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처치가 다문화가정에 대한 편견 형성 저항에 미치는 효과 연구 -초등학교 4, 5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Abstract

다문화사회로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 한국 사회의 현실에서 다문화적 편견은 잠재된 주요 갈등 요소 중 하나이다. 편견은 일단 형성되고 나면 해소가 어렵고 지속적으로 확대, 재생산되는 특성을 지닌다. 따라서 다문화적 편견이 본격적인 사회문제로 노정되기 이전에 예방적인 교육 방법을 통해 다문화적 편견 형성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다문화적 편견이 고착되기 이전에 적용할 수 있는 예방적인 교육 방법으로 접종처치를 생각해 보았다. 접종처치는 설득에 대한 저항을 유발함으로써 기존 태도를 더욱 공고하게 유지하도록 돕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다.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소량의 병원균을 사전에 투입하여 면역을 형성시키듯이, 접종처치는 사전에 신념이나 태도에 반하는 메시지를 수용자들에게 적절히 노출시킴으로써 심리적 저항 수준을 증가시킨다. 접종처치를 통해 형성된 면역은 일반성을 가지고 있다. 접종처치에 의해 생겨난 면역은 접종을 위해 사용한 메시지뿐만 아니라 유사한 범주의 다른 설득 메시지에도 저항을 유발한다. 이러한 특성은 한정된 교육 내용으로 다문화가정에 대한 편견 형성 저항을 유발하였더라도, 수업에서 다루지 않은 다양한 현실 장면에서까지 저항 유발 효과가 발휘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이론적 배경을 토대로 본 연구에서는 편견 형성을 완화하기 위한 예방적 교육기법으로써 접종처치의 효과 및 적용 효율성을 실증적으로 검증하였다. 연구 대상은 다문화가정에 대해 비교적 온건한 태도를 지닌 것으로 판단되는 초등학교 4, 5학년 학생을 선정하였다. 이를 위한 연구문제와 가설은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1>은 접종처치는 초등학생이 다문화가정에 대한 편견에 저항하는데 영향을 미치는가?로, 이를 위해 세 개의 하위 가설을 설정하였다. (H1-1) 지지처치는 무처치보다 초등학생이 다문화가정에 대한 편견에 저항하는 데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H1-2) 접종처치는 무처치보다 초등학생이 다문화가정에 대한 편견에 저항하는 데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H1-3) 접종처치는 지지처치보다 초등학생이 다문화가정에 대한 편견에 저항하는 데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연구문제2> 는 접종처치에 의해 형성된 면역은 접종에 사용된 편견 메시지와 다른 편견 메시지에도 저항을 유발하는가?로, 이를 위해 하나의 하위 가설을 설정하였다. (H2) 방어 시기와 공격 시기의 편견 메시지를 다르게 한 집단과 방어 시기와 공격 시기의 편견 메시지를 같게 한 집단의 접종처치 효과는 동질적일 것이다.

위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다문화가정 거주 현황을 반영하여 수도권과 충청지역의 초등학교 각각 2곳씩 총 4곳을 선정하였다. 초등학교 4, 5학년 총 32개 학급 727명을 대상으로 준실험연구를 시행하고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하였다. <연구문제1>에서 접종처치와 지지처치는 아무 처치도 하지 않는 것보다 다문화가정에 대한 편견 형성 저항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접종처치와 지지처치의 효과 간에는 유의한 차이를 발견하지 못하였다. <연구문제2>에서 방어 시기와 공격 시기의 편견 메시지를 다르게 한 집단과 방어 시기와 공격 시기의 편견 메시지를 같게 한 집단의 접종처치 효과 간에는 유의한 차이가 나지 않았다. 즉, 접종처치는 접종 시에 사용한 메시지와 다른 내용의 편견 메시지에도 다문화가정에 대한 편견 형성 저항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의 결과는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접종이론의 적용 범위는 편견 및 다문화교육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다. 그간 접종이론의 적용은 광고나 경영 분야에서 활발히 이루어졌으며 교육적 적용은 흡연이나 음주와 같은 문제 행동에 국한되어 있었다. 본 연구에서는 접종이론을 편견 영역에 접목하여 그 효과를 부분적으로 확인하였다. 따라서 접종처치는 다문화교육에서 편견의 해소를 위한 예방적 교육활동에서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편견 메시지는 다문화적 편견 해소를 위한 교육적 소재로 활용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현실의 편견을 회피하는 것보다 교육적 소재로써 편견 메시지를 제시하고 생각할 기회를 가질 때 편견에 대응할 수 있는 학습자의 저항성이 증가함을 확인하였다. 긍정적 메시지를 주로 제공하는 기존 수업 방법에 편견 메시지를 보완적으로 사용함으로써 학생들이 현실에서의 편견을 이해하고, 다양한 입장을 고려하며,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도록 도울 수 있다. 셋째, 접종처치는 현실의 다문화적 편견을 교육적 소재로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제시한다. 본 연구에서 설계한 접종처치는 학습자를 약화된 수준의 편견 메시지에 노출시키고, 기존의 긍정적인 태도를 방어하도록 돕는 일련의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과정은 메시지의 제시 순서 및 학습자의 활동을 비교적 명확하게 안내하기 때문에 유용한 수업 기법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접종처치는 편견 해소 교육의 효율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접종처치는 면역 형성을 통해 접종 시에 사용한 것과 같은 범주의 다른 편견 메시지에도 저항을 유발했다. 따라서 접종처치를 적용하여 다문화적 편견 완화 교육을 할 경우, 학습자들은 현실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편견 메시지에 저항을 유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어 : 편견, 다문화가정에 대한 편견, 설득에 대한 저항, 접종이론, 접종처치

학 번 : 2010-21478