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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과 베이다오의 참여의식 비교연구 : A Comparative Study of Consciousness of Participation by Poets Kim Su-young (金洙暎) and Bei Dao (北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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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이미옥

Advisor
박성창
Major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Issue Date
2016-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참여의식부정성참여시몽롱시지식인 의식혁명의식공동체의식자유의식.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국어국문학과 국문학전공, 2016. 8. 박성창.
Abstract
김수영과 베이다오의 참여의식 비교연구

이 논문은 한국에서 1960년대 참여시의 대표시인으로 불리는 김수영과, 중국에서 1980년대 몽롱시의 대표 시인으로 일컬어지는 베이다오(北島)의 시에 나타나는 공통된 특질로서 참여의식을 이후 사회적 변화의 양상에 따라 추적 비교한 연구이다. 양자는 한중 양국의 상이한 사회·문화 체제 속에서 서로 다른 성장, 발전의 양상을 보였고 상호 간의 직접적 영향관계의 존재 또한 확인할 수 없다. 그러나 양자의 비교를 가능하게 하는 근거는 비슷한 시대적 배경 아래 시인이 역사적 주체로서 현실에 대응하는 방식, 즉 시의 미학적 실천과 그 속에 내재된 하나의 경향적 특질로서 참여의식에 있어 긴밀한 유사성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본고에서는 김수영과 베이다오를 직접적으로 참여문학의 범주에 근거하여 분석하는 대신 참여의식이란 개념의 틀을 활용하여 양자 간의 공통성을 추출하고자 하였다. 김수영과 베이다오의 참여의식은 크게 봤을 때 현대성이라는 큰 범주를 포섭하고 있지만 이들은 또한 각자가 처한 문화권과 생활 안에서 각각 다른 주체로서의 체험이라는 현실(리얼리티) 상황과 긴밀히 결합되어 있다. 따라서 참여의식이라는 개념은 추상적인 마음의 현상을 가리키는 것일 뿐 아니라 구체적인 체험을 바탕으로 형성되는 것으로서 여기에는 항상 리얼리티라는 현실 세계와의 상호작용이 중요하게 반영된다. 여기서 말하는 현실 체험에는 거시적인 역사적 체험뿐만이 아니라 개개인이 경험하는 미시적인 일상체험 및 타자체험까지 포괄하게 된다.
이러한 시각을 바탕으로 2장에서는 참여의식이 배태된 시대배경과 문단상황을 비교한다. 김수영과 베이다오가 겪은 4·19 혁명과 4·5천안문 사건의 가장 큰 특징은 모두 성공하지 못하고 진압되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혁명은 해방 이후의 첫 민주주의 혁명으로, 현대사와 문학사에 하나의 상징적 영향을 끼쳤다. 한국의 4·19는 새로운 주체가 탄생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 놓아 다양한 미적 주체의 형성되는 계기를 마련했고 4·5 천안문 사태는 중국에서는 80년대 유행된 개인의 맹아가 발아되는 환경을 조성하였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변화는 문단에도 이어져서 참여시와 몽롱시라는 각각 다른 사조를 탄생시켰다.
3장에서는 이런 사회적 배경 아래 김수영과 베이다오가 호출된 문단 계기적 상황을 살핀다. 순수·참여의 논쟁과 똑같이 몽롱시 논쟁을 비교하고 특히 그 논쟁에 직접 뛰어 들었던 김수영과 이어령의 논쟁을 통해 김수영의 예술가적 정체성과 불온성에서 부정성으로의 도정을 구체적으로 해명한다. 김수영의 불온성은 초기 시에서부터 말기 시에 이르기까지 김수영의 시 전체를 관통하며, 무의식과 의식 사이에서 예술창작의 중요한 기제로 작동하며 무엇보다 그것은 김수영의 예술가적 정체성, 자세, 태도와도 연결되어 있다. 죽음을 통해서만 가능해지며 죽음이 전제되고 죽음의 보증으로서의 시적언어야말로 진정한 참여시의 언어가 된다. 이 죽음은 또한 자기희생에 가까운 것으로 죽음의 대상은 자신이며 죽음을 통해서 생성되는 것은 타인에 대한 사랑이다. 그러므로 김수영의 죽음은 궁극적으로 자기희생, 자기 부정과 맞닿아있다. 베이다오 또한 모더니즘의 영향을 받았으나 모더니즘 기법을 그대로 차용한 것이 아니라 현실에 대한 부정이라는 존재론적인 사유 속에서 그의 가장 큰 부정의 대상은 문혁에 대한 것이었는데 그것에 그치지 않고 부정의식을 확대시켜 김수영과 마찬가지로 모든 것을 부정하고 회의하는 철저한 비판의식을 드러냄으로 자기투사로서 영웅 및 예술가에 대한 부정으로부터 확대되어 일상에 대한 부정으로 확대되어 감을 비교하게 된다.
