 동화집으로 편찬한 것은 조선어 교육이 온전하게 이루어지지 못한 현실과 관계가 깊다. 조선어 수업시간이 줄어들고 학교에서 조선어 사용이 금지되면서 조선의 어린이에게 조선의 사상과 감정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은 조선인의 삶이 녹아있는 옛이야기를 즐기는 것이었다.
심의린의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정신은 이에 그치지 않고『실연동화』(1928)로 이어졌다. 1920년대부터 동화회는 천도교 소년회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방정환과 많은 아동 문학가들에 의해서 활발하게 번창했다. 심의린은 조선어 화방 시간, 학예회, 동화회에서 실제로 실연된 작품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을 뽑아서『실연동화』를 구성하였다. 학생들이 취미생활로 동화 구연을 즐겼지만 작품 선정과 표현의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면서, 실제 실연에 필요한 구체적인 방법과 감동을 주는 작품을 선별할 수 있는 교재를 편찬하였다.
심의린은 말하기 재료의 출판에 머물지 않고, 새롭게 등장한 근대 미디어인 라디오와 유성기에 눈을 돌렸다. 심의린은 1927년 2월 16일 개국된 경성방송국을 통해서 12월부터 라디오 동화 방송에 참여하였다. 그가 지속적으로 라디오에서 동화를 구연한 것은 이야기의 생생함을 소리로 전달하고자 하는 욕구의 표출이었다.
심의린의 실천적 교육 방안은 조선어 교육 레코드인『조선어독본』제1번 트랙 「바른 독법과 틀린 독법」에서 드러난다. 조선어를 정확하게 발음하고 의사소통의 편리함을 위해 표준어 습득을 독려하였다. 유성기 음반은 실제 언어의 어조와 억양, 발음, 장단, 고저 등 문자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을 어린이의 음성으로 들려주어, 실제적 조선어 교육을 실천하였다. 라디오나 유성기가 고가의 제품이라서 당대 조선 어린이들이 근대 미디어를 접할 기회가 적을 것으로 보이지만 조선 어린이들은 학교, 도서관과 같은 공공장소와 청취회라는 공개적 모임을 통하여 이를 향유할 수 있었다.
심의린이 동화의 출판에 머물지 않고 라디오와 유성기까지 매체를 확장한 것은 당대 조선 어린이의 취미와 흥미 욕구를 반영한 결과이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미디어의 발견과 활용은 옛이야기의 변용을 가져왔다. 심의린은『조선동화대집』에서 기존의 동화집에서 잘 다루지 않았던 바보와 완고한 인물에 대한 옛이야기를 당대 가치관에 맞게 재구성하였다. 가난과 탐욕의 문제를 핍진하게 표현하기 위해서 고유어와 상징어, 관용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였다. 다양한 갈등 양상 전개를 통하여 어린이는 동화를 통해 실생활에 유용한 사상과 감정을 획득할 수 있었다.
『실연동화』는 조선의 이야기 문화와 일본 실연동화집 편찬의 영향으로 형성되었다. 조선 내부의 동화회와 말하기 수업, 학예회와 같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동화 실연을 위해서는 청중의 흥미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과 동화 선택이 필수적이다. 1920년대부터 일본은 동화협회를 중심으로 유명 구연가의 작품을 실연동화집에 지속적으로 발간하여 다양한 소재를 제공하였다. 심의린은 조선 어린이 문화와 일본의 영향으로 야심차게『실연동화』를 출판하고 연속 간행을 목표로 하였지만 2집의 존재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한 개인의 노력으로 실연에 필요한 흥미로운 재료들을 선별하고 실연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당대 구연문화에서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조선동화대집』과『실연동화』에 유일하게 공통된 작품인「멸치의 꿈」은 헛된 꿈으로 점철되어 있는 멸치를 통해서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세상을 직시하고 현명하게 살아갈 방향을 제시하였다.「멸치의 꿈」은 심의린이 재구성한 옛이야기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작품으로 현대 출판되는 전래동화전집과 교과서에 수록되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심의린은 조선의 옛이야기를 주로 다루었지만, 간혹 외국동화의 서사를 적극적으로 개작하여 조선적인 이야기만으로 표현할 수 없었던 주제의식을 표출하기도 하였다.『조선동화대집』에서는 그림형제의 「개구리 신선」, 「사냥꾼의 소원」, 「똑같은 재주」를 「개구리 왕자」, 「어부와 그의 아내」, 「재주가 좋은 네 형제」로 개작하였다.『실연동화』은 그림형제의「황금거위」와「괴물 그리핀」을 재구성하여「삼남의 비행선」으로 승화시켜 조선 어린이의 진취적인 양상을 장편으로 보여주었다. 라디오에서는 안데르센의 명작「부싯깃 통」을 2회 방송하여 볼품없는 주인공이 세상과 맞서 대결해 승리하는 과정을 들려주었다.
심의린은 옛이야기가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당대와 소통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동화 운동가였다. 그는 학교 교육 안에서 어린이들을 대하며 몸소 체험한 것을 바탕으로 조선어와 동화에 대한 기획을 조용하면서도 힘 있게 펼쳐나갔다. 심의린은 살아있는 조선의 옛이야기를 재구성하여 세상의 변화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의지만을 고집하는 완고한 인물의 허상을 꼬집고, 어린이가 주인공이 되어 고난과 맞서 싸우며, 더 넓은 세상에 대한 도전을 통하여 어린이에게 현실의 문제를 타개해 나갈 수 있는 동력을 마련해 주었다.
일제강점기 소년운동 중심의 아동 문학가들이 외국동화집 출판에 주력할 때, 심의린은 조선의 옛이야기를 어린이의 흥미에 맞게 재구성하였다. 또한, 구연에 있어서 청중의 시선을 오래 지속하기 위한 발성, 동작, 이야기 내용 등 구체적인 방법을 체계화하였다.
심의린의 조선어와 동화에 대한 기획은 한국아동문학사 뿐만 아니라 한국국어교육사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자못 크다. 한국국어교육사에서 일제강점기는 단절기, 암흑기에 해당된다. 하지만, 심의린이 문법 교육에 속담, 시조, 사자성어를 자주 사용하고, 동화 안에 속담이나 사자성어, 관용어 등을 많이 활용한 것은 조선어와 동화가 별개의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서로 연계되면서 일관된 교육적 효과를 지향한 부분이다. 이는 동화가 조선어 교육을 위한 최고의 자료라고 하는 그의 믿음에 따른 것이라 할 수 있다. 시대를 앞선 안목을 바탕으로 조선어와 동화의 통합 교육을 다각적으로 실행한 선구적 교육자가 바로 심의린 이었다고 평가할 만하다.
이제, 한국아동문학사와 한국국어교육사에서 심의린이 이루어낸 조선어와 동화에 대한 끊임없는 실천적 노력을 주목해야 할 때가 되었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2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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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ars in Collections:
College of Humanities (인문대학)Korean Language and Literature (국어국문학과)Theses (Ph.D. / Sc.D._국어국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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