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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의 이념과 제도가 통상협상 결과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한국의 거대경제권 FTA 협상을 중심으로
The Influence of Policy Idea and Institution on Trade Deals: Korea's FTA Negotiation with Large Econom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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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홍석빈
Advisor
구민교
Major
행정대학원 행정학과
Issue Date
2015-08
Publisher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Keywords
관료제정책이념제도한-일 FTA한-미 FTA한-중 FTA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 행정학과 행정학전공, 2015. 8. 구민교.
Abstract

본 연구의 목적은, 통상관료가 가진 정책이념(policy idea)과 국가 내에 형성되어 있는 무역정책 제도(institution) 간의 상호작용이 통상협상(FTA)의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는 것이다.
국가(정부)는 대외 경제적 국가이익추구를 위해 외국과 통상협상을 갖고 무역협정을 체결한다. 무역협정 체결이 경제적 목적을 위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국가 간 통상협상 과정과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는 경제적 요인들 외에도 다양한 비경제적 요인들이 동시에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국가의 무역정책(trade policy)이라는 정책행위가 과거 냉전시대에는 정치에 비해 경제를 상대적으로 경시함에 따라 무역(international trade)도 소위 하위정치(low-politics)의 영역에 머물러 있었으나 탈냉전 이후 현대에는 무역이 정치와 마찬가지로 상위정치(high-politics)의 영역에 해당하는 국제 정치경제적인 문제가 되었다는 점이다. 즉 현대 국가들은 무역을 더 이상 정치와 동떨어져 있는 경제적인 문제로만 보지 않고 국제 정치경제적인 맥락에서 접근하기 때문이다. 소위 무역의 정치경제 시대가 도래 했음이다.
둘째, 국가의 무역정책(trade policy) 및 통상협상(trade negotiation)이 가진 속성 자체가 대내적(domestic) 및 대외적(international)인 양 수준(two-level)에서의 정치협상(political bargaining) 게임이라는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국가의 무역정책과 통상협상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들 중에서도 본 연구는 정부의 정책행위를 수행하는 주체인 통상관료의 정책이념과 해당 국가에 형성되어 있는 무역정책 제도가 국가 간 통상협상의 타결 여부 및 체결된 협상의 시장 개방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요인이었음을 실증분석 했다. 이를 위해 한국정부가 21세기 들어 새롭게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정책에 따른 통상협상들 중에서 특히 일본, 미국, 중국 등 거대경제권 국가들과의 FTA 협상 사례를 대상으로, 해당 시기 별 통상관료의 정책이념과 무역정책 제도 간 상호작용이 협상의 결과에 미친 영향을 중점적으로 분석했다.
한국정부가 추진했던 한·일, 한·미, 한·중 FTA 협상사례에 대한 분석 결과, 한국 통상관료 및 협상상대국 통상관료가 협상 당시 가지고 있던 정책이념상의 차이와 각국이 가지고 있는 무역정책 제도의 특성 별 차이에 따라 협상의 타결 여부 및 체결된 협정의 무역 자유화 수준에 있어서의 결과가 상이하게 나타났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 관료의 정책이념이 통상협상의 결과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서는, 협상에 임하는 양측 통상관료의 정책이념이 모두 적극적 자유주의일 때 협상타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양측 통상관료의 정책이념이 소극적 자유주의일 때에는 협상타결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일방 당사국 통상관료의 정책이념은 적극적 자유주의이나 타방 당사국 관료의 정책이념이 소극적 자유주의일 경우 협상타결 가능성이 낮아지거나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낮은 수준의 FTA가 체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협상 당시 각국에 형성되어 있던 무역정책 제도가 가진 특성 별 차이가 통상협상 결과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서는, 협상 당사국 내에서 무역정책을 주무하는 권한과 책임을 가진 정부조직의 정책에 대한 총괄·조정 권한 보유정도가 통상협상에 영향을 미침을 확인하였다. 다만 이 때 제도가 다른 변수와 무관하게 완전히 독립적으로 작용해 제도 자체가 가진 영향력만으로 통상협상의 결과를 결정짓는 것은 아니었다. 즉 제도의 경우 정책주무부처가 가진 권한의 강약 등과 같은 제도 자체의 특성들 외에도 각국의 제도 내에서 제도가 통상관료에게 허용한 재량권(slack)을 관료가 대내외 협상에 어떻게 활용했느냐에 따라 협상결과가 다르게 결정되었음을 발견하였다.
