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를 위한 간선도로 교차로 공간 재설계 -강남역 교차로를 중심으로-

Abstract

도시 속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대형 간선도로 교차로는 도시의 중요한 결절점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위주의 도로공학적인 설계방식으로 인하여 도시 공간을 파편화시키고 보행연결성을 저하시키는 등의 문제점을 발생시키고 있다. 본 연구는 그간 차량만을 위한 공간으로 형성된 간선도로 교차로 공간이 보행자를 위한 도시 공간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관점을 가지고 시작하며, 현재 과도하게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도로 공간의 조정을 통하여 도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공공공간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우선, 현재 간선도로 교차로 공간이 가지고 있는 현황과 원인을 파악하기 위하여 서울 영동지역의 대형 교차로 지역들을 선택하여 사례연구를 진행하였으며, 연구는 자동차가 이용하는 차도 공간과 보행자가 이용하는 교차로 모서리 공간으로 나누어 진행하였다.

분석결과, 간선도로 교차로 공간의 문제요소는 1) 과도한 가각전제사업으로 인해 형성된 넓은 교통섬 및 차선을 포함한 이용되지 않는 유휴공간과, 2) 교차로 지역에 설치된 지하보도로 인한 횡단보도의 부재, 3) 지하철역에 인접한 교차로 주변 모서리 공간의 낮은 질적 수준, 4) 넓은 도로에 의해 분리되어 단절된 도시 조직을 들 수 있다.

개선안의 대상지는 문제요소들이 크게 드러나고 있는 서울 강남역 교차로 지역으로 선정하였다. 설계에 앞서 진행되는 대상지 분석과정은 물리적인 분석 및 보행량 조사, 보행자의 행태관찰을 통해 이루어졌다. 강남역 교차로는 크게 상업지역 밀집되며 많은 유동인구가 이용하고 있는 북쪽지역과 업무·상업지역이 혼합되어 있고 비교적 유동인구가 적은 남쪽 지역으로 분류할 수 있었다.

대상지 분석을 통해 도출된 강남역 공간이 가지고 있는 도시설계 과제는 설계목표에 반영되며, 이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강남역 교차로는 가각 전제로 인해 총 7개의 넓은 도로 유휴부지를 가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둘째, 건너편 지역으로 이동시 보행자들은 지하보도에 국한되어 통행을 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고 있어 횡단보도의 설치가 필요하다. 셋째, 모서리 공간에서 보행자들의 행태를 받아줄 수 있는 공공공간을 조성해야 한다. 넷째, 보행자를 위한 공간은 이용자의 편익을 증진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보도레벨에서 연접한 건물의 1층 용도를 고려하여 공간의 통일성을 도모해야 한다.

위의 설계과제를 고려한 대상지의 설계안은 먼저 우회전 도로를 재설계하여 기존에 유휴부지를 보도에 편입시켜 모서리 공간을 확장하며, 횡단보도를 설치하고, 확장된 공간을 포함한 교차로 공간을 공공공간으로 재설계하는 순서로 진행하였다. 설계안은 전체적으로 그늘을 제공하는 수목과 함께 주변에 앉을 공간을 마련하고자 하였으며, 각 사분면이 가지고 있는 공간의 성격을 고려하여 부여되는 기능을 달리하였다.

유동인구가 많은 북쪽지역의 경우 1사분면은 기존 행사공간으로 이용되는 광장의 기능을 유지하되, 행사 기간 외의 시간에 이용할 수 있도록 지하철 출입구 주변에 그늘을 포함한 휴게공간을 새로 조성하고 카페테리어를 운영한다. 2사분면의 경우 주변 1층 건물의 카페용도를 고려하여 야외에서도 이를 이용할 수 있는 벤치와 테이블을 마련하였다. 남쪽의 경우 직장인과 적은 수의 일반인들이 조용한 환경에서 이용할 수 있는 휴식공간의 성격을 강화하고자 하였으며, 3사분면에는 수변공간과 벚나무를 배치하여 장소성을 높이고, 4사분면은 주차장으로 진입하는 도로를 보도레벨로 올려 보행자와 차량이 이용할 수 있는 보차혼용도로를 제안하였다.

본 연구는 도로 설계시 수반되는 교통신호 및 횡단보도 주기 연구와 같은 도로공학 분야에 대한 계획이 제외되어 있다는 점에서 한계를 가지고 있지만, 우회전 도로 재설계를 통하여 교차로 공간이 가진 근본적인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하였으며 통합적으로 도로 공간과 보행자 공간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이는 향후 서울을 포함한 기존의 교차로 공간 계획을 개선하는 연구에 참고사항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도시 공공공간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