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러티브 활용 다문화수업이 다문화 수용성에 미치는 영향

Abstract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다문화 환경에서 다문화교육의 핵심은 다문화가정과 이주민과 같은 소수 집단의 한국 사회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적응뿐 아니라 일반 학생과 학부모, 일반 시민들, 즉 다수 집단의 소수 집단에 대한 존중과 배려이다. 하지만 그동안의 다문화교육은 주로 다문화가정 자녀들에게는 한국 사회 적응을 돕는 프로그램 위주로, 다수의 일반 학생들에게는 다문화적 사회로의 변동 과정을 설명하거나 또는 외국의 음식이나 축제, 문화 등을 소개하는 피상적 수준에 그쳐있었다. 다문화 사회로의 급변은 기존의 정책이나 교육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새로운 패러다임의 실천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질적인 문화의 공존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는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것이다. 이에 본 연구는 향후 다문화사회의 통합과 발전을 저해할 수 있는 다문화 편견과 차별을 완화하기 위한 효과적인 수업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특히 편견과 차별적 태도 완화의 핵심적인 기제로서 공감에 주목하여 외집단 구성원에 대한 공감을 통해 학습자들의 다문화 수용성을 향상시키고자 한다. 이를 위해 공감을 효과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내러티브를 활용한 수업을 제안하였다. 다문화 교육에서 활용 가능한 내러티브의 대표적인 유형은 다문화 문학작품들이다. 다문화 문학작품 읽기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다문화에 대한 태도가 개선되었음을 밝힌 기존 연구들이 여럿 있지만 이들은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을 피해자, 사회 부적응자로 재현하는데 그쳤다. 동정과 연민을 자아내는 이와 같은 방식은 다문화가정을 또 다시 우리 사회 안에서 타자화함으로써 다문화 교육이 본질적으로 지향하는 사회통합에는 효과적이지 못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가 제안한 내러티브는 사회적 소수자가 되어 겪을 수 있는 차별 경험을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재구성하여 소수민의 역할에 상상을 통해 직접 참여해 보도록 한다. 이는 타인의 입장에서 실제적인 행동을 경험해 보도록 하는 역할놀이와 유사한 효과를 지닐 수 있다. 역할놀이가 시간적 제약으로 모든 학생이 모든 역할을 경험해 볼 수 없다는 한계를 가진 반면, 주인공 시점의 내러티브는 모든 학습자가 타인의 입장에서 그들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내러티브 활용 다문화수업의 구체적인 수업 효과는 전통적인 설명식 텍스트로 구성된 교과서 활용 다문화수업과의 비교를 통해 확인하였다. 수업 효과 측정은 유사 실험 설계를 통해 서울, 인천, 강원에 소재한 4개의 중학교에서 사전검사, 1차시의 수업, 사후검사 순으로 진행되었다. 종속변인을 측정하기 위해 사용된 설문은 2012년 여성가족부에 의해 개발된 청소년용 다문화 수용성 검사 도구(KMCI-A)를 사용하였으며, 이때 다문화 수용성의 하위요인은 다양성, 관계성, 보편성 세 차원으로 나뉜다. 구체적으로 설정한 본 연구의 가설은 다음과 같다: 내러티브 활용 다문화수업은 교과서 활용 다문화수업에 비해 다문화 수용성을 향상시킬 것이다. 수업 처치 후 다문화 수용성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 검증을 위해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한 결과 다양성, 관계성, 보편성의 모든 종속변인에서 내러티브 활용 수업의 긍정적인 영향력이 확인되어 본 연구의 가설이 모두 채택되었다. 특히 전체 예측변인 가운데서도 수업방법 변인이 가장 큰 표준화된 회귀계수 값을 가져 다문화 수용성 함양을 위한 방안으로 내러티브 수업의 효과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독립변인인 수업 방법 이외에도 통제변인인 성별, 주변인의 다문화 인식, 접촉빈도, 사전 점수도 다문화 수용성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하여 내러티브 활용 다문화수업과 다문화 수용성 간의 관계를 확인한 본 연구는 교육적 측면에서 커다란 의의를 갖는 동시에 정책 차원에서도 다문화교육의 대상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는 것을 시사한다. 앞으로 다양한 후속연구를 통해 부족한 한계점은 보완하면서 내러티브 활용 다문화수업에 대한 논의를 확장시켜 그 완성도를 더욱 높여갈 것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