셋째, 통상관료의 정책이념과 무역정책 제도가 상호작용하는 가운데 전개되는 양 수준 게임인 국가 간 통상협상에서, 각국 통상관료의 이념과 제도 간 상호작용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것은 해당 국가 통상관료가 자신의 지위 및 정책이념에 입각해 그에게 주어진 제도적 재량권을 어떻게 활용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관료(bureaucrat)라는 공적인 지위를 가진 존재인 통상관료는 개인자격으로 가지고 있는 정체성과 조직의 구성원자격으로 가진 정체성이라는 이중적 정체성(dual identity)을 가지고 있다. 이에 통상관료들은 정부의 무역정책과 통상협상이라는 정책행위를 수행함에 있어 국가이익을 명분으로 하되 그가 가진 이중적 정체성에서 오는 조직이익과 개인이익을 함께 추구한다. 분석 결과 바로 이러한 통상관료의 공적 및 사적 지위에서 오는 다차원적 이익추구 동기요인이 통상협상에 임하는 관료의 전략적 선택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었다.
특히 국가 간 통상협상에서는 정부의 무역정책을 주무하는 정책담당 조직의 수장과 외국과의 협상에 정부를 대표하여 통상협상을 이끄는 교섭수석대표라는 최고위급 통상관료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책결정과 협상전개에 있어 의사결정자인 이들 통상관료의 정책이념이 무엇이고, 이들이 제도로부터 주어진 재량권을 외국과의 통상협상에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협상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 정책주무부처의 수장과 교섭수석대표는 소속 국가의 대내외 정치협상 과정을 통해 자국의 최종적인 윈셋(win-set)의 크기와 내용을 결정하는데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와 같이 관료의 정책이념(idea), 제도(institution), 그리고 이해관계(interest) 간 동학을 감안하면서 한국정부가 무역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일본, 미국, 중국과 추진했던 FTA 협상에 있어 위 변수들 간의 상호작용에 따른 협상의 결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한·일 FTA의 경우 협상 당시 양측 통상관료의 정책이념에 있어서는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양측 관료들 모두 소극적 자유주의 이념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반면 관료가 국가이익, 조직이익, 개인이익 등을 달성하기 위한 통상협상을 함에 있어 제도에 의해 허용된 범위 내에서 그들에게 주어진 재량권을 활용하는 수준에 있어서는, 한국의 경우 중앙 집권형 단일전담조직인 통상교섭본부의 조직수장과 교섭수석대표의 제도 활용 수준이 높았음에 비해 4성 체제라는 분산형 복수조직 형태의 제도를 가진 일본 통상관료들의 제도 활용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처럼 협상 당시 일정한 정책이념을 가진 한·일 양국 관료들이 그들에게 주어진 제도적 권한을 활용해 전개한 FTA 협상의 최종 결과는 한국 통상관료들이 그들에게 주어진 권한과 재량을 활용해 일본 측이 제안한 최종 협상안을 수용하지 않음으로써 협상이 장기 교착상태에 빠지고 급기야 현재까지 중단되기에 이르는 결과로 귀결되었다.
둘째, 한·미 FTA의 경우 협상 당시 양측 통상관료의 정책이념은 모두 적극적 자유주의 성향을 띠고 있었다. 제도 활용 수준에 있어서는 한국의 경우 통상교섭본부의 조직위상과 정책추진 역량이 한·일 FTA 협상 때보다 강화된 가운데 대내 이해관계 정부부처들을 상대로 한 정부정치에 있어서도 정책조정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등 높은 수준의 제도 활용 역량을 보였다. 미 무역대표부(USTR)의 통상관료들 또한 시효가 예정된 무역촉진권한(TPA)을 활용, 미 의회와의 대내 정부정치 힘겨루기에서 비교우위를 점했다. 그 결과 양국 간 협상의 최종 결과는 적극적 자유주의 정책이념을 가진 양측 주무부처 조직수장과 교섭수석대표의 제도 활용 수준이 모두 높은 가운데 높은 수준의 FTA로 타결되었다.
셋째, 한·중 FTA의 경우 협상 당시 양측 통상관료의 정책이념은 한국의 경우 적극적 자유주의, 중국의 경우 발전국가적 중상주의에 가까운 소극적 자유주의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제도 활용 수준에 있어서는 한국의 경우 협상 중간에 새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통상교섭본부가 해체되고 신설 산업통상자원부체제로의 변화가 있었다. 산업통상자원부로 흡수, 편제된 통상조직은 차관보급으로 조직위상이 낮아졌으며 산업부문 출신의 관료들이 교섭권을 이양 받아 협상을 전개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기존 통상교섭본부체제 시절과는 달리 정책주무조직인 통상조직에 소속된 관료들의 제도적 재량권 활용을 통한 정책갈등 조정 및 대내 이해관계 부처에 대한 정치협상력도 이전보다 약화되었다. 반면 중국의 경우 공산당 일당독재 하에서의 최고 행정기관인 국무원에 무역정책 권한이 집중되어 있음으로써 산하 통상전담조직인 상무부 소속 통상관료들의 제도 활용 수준이 높았다. 이는 중국정부의 정책 의사결정 구조의 특성 상 공산당 최고지도부의 결정과 지시 하에 정책이 결정됨에 따라 상무부가 별도로 대내 이해관계 부처들과의 중대한 정치협상을 거칠 필요가 없이 결정된 정책방향에 대한 집행위주의 통상협상을 전개하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양국 간 협상의 최종 결과는 한·미 FTA를 거치면서 형성된 적극적 자유주의 정책이념을 가졌으나 정권교체로 인한 제도변화에 따라 제도적 재량권 활용에 있어 영향력이 감소한 한국의 통상관료와 발전국가적 중상주의에 가까운 소극적 자유주의 이념성향과 높은 제도 활용 수준을 가진 중국 통상관료 간 협상의 결과, 당초 양측이 천명했던 높은 수준의 FTA 체결 목표와 달리 타결엔 성공하되 무역 자유화 수준이 낮은 수준의 FTA로 체결되었다.
