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효율 규제가 주거 선택에 미치는 영향 분석: 건축물에너지소비증명제도를 중심으로

Abstract

전 세계적으로 공급 측면이 아닌 수요 측면에서의 에너지 관리에 대한 관심 이 급부상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에너지 수요 관리의 일환으로 건축물에너지 소비증명제도를 발표함으로써 주택 거래 시에 건물의 에너지 성능을 고려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해당 제도는 현재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일부 지역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2016년에는 전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본 연구에서는 아직 시행 초기인 건축물에너지소비증명제도의 효과에 대하 여 정량적인 분석 결과를 제시함으로써 향후 정책을 시행하는 데 있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분석에 사용할 데이터는 이산선택실험을 설계하 여 통제된 주거 선택 상황에서 소비자에게 주어진 주택 대안 중 가장 선호하 는 주택을 선택하도록 하는 소비자 설문을 통해 얻을 수 있었다. 소비자의 진 술선호데이터를 추정하기 위하여 확률효용이론에 근거한 이산선택모형 중 소 비자의 이질성을 반영할 수 있는 혼합로짓모형을 이용하였고, 추정 결과를 통 해 주택 선택의 각 속성에 대한 소비자의 한계지불의사액 및 상대적 중요도를 도출하였다. 또한 각 소비자 개인의 수준에서 간접효용을 도출하여 정보 제공 과, 제공된 정보를 통해 알 수 있는 건축물의 실제 에너지 효율 등급에 따라 효용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파악하였다. 실제 추정한 결과, 소비자의 실제 주 택 선택 시 건축물에너지소비증명제도의 시행으로 인하여 정보가 제공될 때 평균적인 소비자의 효용이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정보가 제공되는 경우에 한하여, 건물의 에너지 효율 등급이 보통 수준보다 높은 건물인 경 우에는 보통 수준인 경우보다 소비자의 효용을 추가적으로 증가시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지역별 소비자의 선호 구조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하기 위한 분석을 실시하였고, 소비자가 갖는 추가 편익에 대한 분석도 함께 수행하였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소비자들의 경 우 에너지 효율 등급이 높은 건물에 대한 효용 증가 폭이 컸는데, 이는 수도 권 주택의 유지비용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각 개 인 수준에서의 효용을 고려하여 보았을 때, 정보가 제공되기만 하면 소비자의 효용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아 제도의 시행으로 인하여 건물의 에너지 소비 관 련 정보가 제공되는 것 자체에 대하여 소비자들의 편익이 증진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는 이산선택실험 시 통제된 주택 선택 상황을 가정함으로써, 기존의 소비자의 다양한 거주 이전 목적에 따른 편차를 보정하지 않은 연구의 한계를 보완했다. 따라서 통제되지 않은 주택 선택 상황에서는 본 연구에서 제시한 것과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의 결과는 향후 제도의 시행에 있어 정책 입안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으며, 건물 공급자들 에게 기존 주택의 리모델링이나 신규 주택 건축 시 건물의 에너지 성능 향상 을 위한 투자 유인을 제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