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의 공업화된 재료에 의한 신체적인 지각에 관한 연구: 임스 주택을 중심으로

Abstract

건축에서 공업화는 국제주의 양식, 혹은 기능주의의 이름으로 근대건축운동의 시대 적 배경이자 궁극적인 목표였다. 전 후 주택의 보급을 위한 재료는 지역적으로 한정 적인 기존의 것이 아닌 산업 시대의 생산물로서 공업화된 재료였으며, 이러한 사회적 수요를 바탕으로 공업화의 실현은 가속되었다. 그러나 공업화 주택에 대하여 실제 거주자의 생활 세계를 고려하지 못하였다는 비 판적 논의가 제기되었다. 이에 따라 현상학을 토대로 다시금 지역의 땅과 문화를 반 영하는 자연 재료, 제작자의 정신을 지향하는 장소 논의가 건축 담론을 주도하게 되 었고 이는 오늘날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공업화된 재료는 현재까지도 이러한 현상학 바탕의 담론에서 배제되고 있 다. 그럼에도 건축의 공업화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닌 직면한 현실이 되었으며, 오늘날 일상 속에 깊숙이 침투하여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더불어 장소 논의 는 거주자(혹은 사용자)를 언급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실제적인 생활 세계에서의 건축가와 거주자의 층위를 잇지 못한다. 그들의 논의는 주로 객관적으로 평할 수 있 는 물리적 실체로서 완결된 건축물, 건축가의 제작에 한정되어 있다. 이에 반해 공업 화된 재료는 그 기본적인 생산 방식에서 제작자(건축가)보다 거주자(사용자)에 더욱 가까운 보편화의 개념을 바탕으로 한다. 이에 본 연구는 주택의 공업화된 재료의 가치를 재조명하며 이를 위해 하이데거의 짓기(building) 사유를 논한다. 또한 장소의 감각을 크게 두 가지(분위기의 경험, 일 상의 경험)으로 구분하여 두 종류의 짓기의 의의를 밝힌다. 그리고 장소를 스스로 만 들고 그 안에서 경험하는 주체로서 거주자의 신체적 지각의 역할과 양상을 살펴본다. 또한 통시적 관점에서 살펴본 주택의 공업화에 대한 개념어를 세 가지, 표준화, 기계 화, 통일성으로 나누어 정리하였다. 도출된 주요 개념과 관련하여 주택이 주거로서의 가치를 지니지 못하게 되었던 이유를 이해하였다. 이에 더하여 오늘날의 사례를 토대 로 공업화된 재료의 즉물적 특성과 일반성이 일상의 맥락을 드러내고 신체적일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였다. 임스 주택(Eaems House, 1949)은 종래에 주택의 재료로 사용되지 않았던 공업화 된 건설 재료를 일반 주택의 시공에 적용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나아가 임스 주택은 건축가와 거주자가 일치한다는 점에서 특수성을 갖는다. 임스 주택은 거주자의 능동 적인 짓기를 가능하게 하고, 그들의 일상을 친밀하고 풍부하게 드러내는 미국 근대 주거의 이상적인 상으로 평가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평가는 단지 우연적이고 일반적 인 현상이 아닌, 임스 부부의 끊임없는 노력의 산물이며, 나아가 그들은 이러한 공업 화된 주택의 가치를 기록하고 세상에 알리고자 노력하였다는 점에서 연구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공업화된 재료의 사물로서의 가치는 어디에서나 흔히 사용되고 쉽게 접할 수 있는 재료가 지닌 일반적인 사실에서 나아가 거주자에게 단일한 존재가 될 수 있게 되었을 때 부여된다. 주택의 공업화된 재료의 일반성은 오늘날 빠르게 동질화되어 가는 환경 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단 하나의 의미를 지닌 장소를 만들기 위한 본질적인 토대 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