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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시에 나타난 허무주의의 계보 연구-김수영과 김춘수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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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안지영
Advisor
신범순
Major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Issue Date
2016-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폐허 의식데카당스한(恨)디오니소스적 긍정‘힘’의 시학비애역사허무주의‘꽃’의 존재론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국어국문학과 국문학전공, 2016. 8. 신범순.
Abstract
본 연구는 한국 현대시에 나타난 허무주의의 계보학을 니체적 허무주의의 관점 아래 살펴봄으로써, 김수영과 김춘수의 시에 나타난 허무 인식이 불모성을 지닌 역사문명을 비판하며 자기 초극을 통해 더 높은 차원으로 올라서기 위한 목표를 지닌 것임을 해명하고자 한다. 한국전쟁을 계기로 허무주의 사상이 본격적으로 유입되었던 전후에 허무주의를 운명론적 비관주의로 보는 관점이 형성된 이래 허무주의는 철저히 극복해야 할 패배적, 수동적 세계관으로 인식되었다. 이러한 인식은 한국의 전통 미학으로 설명되는 한(限)에 대한 평가에도 영향을 미쳐 한이 현실에 대한 강력한 비판정신과 이를 넘어서려는 강렬도를 지닌 슬픔임을 이해하지 못했다. 허무주의가 목적론적 시간관에서 인간을 해방시켜 끊임없이 창조, 생성되어야 하는 것으로서 생의 본질을 일깨운다는 니체의 관점을 바탕으로 현대시에 나타난 허무주의의 의미를 새롭게 고찰할 수 있다는 것이 본 연구의 시각이다.
2장에서는 1920년대부터 1950년대 시에 나타난 허무주의의 계보를 검토한다. 1920년대에는 『개벽(開闢)』과 『폐허(廢墟)』를 중심으로 니체적 허무주의의 두 흐름이 형성되었다. 『개벽』파 논자들이 니체적 허무주의를 인간 해방의 실천적 측면에서 수용하였다면, 『폐허』에는 묵시록적 상상력으로 기존의 역사문명을 종결짓고 새로운 세계를 건설해야 하는 미학적 기획이 두드러진다. 이와 같은 두 흐름이 3장과 4장에서 논의한 김수영과 김춘수에게로 각각 이어졌다. 1920년대 시인들 가운데에는 오상순(吳相淳), 김억(金億), 김소월(金素月)의 시와 시론에 주목하여 이들이 세계에 대한 허무인식에 의해 발생하는 우울, 비애, 슬픔 등의 감정의 의미를 살핀다. 이를 통해 기존 연구에서 부정적으로 평가되어온 1920년대의 데카당스적 주체의 슬픔을 재해석함으로써, 이것이 사랑에 대한 강렬한 추구와 관련된 것으로 개체적 자아가 우주와 분리되어 있지 않음을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됨을 검토한다. 폐허적 현실에 대한 비극적 인식을 통해 이를 초극하려는 움직임은 1930년대 구인회(九人會) 동인에게로 이어진다. 김기림(金起林)과 이상(李箱)의 작품에 공통적으로 나타난 태양 기호는 니체의 정오의 사상과 관련되어 황무지적 현실을 넘어설 수 있는 생명력에 대한 희구를 비유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오장환, 서정주, 유치환 등 생명파 시인들은 카인 모티프를 통해 전대의 문제의식을 전개하였다. 이들 시에 두드러진 육체성에 대한 탐구, 역사에 대한 비애의식, 영원회귀에 대한 지향 등은 이들이 니체적 허무주의의 계보 아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전후(戰後), 고석규(高錫珪), 박인환(朴寅煥), 전봉건(全鳳健)에게로 이어진다. 이들은 역사가 전쟁의 반복일 뿐이라는 점을 비판하며 비관적 허무주의를 넘어 니체의 창조적 허무의 정신을 탐색하였다. 이들의 시에 나타난 꽃 기호는 폐허의 현실을 초극할 수 있는 생명력을 담지한 존재로 형상화된다.
3장에서는 김수영이 예술을 통해 낡은 가치와의 싸움을 강조한 『개벽』파의 흐름을 잇고 있다고 보고 그의 시 세계의 변모를 살펴본다. 김수영의 초기시에 두드러지는 설움은 새로운 가치를 생성하기 위해 낡은 가치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데서 발생한다. 가상과 허위에서 벗어나 현실을 바로 보는 과정에서 설움이 발생하는 데, 이러한 점에서 김수영의 설움은 니체가 말한 비극의 정신과 관련된다. 이런 점에서 김수영의 꽃, 꽃잎 연작은 생성을 위해서는 파괴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긍정함으로써 삶에 대한 사랑의 자세로 나아가려는 긍정의 연습이라는 기획과 관련된다. 긍정의 연습은 더 큰 나를 완성시키고자 하는 차라투스트라의 자기 초극적 명제와 관련된 것으로, 이러한 관점을 통해 김수영의 온몸의 시학을 새롭게 조망할 수 있음을 논증하였다. 모더니티에 대한 김수영의 관점이 집약되어 있는 온몸의 시학은 대극적인 것의 긴장을 통해 더 높은 자기를 창조하기 위한 존재의 상승운동을 지향해야 함을 주장한다. 이와 같이 더 높은 자기에 이르고자 하는 주체의 욕망은 4‧19혁명에 대한 체험을 통해 공동체를 완성하면서 동시에 이를 초극하고자 하는 혁명에의 지향으로 나타난다. 김수영의 유고작인 「풀」은 자기 안에 내재되어 있는 사랑이 도래할 때까지 운명과의 관계를 긍정하며 우주적 우연과 대결하는 풀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온몸의 시학의 주제의식을 구현하고 있는 텍스트라 할 수 있다.
4장에서는 김춘수의 역사허무주의에 주목하여 김춘수가 역사 자체를 전면적으로 거부하며 초월적 세계에 대한 지향을 드러내는 『폐허』파의 기획을 이어받고 있음을 다룬다. 김춘수의 초기시에 나타나는 비애 의식은, 김수영의 시에 나타난 설움이 그러하듯, 인간의 운명에 대한 비극적 인식에서 기인한다. 이와 같은 비극적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는 폭력적인 역사를 철저히 부정하는 한편, 사물을 대상성으로부터 구해내어 병든 세계를 치유할 수 있는 초월적 시선을 확보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릴케(Rilke)의 시학을 탐구해나간 김춘수는 꽃 연작에서 심연에 잠겨 있는 존재의 의미를 구해내는 시인의 사명을 천착한다. 릴케가 「두이노의 비가」에서 노래한 천사와 김춘수가 자신의 페르소나로서 설정한 처용은 이와 같은 맥락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이들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며 존재론적 상승을 이뤄내는 신화적 존재들로, 김춘수는 예술적, 정치적, 종교적 영웅들에게서 처용-천사의 얼굴을 발견한다. 김춘수의 시에서 또 하나 특징적인 것은 언어의 불완전함에 대한 문제의식이 근본적인 차원에서 제기된다는 데 있다. 역사가 하나의 환상에 불과하다는 김춘수의 역사허무주의는 이와 같은 언어 인식에서 기인한다. 하지만 인류가 역사의 주체로서 역사를 더 나은 방향으로 끌고 나갈 책임을 각자가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김춘수의 시를 현실도피적인 것으로 평가해온 관점은 재고의 여지가 있다. 김춘수의 시는 삶의 근원적 위태로움을 아름다움으로 변용시키는 존재론적 미학을 보여주고 있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2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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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ars in Collections:
College of Humanities (인문대학)Korean Language and Literature (국어국문학과)Theses (Ph.D. / Sc.D._국어국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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