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 도덕 철학에서 도덕성에 대한 관심의 해명에 대한 연구

Abstract

본고는 도덕 교육의 현장에서 제기되는 인간은 왜 도덕적으로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칸트의 관점에서 재해석하여 인간이 도덕성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하여 해명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사려깊게 숙고할 수 있는 이성을 갖춘 존재라면 누구나 도덕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점을 의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의식의 근원이 어디서부터 파생되는지 설명하기는 어렵다. 우리는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자신의 이익, 우리 모두의 이익, 행복, 덕스러움 등의 근거에 기대기도 하지만, 모두 불완전한 대답만을 줄 뿐이다. 칸트는 그의 도덕 철학에서 인간이 필연적으로 의식할 수밖에 없는 도덕성의 무조건적 성격을 도덕성에 대한 관심(interesse) 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규명하고자 했다. 『윤리형이상학 정초』와 『실천이성비판』은 도덕성의 필연성과 무조건성을 경험에 기대지 않고 정당화하기 위한 초월론적 연역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연역의 과정에서 칸트가 풀어낸 논변 과정을 따라가는 가운데 발견할 수 있는 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도덕성이란 도덕 법칙을 따르려는 의욕을 말한다. 법칙(Gesetz)은 준칙(Maxime)과 달리 주관의 원리가 아니라, 객관의 원리에 해당하기 때문에 보편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 또한 의욕의 원리에 따라야 하기 때문에, 자율성을 핵심으로 한다. 둘째, 도덕 법칙에 따르기 위해서는 자유로워야 한다. 이 때 자유는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심리적 자유가 아닌 초월적 자유를 뜻한다. 도덕 법칙은 의지의 자율이 전제되어야만 하고, 의지의 자율은 자유가 바탕이 되어야만 가능하다. 이로서 도덕 법칙과 자유 사이에 연관성이 생긴다. 그리고 단적으로 선한 의지는 자유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이를 종합하면 도덕 법칙과 단적으로 선한 의지라는 두 축은 자유를 매개로 연결될 수 있다. 셋째, 정언 명령이 구속력을 갖는 이유는 즉, 다른 말로 불완전한 이성적 존재자인 인간이 도덕성에 관심을 갖게 되는 이유는 인간이 자유롭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인간이 도덕 법칙에 따르기 위해서는 자유가 필요한데, 자유가 있으므로 도덕 법칙이 가능하다고 하면 순환 논증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해결해야만 하고,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간이 현상계와 예지계 양쪽에 모두 속해 있다는 이중적 관점을 취해야만 한다. 넷째, 인간은 실천 이성의 한계 때문에 도덕 법칙의 존재 근거인 자유에 대하여 더 이상 설명할 수 없다. 따라서 자유란 우리가 결단해야 하는 것이지, 감각 경험으로부터 그것의 실재성을 증명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이러한 일련의 논변 과정을 통해 칸트가 검토했던 정언 명령은 어떻게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해명을 집중 조명해 봄으로써, 인간은 왜 도덕적으로 살아야 하는가?는 질문은 그 근거를 찾기 어렵거나 찾을 수 없는 질문이 아니라, 아예 출발점이 잘못된 사이비 질문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한편, 여기서 부각된 도덕 법칙, 자유, 그리고 현상계와 예지계라는 두 세계 개념이 도덕 교육에 던질 수 있는 유의미한 메시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도덕 철학과 함께 도덕 교육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도덕 심리학의 주요 연구 주제인 도덕적 동기화에 칸트의 준칙 윤리학과 관심 개념이 선험적 근거를 제공해 줄 수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