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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회>의 '데포르마시옹' 미학과 예술가적 존재론 연구 - 김기림, 이상, 정지용을 중심으로 - : The Déformation Aesthetics of Kuinhoe and the Ontology of Artist - A Study of Kim Kirim, Yi Sang, and Jung Ji-yo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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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김정현

Advisor
신범순
Major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Issue Date
2017-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구인회예술가적 산책자알레고리적 이미지데포르마시옹메시아영원성으로서의 현재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국어국문학과, 2017. 2. 신범순.
Abstract
본 연구는 김기림, 이상, 정지용 등 1930년대 문학의 언어의 문제를 예술적 인식과 미학적 세계관의 층위로 다루고 이를 데포르마시옹(déformation) 개념과 알레고리적 이미지의 문제로 논의한 것이다. 본고의 시도는 모더니즘의 예술성을 보들레르와 벤야민의 미학적 계보 속에서 검토하고, 당대의 모더니즘 문학인들이 추구했던 지성적이고 현대적 예술의 맥락을 구체화시키기 위한 것이다. 우선적으로 이는 1930년대 모더니즘 논자들의 심리적 리얼리즘 개념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이에 대한 당시 모더니즘 문학장의 담론들은 그들이 객관과 진실, 실재와 꿈으로 표상되는 문학적 가치에 대한 진정성있는 추구를 시도했음을 드러낸다.
리얼리즘과 모더니즘의 대립이라는 문학사적 인식 속에서 모더니즘은 흔히 반카프적인 정치성 또는 순수문학, 또는 당대 서구 아방가르드 미학과 영미 모더니즘의 불완전한 수용이나 피상적인 문학 그리고 예술적 자율성의 실현으로 규정되었다. 그러나 데포르마시옹과 알레고리적 이미지를 통해 검토된 문학의 미학적 면모들은 예술적 자율성이라는 명제로서 그 전모가 이해되기 어렵다. 본고는 의 미학적 성격과 알레고리적 이미지로서의 언어 그리고 예술가적 산책자로서의 예술적, 미학적 사유와 세계관의 문제를 구체화시켰다. 특히 본고는 문학의 핵심적인 알레고리적 이미지의 총체성과 영원성으로서의 현재에 대한 추구를 나비의 모티프를 통해 구체화하고, 그 미학적인 양상을 예술적인 유토피아에 대한 환상으로 검토했다.
지성적이고 예술적인 현대적 문학에 대한 자부심인 교만한 데포르마시옹 미학의 층위는 지금까지 를 규정해왔던 예술적 자율성의 문제를 새롭게 논의해야 함을 의미한다. 의 예술적 인식과 미학적 세계관의 층위는 단순히 문학적 기술과 테크닉에 대한 순수성만이 아닌 강한 현실증오의 감정에 기만한 예술적 정신성 추구로 파악되어야 한다는 점이 핵심적이다. 이는 김기림과 이상 그리고 정지용이 스스로 어떠한 예술로서 지향하려 했는가를 텍스트를 통해 검토되어야 하는 것이다. 모더니즘이 도시-모더니티 그리고 현실과 세계를 문제시했던 것은 단순히 이를 비판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모더니즘 문학의 목표는 도시-모더니티라는 현실과 세계의 변용을 통해 미학적이고 예술적인 주체의 잠재적 가능성을 텍스트와 이미지를 통해 추구하는 것에 있었다. 그러한 점에서 이들이 자신들의 예술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지녔던 것은 중요하다. 그들이 추구했던 것은 지성적이고 현대적인 새로운 조선문학의 추구와 가능성의 실현이었기 때문이었다.
