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현대 국가주도 호텔의 건설과 자본주의 유입에 따른 변화

Abstract

본 연구는 근, 현대 시기 국가주도로 건설, 운영되었던 호텔의 변화를 통해 국가적 목적을 가지고 건설된 국가시설이 자본주의 유입과 같은 사회변화에 따라 민영화되어 민간시설이 되는 과정을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국가주도로 건설된 고급호텔의 경우에는 국가시설의 성격과 상업시설의 성격 모두를 가진 혼종적인 시설이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호텔 연구는 운영, 건설 주체에 따라 국가시설 혹은 상업, 숙박시설의 측면에서만 호텔을 분석하고 있다. 호텔을 2가지 성격을 가진 혼종적인 시설로 봄으로써 국가호텔이 민영화 되는 현상에 대한 포괄적인 분석을 할 수 있었다. 또한 그 과정을 연속적인 흐름으로 봄으로써 변화에 따른 물리적 징후를 관찰하여 그러한 변화과정이 시대 변화와 어떠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도 파악할 수 있었다. 국가주도의 호텔 건설은 일제강점 초기와 박정희 정권 초기에만 이루어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는 당시의 국가호텔의 의미와 역할을 추측할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단서이다. 호텔은 근대화와 서구화를 표방하는 정권에게 그 능력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시설 중의 하나였다. 이는 호텔이 건축적으로 서구양식을 재현하고 기능, 공간적으로는 서구문화를 재현하는 시설이었기 때문이다. 일본 식민지정부와 박정희 정권에 의해 건설된 호텔의 건축 형태 또한 이러한 측면에서 이해해볼 수 있다.

고급호텔을 건설하는 정권의 성격이 고급호텔의 건축형태와 운영방식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일본식민지정부와 미군정과 같은 타자로써의 권력주체들은 호텔의 고급성을 통해 그들의 차별적인 지위를 표출할 수 있었다.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 식민지정부와 미국의 호텔 운영은 이러한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일본 식민지정부와 미국에 의한 호텔 사용으로 한국의 고급호텔은 고급성에 기인한 차별적 지위부여의 기능을 내포하게 되었고 이에 호텔은 권력의 표상으로 작용하였다. 이는 호텔을 대한민국 정부의 권력기관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시도를 통해서 확인해볼 수 있다.

호텔이 정권초기 활발하게 건설되었던 것은 막대한 개발비용을 이후 운영 수익을 통해서 충당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국가주도로 건설된 호텔들에서도 이미 상업시설의 성격이 존재했음을 뜻한다. 이러한 호텔의 성격은 자본주의 유입에 따라 그 상업성이 강조되어 호텔과 그 호텔로 대표되는 공간들에는 여러 변화의 징후들이 나타난다. 이러한 변화의 최종적 결과로 국가호텔들은 모두 민간에 불하되어 신규호텔 개발의 바탕이 되었는데 특히 당시 국가와의 긴밀한 협력 속에서 성장한 재벌 대기업들이 신규호텔의 개발 주체로 참여하였다. 신규호텔 개발은 불하되기 전 이미 국가와 기업 간의 모의가 되어있었으며 이는 호텔이 완전하게 민영화 되었으나 아직도 국가적 기능의 수행을 위해 호텔이 필요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따라서 이러한 호텔들에는 기존 국가호텔의 특성들이 투영되는데 그 방식은 호텔 매입 주체의 특성, 매입 주체와 국가와의 관계, 호텔의 입지적인 측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