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사회에서 열린 시민성 연구

Abstract

본 연구의 초점은 공화주의 시민성이 다문화 사회에서도 유효한가?라는 물음에 답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본 논문은 현 시대의 다문화 논의 속에서 공화주의 시민성의 위상을 살펴보고, 공화주의 시민성이 오늘날의 시민성 논의에 어떤 함의를 줄 수 있는지 해명하고 있다. 열린 시민성은 공화주의 시민성이 상정하는 공동체의 외연을 확장시키고, 다문화라는 시대적 흐름을 배경으로 하여 도출된 개념으로서 시민적 덕성을 강조하는 시민성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시민성에 대한 논의는 단위 국가의 틀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단위 국가 내에서 볼 때 공화주의 시민성은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라는 사상적 조류와 구별되는 개념이다. 공화주의 시민성에서는 공화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하여 도덕적 선을 지향하는 공공의 윤리를 중시한다. 시민적 덕성은 삶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성찰로서 정치 공동체가 추구하고자 하는 공공의 최고선이자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다문화 사회에서 개별 국가 내에서의 시민성은 다원화를 바탕에 두고 다양한 정체성 형성을 권장할 수 있는 개방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일반적으로 다문화 사회를 바탕으로 한 시민성 논의에는 세계주의 시민성과 민족주의 시민성을 들 수 있다. 세계주의 시민성은 시민성의 적용 범위를 국경을 초월하여 인류로 확장시키고자 하며, 민족주의 시민성은 민족이라는 감정적 공동체를 으뜸으로 생각한다. 이들 시민성은 단위 국가 안에서 다양한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있어서 추상적이다. 시민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장려함과 동시에 강력한 시민윤리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공화주의 시민성이 다문화 사회에서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이전의 주장들보다 더욱 적극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자 한다. 열린 시민성에서 강조하고자 하는 시민성의 요소는 세 가지이다. 첫째로, 비지배적 자유를 들 수 있다. 비지배적 자유는 공화주의적 자유의 핵심을 이루는 개념으로서 종속으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한다. 다문화 사회에서 비지배적 자유가 필요한 이유는 비지배적 조건이라는 상호관계를 통하여 서로 간에 개방적이고 협력적인 자세 유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법치의 존중이 있다. 법의 지배는 정치공동체 구성원을 제약하는 동시에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에 다문화 사회에서 공생과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원칙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공화주의적 애국은 자유와 정의를 지향하는 조국에 대한 애착으로서 다문화 사회가 요구하는 보편적 가치들에 응답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논의할 것은 열린 시민성의 함양 방법이다. 참여는 타인에게 의존하려고 하는 부패 상태를 방지하는 것으로서 공공의 삶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정치참여는 개인의 행복과도 이어진다는 점에서 개인과 사회 모두를 위해 유익한 것이라고 평가받을 수 있다. 정치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서 참여와 함께 강조되어야 할 것은 자기성찰이다. 자기성찰은 이성적인 대화와 토론이 제대로 이루어지게 하는 토대로서 지배적 가치와 목표를 단순히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의미와 정당성을 물을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이상의 과정을 통해 살펴본 열린 시민성은 도덕교육의 형식적 교육과정과 잠재적 교육과정에 적용될 수 있다. 열린 시민성에서 추구하는 선한 시민적 삶은 공공의 선을 위해 모두가 힘쓰는 협동과 공존의 환경을 조성하며, 개인의 품격 있는 삶과 공동체적 삶의 공존을 가능하게 한다. 개인이 속한 상황, 문화, 종교에 따라 각자 다를 수 있는 애착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열정으로서 열린 시민성이 다문화 사회의 공존과 평화를 직접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지향점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