모더니즘의 미학적 사유와 세계관이 지향한 것은 진보적, 계몽적 이성과 합리성으로 가득찬 현실을 무의미한 것으로 인식하고 파괴하며, 동시에 이를 새롭게 변용하고 자신들의 미학적이고 철학적인 유토피아적 지향성에 있다. 이러한 모더니즘의 가장 대표적인 알레고리적 이미지는 바다와 달 그리고 나비의 모티프로 나타난다. 김기림의 「바다와 나비」의 고귀한 공주로서의 나비 그리고 이상의 「실낙원」연작의 새로운 불과 홍수같은 달 이미지 그리고 정지용의 「나비」와 「호랑나비」계열의 죽음을 초극한 나비의 모티프들은 이들의 미학적이고 예술적인 세계관의 근본적 정체를 드러낸다. 보들레르와 벤야민적 관점에서 이야기한다면, 의 예술가들은 자신들의 텍스트를 통해 세계의 무의미성과 폐허성을 극한적으로 추구하고 동시에 그것을 구원하려 하는 영원성으로서의 현재를 구현하려 했던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예술의 근본적 정체는 도시-모더니티로서의 세계를 미학적으로 변용하고 그 속에서 자신들의 미학적 환상을 추구했다는 점을 파악할 때 이해될 수 있는 것이다. 본고에서 사용한 예술가적 산책자의 개념은 도시를 배회하거나 관찰 혹은 비판하려 한다는 기존의 산책자 논의들이 지니는 한계를 넘어서서, 구성원들의 미학적인 사유의 층위를 의미화 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이들이 알레고리적 이미지와 데포르마시옹 미학은 지성적이고 현대적인 조선문학의 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한 치열한 예술가적 인식을 토대로 한다. 즉 예술가적 산책자의 개념은 단순히 산책자 개념으로부터 벗어나, 도시를 미학적으로 새롭게 변용하는 예술가적이고 미학적인 주체를 의미화하기 위한 것이다.
본고는 연구방법론은 보들레르, 니체 벤야민 등을 통해 지금까지 미적 자율성이라는 개념으로 이해되어왔던 미적 모더니티의 개념을 재검토하고, 이를 1930년대 모더니즘과의 상호 관계를 통해 검토했다. 이러한 본고의 방법론은 어느 정도의 비교문학적인 논의를 중심에 둔 것이다. 그러나 본고에서 주목하고자 했던 것은 단순한 수용과 역학관계가 아닌 미학적 사유의 근본적인 친연성에 있다. 보들레르와 니체로부터 기인하는 영원성이라는 미적 모더니티의 본래적 개념은 단순히 사회적 비판과 안티테제의 차원 혹은 예술적 자율성이라는 용어에 국한되지 않는다. 시간적 공간적 차이에도 불구이고 이들 예술가들은 모두 도시-모더니티의 세계를 거부하고 자신들의 이질적인 정체성을 긍정했으며, 이러한 미학적 사유를 통해 자신들의 예술을 구축해나간 존재들이다. 즉 파리와 경성이라는 지역적 위계가 아닌 미학적인 유사성과 정신적인 친연성이 보다 중요하게 논의되어야 하는 것이다.
본고의 2장은 당대 모더니즘 문학장에서 논의된 심리적 리얼리즘/리얼리티 개념을 포괄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주지주의의 대표적 이론가인 최재서의 논의와 연관시켜서 검토했다. 최재서의 「『천변풍경』과 『날개』에 관하야 - 리얼리즘의 확대와 심화」에서 드러나듯이 당대 모더니즘 문학인들 심리적 리얼리즘/리얼리티의 개념은 사실적 재현에 기반한 리얼리즘과 다르게 미학적으로 재구성된 시선을 통해 드러날 진실의 가치적 영역과 보다 밀접한 관계를 맺는 것이다.
이러한 심리적 리얼리즘/리얼리티에 대한 인식은 당대 모더니즘 문학장의 문학적 가치와 진정성의 추구와 관련되어 있는 동시에, 이와 구분되는 문학의 기본적인 성격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중요하다. 김기림이 앙드레 브르통의 무의지적 기억 개념을 통해 꿈의 리얼리티를 제시했던 맥락은 당대에도 그리고 지금에서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박태원의 심경소설과 김기림의 꿈의 리얼리티 개념은 단순한 기교 중심주의가 아니라 기교를 통해 가능한 깊이와 예술적인 세계관의 문제를 동시적으로 내포하고 있다.