4장에서는 구체적인 시 분석을 통해 김수영과 베이다오 시에서 드러난 참여의식의 양상이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는 지를 추적해 보고자 하였다. 우선 김수영과 베이다오의 내적 부정의 양상 즉 지식의 의식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주목하였다. 그들의 가장 큰 공통점은 지식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뚜렷이 인지하고 있었지만 김수영이 자신의 속물성에 대한 철저한 반성을 보여줬다면 베이다오는 영웅이 없는 시대에 병든 시인의 모습을 다양한 상징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 사회의 잘못된 힘의 체계나 가치관을 부정하고 그 배후에는 억압되어 있는 자유에 대한 열망이 무엇보다 응축되어 있다는 점에서는 같은 공통점을 지향하고 있지만 김수영의 자기부정은 위악적인 것으로 자기희생을 통한 공동의 윤리를 역설적으로 제시한 것이라면 베이다오의 자기부정은 누구나 영웅이 될 수 없음을 부정함으로 영웅만 있고 개인이 없는 시대에 죽음을 두려워하고 사랑을 갈구하는 개인주의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김수영와 베이다오의 일상과 혁명의 무경계적인 사유에 대해서 비교해 본다. 그것은 혁명 이전부터 천착해온 일상, 근대적 시공간에 대한 부정의 사유를 통해서 확인될 수 있다. 김수영의 근대적 일상이 자본의 물신화에 집중되어 있다면, 베이다오의 부정은 근대성 그 자체라기보다는 한 민족과 한 국가에 대한 불신에 초점이 놓인다.
이들을 비교함에 있어 흥미로운 지점은 모두 독재에 대항했지만 완전히 다른 국가 체제와 사회적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으므로 저항의 방식에 있어서는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김수영을 비롯한 한국의 시인들은 기존의 개인지향성 담론에서 민중 지향성 담론으로 바뀌었으며 베이다오를 비롯한 중국의 저항시인들은 인민 중심의 사회주의 공동체 담론에서 그에 반(反)한 개인 지향성 담론으로 바꾸게 된다. 또한 김수영과 베이다오는 모두 당시의 정치적 현실에 민감하게 반응하였고 시 작품으로 공론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으므로 그들이 추구한 자유는 적극적인 자유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혁명이 실패하고 나서 여전히 억압되어있는 현실은 이들로 하여금 국가의 역할과 권리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대신, 외부로부터 부당한 간섭을 차단하고, 개인의 선택 가능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소극적 자유를 추구하게 한다. 혁명 이후 일상을 자기 풍자 등을 통해 사회를 고발한, 김수영의 일련의 시들은 자기반성을 통해 공동체적 윤리를 꾀하는 내면적 자유로 나아가고 있고 반면 추방이후 고국에 돌아갈 수 없게 된 베이다오는 디아스포라로서 관조적 자유에 접근한다.
혁명 혹은 정치적 변혁의 이상이 구현되는 데는 오랜 시일이 걸리고 지속적 투쟁과 거듭되는 후퇴와 전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염두에 둘 때, 4.19와 4.5 천안문사건의 정치적 실패가 갖는 의미는 실패로만 확정지을 수 없는, 긴 순환과 변화의 변증법적 과정 속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된다. 또한 그때와 다름없는 작금의 정치적 현실, 한국에서는 후퇴하는 민주주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중국에서도 좌절된 개혁의 장기적 후과로서 빈부격차, 지역격차 등 사회적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은 반세기 전의 김수영이나 베이다오를 꾸준히 현재로 소환하게 되는 근거가 된다. 참여시의 독자적인 행로를 개척해온 김수영을 동아아적 시각에서 접근하여 새롭게 의미부여하는 작업은 한국과 중국이 당면한 정치적 문제들을 재조정하여 공생해 나갈 비판적 전망의 단초를 그 속에서 다시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2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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