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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전각의 바닥형식과 마루의 이용방식에 관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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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배창현

Advisor
전봉희
Major
공과대학 건축학과
Issue Date
2013-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마루기록화기거양식공간인식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건축학과, 2013. 8. 전봉희.
Abstract
본 연구는 전근대시기 한국 건축에서 보편적인 바닥형식으로 사용된 마루의 이용방식을 살펴, 마루사용의 의미와 기거양식의 관계를 고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동일한 의례를 목적으로 건립된 전각에서 전돌과 마루라는 전혀 다른 성질의 바닥형식이 혼재되어 사용되는 양상에 주목하였다. 또한 조선시대의 문헌을 통해 바닥형식과 기거양식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았으며, 동시기에 제작된 기록화를 통해 당대(當代)의 마루 이용모습을 확인하였다.
그 동안 한국의 건축에서 마루가 사용된 공간에 대해 해당 공간을 좌식 또는 신발을 벗은 상태로 이용하기 위한 것과 관련이 있다라는 해석은 거의 모든 경우에 타당하다고 여겨져 왔다. 이러한 절대적 인식은 그간 사찰 전각과 주택 등을 중심으로 한 연구를 바탕으로 매우 강하게 형성되어 왔으며, 현대 한국주택 내부에서의 탈화(脫靴)의 관습과 어우러져 마루의 이용방식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관념으로 자리 잡았다.
마루를 절대적 좌식 또는 탈화공간으로 인식하는 태도는 마루 설치 여부에 따라 공간 이용방식의 추정을 가능케 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은 유교적 의례를 위해 건립된 전각의 마루 이용방식을 해석함에 있어 많은 모순점을 가진다. 또한 본 연구에서 다룬 여러 사례들을 통해 볼 때, 과연 마루라는 바닥형식이 공간의 이용방식을 구속하는 요소로 사용되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갖게 된다.
유교의례를 위해 건립된 전각의 바닥에는 각각의 사례에 따라 전돌과 마루가 혼재(混在)되어 있는 경우가 존재한다. 이러한 혼재 양상은 마루의 좌식 이용방식 및 의례 공간의 바닥형식 인식과 관련한 의문의 단초가 된다. 또한 이러한 전각들에서 행해진 의례의 동선과 진행 과정을 살펴볼 때, 신발의 탈착이나 가구의 사용형식에 있어서 마루를 완전한 입식으로 사용했을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다고 보여 진다.
유구(遺構)만을 통한 과거의 이해는 결국 현재의 시각을 벗어날 수 없다는 한계를 가진다. 이러한 측면에서, 마루의 이용 모습이 담겨 있는 조선시대의 기록화들은 당대의 마루 이용방식에 대한 분석에 유용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조선시대의 기록화를 통해 전각 마루의 이용방식, 즉 신발의 탈착여부나 사용되는 가구의 형식 등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마루라는 바닥형식이 신발의 탈착여부나 가구 사용의 형식을 직접적으로 결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은 전돌과 마루, 좌식과 입식으로 대별되어온 바닥형식과 기거양식 사이에 절대적인 대응관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의 입식 전통에서 유래한 유교 의례의 공간은 전돌의 바닥형식을 전제하지만, 조선시대의 대성전, 객사의 정청, 진전이나 영전은 제향을 위한 전각의 내부공간에 마루가 설치되어가는 변화의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변화의 경향은 거의 모든 경우 전각의 내부에 마루가 깔리는 서원 사당의 경우와, 전각의 내부에 더하여 전퇴의 공간에까지 마루가 깔리는 가묘(家廟)에 이르러 더욱 뚜렷해진다. 특히 가묘의 경우, 조선 중기 이후 복식(服飾)에 관한 규정이 완화되어가면서 탈화의 공간으로 마루의 이용방식이 변화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가묘를 비롯하여, 개방형 전퇴의 공간에도 마루가 깔리는 경향을 조선후기의 사묘건축인 칠궁, 신선원전 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전각의 마루설치 확대과정을 통해, 사묘건축의 전퇴가 바닥형식과의 관계에서 가지는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다. 특히 사묘건축의 개방형 전퇴는 공간적 범위에 있어서는 전퇴의 내부와 같은 당(堂)으로 인식되었지만, 물리적으로는 창호에 의해 구분되었다. 이러한 구분은 전각의 내부와 퇴의 바닥형식이 분화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게 되었다는 점에서 바닥형식 변화와 관련한 일차적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으며, 이렇게 분화된 개방형 전퇴의 공간은 전돌에서 마루로 바닥형식이 점차 변화되어 가는 과정의 순서를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바닥형식의 분석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한편, 신발의 착용여부와 사용되는 가구의 형식을 통해 기거양식을 입·좌식으로 구분한다면, 조선시대의 마루는 완전한 좌식이나 입식의 이용방식을 비롯하여 두 가지 기거양식이 절충적 모습을 보이는 이용방식의 복합적 양상을 보인다. 이렇게 다양한 이용방식을 확인할 수 있는 마루는 공간의 성격에 따라 어느 정도 구분이 가능하다. 이러한 구분의 기준이 되는 요소는 온돌과의 물리적 결합관계, 위계적 공간규범의 성격과 같은 것들을 들 수 있다. 이러한 구분의 틀을 바탕으로 볼 때, 전각의 마루는 온돌과의 관계에서는 물리적으로 결합되지 않은 독립적인 상태로 볼 수 있고, 의미적으로는 상대적으로 높은 위계를 가지는 공간에 사용되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일반적인 전각의 마루에서는 주로 공적인 의례나 연회가 행해졌으며, 이러한 행사의 일반적인 성격에 따라 엄격한 복식의 규정이 적용되었기 때문에 신발을 착용한 이용방식의 모습을 보인다는 추정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
조선시대의 목조건축에서 마루는 전돌과 함께 의례적 공간인 전각의 바닥형식을 구축하는 주된 방법으로 사용되었다. 특히 전각에서의 마루는 조선 중·후기에 이르러 기존의 전돌을 대체해가며 사묘건축의 내부, 전퇴 부분에까지 확대되는 등 사용의 폭을 크게 넓히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경향은 결국 마루가 특정한 이용방식에 대한 제약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신발을 신어야 하거나 입식의 가구를 사용해야 하는 공간에도 사용될 수 있었던 점이 특히 주목된다. 이렇듯, 마루가 한국의 건축에서 보편적인 바닥형식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기 쉽고, 딱딱하고 강한 표면을 가진 마루의 물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24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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