본고는 3장과 4장, 5장에 걸쳐 의 중요 구성원인 김기림, 이상, 정지용의 텍스트를 영원성으로서의 현재라는 알레고리적 이미지의 방법론으로서 검토했다. 본고가 중점적으로 검토했던 바는 의 김기림, 이상, 정지용의 텍스트에 나타나는 미학적 주체와 그 세계관의 층위였다. 이는 무가치하고 무의미하 폐허와 파국으로서의 현실을 지성적으로 성찰하고 그것을 어떻게 변용시켜 극복할 수 있는가의 문제의식이라 할 것이다.
본고의 3장에서는 데포르마시옹(변용)의 상상력과 알레고리적 이미지가 어떻게 모더니티의 문제를 비판적으로 접근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특히 본고의 3장은 각 시인들의 초기 텍스트에서 나타나는 예술가적 산책자의 존재가 어떻게 데포르마시옹의 방법론과 알레고리적 이미지를 통해 도시를 지성적인 방법으로 사유하고, 도시-모더니티로서의 현실을 미학적으로 비판했는지를 검토했다. 3장에서 세 시인을 공통적으로 묶었던 지점은 바로 이들이 평균적 군중들의 세계와 대별되는 이질적인 예술가들의 미학적 비판의 양상에 있다. 즉 의 교만한 예술가적 태도의 핵심에는 근대성에 대한 비판적인 태도만이 아닌, 도시에 이질적으로 존재하고 자신의 예술을 긍정할 수 있는 미학적이고 예술가적 주체가 근본적으로 알레고리화되어 있다.
본고의 4장에서는 3장에서 검토한 무의미성과 파국으로서의 모더니티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통해 의 예술가들이 예술가적 공동체로서 어떻게 각각의 메시아적 시간, 즉 영원성으로서의 현재를 추구하고 있는 지를 논의했다. 이는 김기림에게 나비로서의 이상-쥬피타의 면모로 그리고 이상에게 나비와 꽃 그리고 새로운 달의 이미지로 정지용에게는 죽음을 초월하는 나비의 테마로 나타난다. 세부적인 이미지의 층위에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김기림, 이상, 정지용 등이 모두 나비의 모티프에 주목했다는 점은 의 공통적인 미학적 지향점인 환상으로서의 유토피아적 이미지에 대한 추구를 의미화하는데 있어서 핵심적 근거가 된다.
본고의 5장에서는 2장에서부터 5장까지 이루어진 예술가적 산책가의 개념을 통해 이상의 「날개」를 둘러싼 당시의 논쟁을 재검토해 보고 미학의 공통된 예술적 사유의 문제를 동인지인 『시와 소설』을 통해 논의했다. 특히 본고가 주목한 작품은 「방란장 주인 - 성군(星君)중하나」, 「제야」, 「가외가전」, 「유선애상」등이다. 『시와 소설』에 수록된 박태원, 김기림, 이상, 정지용의 작품은 모두 도시-모더니티라는 공간속에 존재하는 예술가적 주체를 그 소재로 삼는다. 예술가 모티프를 통해 드러나는 의 도시-모더니티에 대한 사유는 모든 것을 단일한 차원으로 환원시켜버리는 거리와 군중의 세계를 부정하고, 그러한 모더니티의 환원성으로부터 이탈된 이질적인 예술가적 산책자의 잠재적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에 그 핵심이 있다.
흔히 예술적 자율성으로 이야기되어 온 의 데포르마시옹 미학은 단순히 진보와 계몽, 합리적 이성으로 상징되는 사회적 모더니티에 대한 반발이나 비판적 측면에 국한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들의 예술과 철학이 모더니티의 문제에 대해서 사유했던 핵심은 바로 세계를 새롭게 데포르마시옹(변용)하고 그것을 메시아적 영원성으로서의 현재 시간에 대한 추구를 형상화는 것에 있다. 이처럼 나비로 대표되는 모더니즘의 미학적 세계관의 층위는 그들이 구성해나갔던 새로운 조선문학과 예술의 가능성에 대한 추구를 통해 이해될 필요가 있다. 가 추구했던 화려한 미학과 예술의 성좌형세, 즉 교만하고 오만한 별과 같은 큰 예술가(성군: 星君)들의 모습이란 이질적이고 불온한 예술가적 정체성을 긍정하는 창조적이고 미학적인 텍스트 그 자체의 형상이기 때문이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2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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