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의존성의 인식수준이 글로벌 문제의 참여의도에 미치는 영향

Abstract

UN에서 채택한 지속가능발전목표에 세계시민교육이 교육의제로 포함됨에 따라 세계 각국은 학교 교육과정 안에서 적극적으로 학생들의 세계시민성을 함양해야 하는 교육적 과제를 요구받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본 연구는 지리교육의 개념과 내용 요소가 세계시민교육의 과제를 실현하는 데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목적으로 수행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지리교육과 세계시민교육에서 공유하고 있는 핵심 개념인 상호의존성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수준에 따라 글로벌 문제에 관한 참여의도가 달라지는 과정을 실험을 통해 검증하고, 이러한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지리교과서의 내용 조직 및 텍스트 기술 방법과 관련하여 학생들의 세계시민성을 함양시킬 수 있는 실제적인 전략들을 제안하였다. 실험은 해석수준 이론에서 제안한 심리적 거리에 주목하여 상호의존성의 인식수준(독립변수)이 공정무역의 참여의도(종속변수)에 미치는 영향 관계에서 공정무역에 대한 심리적 거리(매개변수)가 갖는 매개 역할을 중심으로 설계하였다. 실험참가자들은 먼저 상호의존성의 인식수준을 측정하는 문항에 답하고, 이어서 공정무역에 대한 심리적 거리를 측정하는 문항에 응답하였다. 그리고 자신이 할당받은 설문지 유형에 따라 공정무역의 목적과 방법을 중심으로 서로 다른 해석수준으로 구성한 교과서 텍스트에 각각 노출된 후 최종적으로 공정무역의 참여의도에 답하였다. 본 연구는 이와 같은 실험을 통해 다음의 결과를 얻었다. 첫째, 상호의존성의 인식수준이 높은 학생들일수록 공정무역의 참여의도가 높게 나타났다. 상호의존성에 대한 이해는 글로벌한 차원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학습자 자신과의 관련성 속에서 표상하도록 하여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 능동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상호의존성은 글로벌 사회의 실재에 대한 인지적인 측면에서의 이해뿐만 아니라 세계시민으로서 요구되는 행동까지 예견할 수 있는 중요한 개념 체계이다. 이러한 발견은 상호의존성이 공간적인 요소를 통해 체계적인 이해가 가능한 개념임을 감안할 때 지리가 세계시민교육에 적합한 교과라는 정당성을 확보하는 데 유용한 시사점을 도출한다. 둘째, 공정무역에 대한 심리적 거리는 상호의존성의 인식수준과 공정무역의 참여의도 사이에서 부분 매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상호의존성의 인식수준이 비슷한 학생들 사이에서는 공정무역을 멀고 가깝게 느끼는 정도에 따라 공정무역의 참여의도가 달라졌다. 따라서 지리교육을 통해 보다 좋은 세계를 만드는 변혁적인 과정에 학생들을 참여시키기 위해서는 참여행동에 대한 심리적 거리를 가깝게 하는 교과서의 내용 기술 전략이 요구된다. 셋째, 공정무역에 대한 심리적 거리와 텍스트의 구성수준은 공정무역의 참여의도에 상호작용효과를 나타냈다. 공정무역을 가깝게 지각한 학생들은 공정무역의 방법을 중심으로 구성한 하위 해석수준의 텍스트를 접했을 때 더 높은 참여의도를 보였으며, 공정무역을 멀게 느낀 학생들은 공정무역의 목적을 중심으로 구성한 상위 해석수준의 텍스트에 노출되었을 때 참여의도가 더 높게 나타났다. 이를 통해 메시지 구성수준에 따른 설득 효과가 교과서의 텍스트 맥락에서도 유효한 적용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본 연구의 실험 결과를 고려할 때 지리교과서의 내용 구성 차원에서 학생들의 세계시민성을 함양할 수 있는 방안은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의 접근이 가능하다. 하나는 상호의존성의 인식수준을 높일 수 있는 내용 조직 방식에서 변화이며, 다른 하나는 참여행동에 대한 심리적 거리를 가깝게 하는 장소 기술 전략이다. 상호의존성에 대한 인식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특정한 주제 단위로 분절적으로 흩어져 있는 단원들을 상호의존성이라는 개념 체계를 중심으로 보다 넓은 맥락에서 통합하는 것이 필요하며, 장소를 변화시켜가는 주체로서의 인간이 드러난 장소 스토리를 교과서에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참여행동에 대한 심리적 거리를 가깝게 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