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메논』에 나타난 탁월함의 교육 가능성과 교사의 역할에 관한 탐구

Abstract

본 연구는 플라톤의 『메논』을 통해 탁월함의 교육 가능성과 교사의 역할에 대해서 알아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먼저 『메논』의 첫 질문에서 드러나는 탁월함의 획득 방법에 관한 논의를 메논의 역설과 상기설과의 관련 하에서 검토한다. 그런 후 소크라테스의 논박술이 탁월함의 획득 방법 중 본 연구자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훈련과 관련이 있음을 파악하고 윤리 교사로서 수업 시간에 학생들과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논박술의 한계와 그 가능성을 검토한다. 메논의 역설은 소크라테스식 탐구에 대한 경험주의자의 적극적 대응이다. 메논은 감각되지 않은 본질에 대한 무지한 자들의 공동 탐구를 주장하는 소크라테스에 반대한다. 메논은 돈, 권력, 명예로 대변되는 욕망의 대상을 획득하기 위해 아는 자로부터의 정보전달을 강조한다. 메논의 주장에 대응하기 위해 소크라테스는 상기설을 통해 보편적, 추상적 지식의 존재를 확보하고 무지한 자들 간의 공동 탐구로 그러한 지식에 도달할 수 있음을 주장한다. 탐구를 통한 지식의 획득을 통해 탁월함 역시 탐구를 통해 획득 가능함을 밝힌다. 그리고 메논의 첫 질문에 나타나 있는 탁월함의 획득 방법 중 훈련이 위에서 밝힌 공동 탐구라고 주장한다. 테오그니스 시의 분석을 통해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훌륭한 사람들과 오랜 기간 동안 논박을 하는 과정을 통해 탁월함이 획득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탁월함을 획득하는 논박의 과정은 하루 이틀 사이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동안 적대적 관계가 아닌 친구 관계에서나 가능한 것이다. 논박의 과정을 훈련이 아닌 가르침으로 해석할 수도 있으나 대화편에서 가르침은 아는 자로부터 모르는 자에게로 일방적인 정보의 흐름으로 이해되기 때문에 가르침으로 해석될 수 없다. 본성과 신적인 섭리의 경우에는 인간의 이성이 개입할 부분이 없기 때문에 거부되어야 한다. 논박을 통해 학생들이 탁월함을 획득될 수 있다면 이를 도와줄 수 있는 조력자 즉 교사의 역할에 대해서 검토해 보아야 한다. 대화편에는 소피스트, 시인, 정치가가 교사로 등장을 한다. 하지만 소피스트와 시인은 모순되는 주장을 한다는 이유로 교사에서 제외된다. 정치가의 경우에는 탁월한 사람임은 인정되지만 자신의 아들에게 조차 탁월함을 가르치지 못했다는 이유로 교사에서 제외된다. 그렇다면 소크라테스는 교사로 인정될 수 있는가? 소피스트처럼 지식으로 장사를 하지 않고 불명확한 지식을 학생들에게 주입하지도 않는다. 돈으로부터 자유로운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논박을 상대방에 대한 선물로 제공한다.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줌으로써 상대방은 최선을 다해 자신의 입장을 옹호할 수 있고 자유로웠던 만큼 논박되었을 때 자신의 윤리적 입장에 대해서 깊이 생각할 기회를 가지게 된다. 그리고 상대방을 논박하기보다는 스스로 논박당하길 원하기 때문에 상대방으로부터 승리를 목적으로 논박을 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교실에서 소크라테스의 논박술을 구현하기란 쉽지 않다. 대화 상대방이 많기도 하지만 논박을 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감정을 다치게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과의 관계가 원만해 지는 시기부터 교사가 먼저 스스로를 학생들의 논박에 내맡기는 용기를 보인다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그리고 학생들의 자유로운 발언 기회를 보장해 주어 민주적 환경을 갖춘 교실을 만들어 준다면 소크라테스의 대화를 우리 교실에서 재현할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서 무엇보다도 교사와 학생은 윤리적 삶을 탐구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