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리(C. Hubert H. Parry)와 타루스킨(R. Taruskin)의 음악편사(Music Historiography)에 관한 연구 : 음악교육 적용 가능성 모색을 위하여

Abstract

현재 예비 교사를 양성하는 대학의 음악사 교육은 사실 위주의 요약된 내용만을 다루어 그 폭과 깊이가 다양한 역사적 사고를 불러일으키기에 적합하지 않다. 본 논문은 이와 같은 현행 음악사 교육의 한계를 극복하고 의미 있는 음악사 교육 방안을 모색하기 위하여, 사관과 서술 방식을 다루는 편사학을 그 대안으로 보았다. 역사가는 다양한 사관에 의해 자신만의 역사적 맥락을 만들어낸다. 따라서 역사가의 사관과 서술 방식을 인지하는 것은 저마다 다른 역사적 서술을 더 크고 넓은 시각에서 받아들일 수 있게 됨을 의미한다. 즉, 사실 위주의 내용을 넘어서 다양한 사관과 서술 방식을 가진 음악사가 교육의 대상으로 함께 고려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구체적인 분석의 대상으로 음악의 자율성 이념에서 서로 대조되는 입장을 가진 패리(Sir Charles Hubert Hastings Parry, 1848-1918)의 『음악예술의 진화』(The Evolution of the Art of Music, 1920 edn.)와 타루스킨(Richard Taruskin, 1945-)의 『옥스퍼드 서양음악사』(The Oxford History of Western Music, 2005)를 선정하였으며, 이들의 음악사를 음악사관과 편사방식으로 자세히 살펴보았다. 패리는 19세기의 진화론에 영향을 받았으며, 음악이 유기체와 같이 스스로 진화․발전한다고 보았다. 그는 음악 양식의 변화를 표현과 디자인의 관점에서 설명하였으며, 초기의 음악을 발전하지 못한 인류와 같이 미개한 것으로, 당대의(19세기 후반) 음악을 표현 정도와 디자인의 구현이 뛰어난 훌륭한 음악으로 보았다. 따라서 패리에게 각 시대의 음악은 명확한 단계를 가지고 발전한 것이며, 우열을 가릴 수 있는 대상이 된다. 패리의 저작에서 시대와 작곡가, 음악의 완성도에 대한 비교․대조 및 명확한 가치판단이 많이 나타나는 것은 그의 이러한 관점이 잘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타루스킨은 음악이 음악 자체의 역사를 형성한다는 관점을 거부하고 사회 속에서 음악의 역사를 바라본다. 작곡가와 음악작품 위주로 구성된 음악사 대신 작곡가와 함께 작곡가에게 영향을 준 사람들, 음악과 더불어 음악에 영향을 준 여러 사회적 요인들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타루스킨의 역사는 기존의 양식 중심 역사에 대한 다르게 바라보기이며, 이를 위하여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제시한 뒤 사회적 요인으로 인해 새롭게 해석되어 모순을 일으키는 사실을 제시하여 사고의 폭을 확장하는 서술 방식을 사용한다. 이상의 특징은 사관에 따라 역사가 달라지는 실례(實例)로써, 기존의 음악사 교재와 비교하여 다양한 적용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국내의 대학에서 사용하는 음악사 교재는 대부분 공저이며, 뚜렷한 사관이나 단일 사건에 대한 폭넓은 서술보다는 음악 양식과 작품의 특징 위주로 서술이 이루어진다는 한계를 가진다. 이에 대하여 패리와 타루스킨의 음악사는 기존의 음악사 교재가 다루지 않은 풍부한 내용을 가지고 있어 학생들의 보다 나은 역사 이해를 도모하는 내용적 토대가 된다. 또한, 확고한 사관을 통해 학생들이 접하지 못한 새로운 역사적 시각을 제시하고, 특징적인 서술로 내용에 따른 효과적인 역사 서술 방식을 분명히 드러내어 음악사 교육의 방법적 기초를 제공한다. 이처럼 다양한 음악편사는 의미 있는 음악사 교육 형태를 모색하는 하나의 유용한 틀이라 할 수 있으며, 패리와 타루스킨의 음악사는 그특징과내용에따라다양한 적용 가능성을 가지고 있음을 알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