이상 한국이 추진한 일본, 미국, 중국 등 거대경제권 국가들과의 FTA 협상에 대한 분석을 통해 국가 간 통상협상의 결과에는 경제적 영향요인 외에 비경제적 영향요인으로써 통상관료의 정책이념과 제도가 관료가 속해 있는 조직과 관료 자신의 개인적 이해관계(interest)를 둘러싸고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게 됨을 경험적 사례연구 분석을 통해 실증하였다.
이처럼 국가 간에 추진되는 통상협상의 결과가 경제적 이유와 논리만으로 결정되지 않는 이유는 무역정책이 가진 정치경제적 속성 때문이다. 국가(정부)는 경제적 이익 추구를 위해 여러 복잡한 계산과 전략을 통해 외국과 통상협상을 하게 되지만, 그러한 구체적인 정책행위를 하는 주체는 어디까지나 정책담당자인 관료들이기 때문에 관료의 정책이념이 무엇이냐가 통상협상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또 통상관료들은 정책행위를 하는 데 있어 무역정책 제도라는 구조적 환경 속에서 정책행위를 해야만 하기에 각국의 무역정책 제도가 가진 특성과 관료의 제도 활용 수준 또한 협상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본 연구는 국가 간 통상협상이라는 것이 행위자인 관료가 자신이 가진 고유한 정책이념 하에서 그에게 주어진 기회이자 제약으로써의 제도가 부여한 권한과 책임을 행사하는 정책행위의 일환임을 실증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또 통상협상은 통상관료가 대내(domestic) 및 대외(international)의 양 수준에서 공식적 또는 비공식적 이해관계 조직들 및 외국 관료들과 벌이는 정책행위라는 점에서 통상관료와 그가 속해 있는 정부조직의 행위는 제도인 관료제(bureaucracy)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확인한 것에서도 연구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론적 시사점으로는 첫째, 연구방법론에 있어 기존 국내 선행연구들이 주로 규범적인 시각에서 경제학적 방법론에 입각한 양적연구를 해 옴에 비해 본 연구는 실증적인 시각에서 무역의 정치경제학 및 행정학적 방법론에 입각한 질적 연구라는 점이다.
둘째, 그 동안 최소 국가단위 이상에서 연구되어 왔던 국제무역과 국가의 무역정책 분야들에 대한 연구와 달리 분석단위를 국가수준에서 한 단계 더 세분화 해 국가 내 정책행위자인 관료의 정책이념과 제도 관점에서 접근한 점이다. 즉 국제체제, 사회, 국가 등 거시적 분석단위가 아닌 국가 내 관료제(bureaucracy)와 관료(bureaucrat), 관료 조직(organization)에 초점을 맞춘 행정학 및 협상론 시각의 연구를 시도했다는 점이 기존 국내 선행연구들과 구별되는 차이점이다.
셋째, 연구 방법론에 있어서도 기존 연구들과 차별성이 있다. 기존의 국내 선행연구들이 주로 일반연산균형(CGE)모형이나 중력(Gravity)모형 등 주로 경제학적 계량분석 기법을 취해왔다면, 본 연구는 정부 내에서 집단적 정책의사결정이 일어나는 현상과 과정분석에 대해 의사결정이론 분야의 분석모델인 정부정치(governmental politics) 모델과 조직행태(organizational behavior) 모델을 무역정책 결정과정 분석에 적용했다는 점이다.
넷째, 본 연구는 일부 외국의 선행연구에서 다뤘을 뿐 그동안의 국내 선행연구들에서는 상세히 다루지 않았던 무역정책 사상(idea or ideology), 제도(institution), 이해관계(interest)가 국가의 무역정책과 통상협상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영향요인임을 경험적으로 검증했다는 점에 차별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그동안의 국내 선행연구들에는 없었던 한국의 통상교섭본부(OMT)를 중심으로 약 15년이라는 장기간에 걸쳐 구축되어 온 한국 무역정책 제도와 그 제도의 산업통상자원부체제로의 변천이라는 제도상의 통시적 변화가 한국정부의 무역정책과 통상협상 결과에 미친 영향을 연구한 최초의 국내 연구라는 점이 구별되는 특징이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25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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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duate School of Public Administration (행정대학원)Dept. of Public Administration (행정학과)Theses (Ph.D. / Sc.D._행정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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